경북 김천시 증산면 청암사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무흘구곡 전시관' 을 돌아보면서.(2)
2024년 6월 28일.(금요일)
2. 무흘구곡 전시관을 돌아보면서.
청암사 산내 암자가 되는 수도암에서 떠난 우리부부는 급경사의 내리막 도로 따라 한 5분 정도 내려가면 무흘구곡 중 제9곡이 되는 '용추폭포' 를 만나고, 용추폭포에서 부터 다시 10여 분 정도 더 내려가면 청암사로 올라가는 3거리에 도착한다.
이곳 3거리 가장자리에 2층으로 건립된 '무흘구곡 전시관(無屹九曲 展示館)' 이 자리하고 있는데, 전시관은 2017년 12월 세워졌다고 하나 우리부부는 전시관 앞으로 수 없이 왕래 하였지만 무심코 지나친 전시관이라 하겠다.

< '무흘구곡 전시관' 의 전경 >

< '무흘구곡 전시관' 이 자리하고 있는 테마공원의 조감도 >
내가 이렇게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나친 이유는 우리부부는 2012년 6월 13일 무흘구곡을 직접 탐방하면서 나의 블로그에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는데, 그래서 전시관에 무슨 특별한 내용이 있겠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지나쳤다.
오늘은 전시관으로 들어가 관람 하기로 하는데, 전시관 1층에는 사무실 및 전시실로 만들어져 있고 2층에는 무흘점빵과 문화 체험실 및 무흘문고로 꾸며져 있지만 전시관이 너무나 한적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그런지 방문객은 우리부부 뿐이다.

< '무흘구곡 전시관' 을 홍보하고 있는 안내문 >
1층 전시실에는 무흘구곡 내력을 기술하고 있는데, 조선 중기의 학자가 되는 한강 '정구(鄭逑)' 선생님이 중국 남송 때 주자(朱子)가 '무이구곡(武夷九曲)' 을 노래한 것을 모방하여 이곳 대가천 상류에 명소를 선정하여 '무흘구곡(無屹九曲)' 이라 하였다.

< 중국 주자가 만든 '무이구곡'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무흘구곡은 경북 성주 및 김천에 걸쳐 흐르는 제1곡 봉비암에서 부터 제9곡 용추폭포 까지 이르는 맑은 물과 기암괴석 등의 절경을 읊은 시(詩)가 되는데, 정구 선생님은 퇴계학 및 남명학을 계승한 인물로써 혼인 후 성주에 정착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 '무흘구곡' 의 조감도 >
무흘구곡의 총 길이가 35.7km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긴 구곡이 되는데, 무흘구곡 전시관에서는 이러한 무흘구곡의 전경을 노래한 시와 함께 무흘구곡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사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 우리나라 '구곡문화' 를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 우리나라에 존재하고 있는 '구곡' 의 종류 >
내가 2012년 6월 23일 나의 블로그에 기술한 내용을 인용하여 보는데, 무흘계곡은 김천시 증산면 수도암 계곡과 청암사 계곡 및 황점리 옥류계곡에서 흘려내리는 맑은 물이 성주 대가면의 성주댐과 수륜면을 통과하면서 대가천을 만들고 있다.
이곳 100리 길 대가천 주변에는 빼어난 기암괴석의 경관과 더불어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의 원시림이 존재하는 천혜의 자원 보고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러한 골짜기를 '무흘계곡(武屹溪谷)' 이라고 불려진다.
이것 중 무흘구곡은 경북 성주군에서 제1곡에서 부터 제4곡 까지 존재하고 제5곡에서 부터 제9곡 까지는 김천시 증산면에 산재하고 있는데, 여름철에는 풍족하게 흘려내리는 물로 인하여 많은 피서객들이 찾은 곳이다.

< '한강과 무흘구곡'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한강 정구 선생님은 이곳 무흘계곡의 아름다운 풍경을 7언 시(詩)로써 표현하여 내려오고 있어 시 내용을 기술하여 보는데, 먼저 무흘계곡 전체를 표현하고 있는 서곡(序曲)에서는
* 서곡 :
천하산회최저령(天下山誰最箸靈) : 천하의 산 중에 어느 곳이 가장 신령한가?
인간무사차유청(人間無似此幽淸) : 인간 세상에서 이 처럼 그윽하고 맑은 곳이 없으니
자양황복증루식(紫陽況復曾樓息) : 더욱이 자양(주자)이 다시 깃들이니
만고장류도덕성(萬古長流道德聲) : 영원토록 도덕성이 길이 흐르네.
1. 제1곡 : 봉비암(鳳飛岩)
'봉비암' 은 한강 정구 선생님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회연서원 뒤편에 대가천이 흐르는 냇가에 이르면 냇가에는 거대한 절벽을 휘감고 돌아서 내려가면 소(沼)을 만나는데, 이 소와 기암절벽이 이루는 풍경이 중국의 적벽강과 유사하다고 한다.
* 제1곡의 시 :
일곡탄두범조선(一曲灘頭泛釣船) : 일곡이라 어울목에 낚시 배를 띄우니
풍사요요석양천(風絲燎燎夕陽川) : 석양이 부서져는 시냇물에 실바람 들러도네.
수지연진인간념(誰知捐盡人間念) : 그 누가 알리오 세상 근심 다 버리고
유집단장불만연(唯執檀漿佛晩煙) : 박달나무 삿대 잡고 저문 연기 헤칠 줄을....

< 제1곡 '봉비암' 의 시와 안내문 >
2. 제2곡 : 한강대(寒岡臺)
'한강대' 는 제1곡이 자리하고 있는 봉비암에서 대가천 따라 약 1Km 정도 상류 방향으로 올라가면 '갖말' 동네 뒤편 야산을 감쌓고 돌아가는 암벽 위 산마루에 지어진 정자를 말하는데, 정자 이름은 정구 선생님의 호를 따 '한강대' 이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이곳 정자에 오르면 부여의 낙화암과 같이 흐르는 물과 넓은 평야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지만, 지금 정자가 파괴되고 또한 오르내리는 길도 숲이 우거짐으로 폐허의 장소가 되어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 제2곡의 시 :
이곡가매화작봉(二曲佳妹化作峰) : 이곡이라 어여쁜 여인 산봉우리가 되어
춘화추엽정장용(春花秋葉瀞粧容) : 봄 꽃과 가을 단풍으로 아름답게 단장했는데.
당년약사영균식(當年若使靈均識) : 당시에 영균이 있어 알았더라면
첨각이소설일중(添却離騷說一重) : 이소(영균의 시)에다 한 두 구절 더했으리라.

< 제2곡 '한강대' 의 시와 안내문 >
3, 제3곡 : 무학정(舞鶴亭)
성주댐 바로 상류에 있는 '무학정' 바위는 학이 노닐고 있는 곳이라고 하여 무학이라고 불려지는데, 생김새가 마치 배 모양을 하고 있어 선바위(船岩) 또는 옛날 대가천 따라 오르내리는 배들을 이곳에서 메어 두었다고 하여 일명 '배바위' 이라고 한다.
주변 산세의 경관이 빼어난 이곳에 정자를 지었으니 이를 무학정이라고 불렸는데, 정구 선생님이 그 절경을 보고 다음과 같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 제3곡의 시 :
삼곡수장차학선(三曲誰藏此壑船) : 삼곡이라 누가 이 골짜기에 배를 숨겼는가
야무인부기천년(夜無人負己千年) : 밤이라 타는 사람 없어 지난 세월 이미 천년.
대천병섭지하한(大川病涉知何限) : 큰 냇물 건너기 어렵거늘 그 끝이 어디인가
용제무유지자련(用濟無由只自憐) : 건너갈 길 없으니 다만 절로 가련하네.

< 제3곡 '무학정' 의 시와 안내문 >
4. 제4곡 : 선바위(立岩)
바위가 서 있다고 하여 일명 '선바위' 이라고 불려지고 있는데, 한자로 입암(立岩)이라고도 한다.
굽이쳐 흐르는 물 옆에 우뚝 솟아있는 이곳 선바위는 일명 '소학봉(小鶴峰)' 이라고도 불려지면서 그 높이가 지그만치 30m가 족한데, 가까이에서 전체의 풍광을 사진으로 담기 어렵다고 한다.
* 제4곡의 시 :
사곡운수백척암(四曲雲收百尺巖) : 사곡이라 백척 바위에 구름이 걷히고
암두화초대풍발(巖頭花草帶風髮) : 바위 위에는 꽃과 풀이 바람에 흩날리네.
개중수회청여허(箇中誰會淸如許) : 그 중 청정함이 이 같은 줄 누가 알리요
제월천심영락담(霽月天心影落潭) : 하늘에 개인 달 그림자 연못에 드리우네.

< 제4곡 '입암' 의 시와 안내문 >
5. 제5곡 : 사인암(舍人岩)
'사인암' 은 성주에서 김천으로 넘어가는 다리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바위 군락지로써, 수십년 전 홍수로 인하여 떠내려 가고 없어진 곳으로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다.
깍아지는 절벽 아래에 맑은 물이 흐르는 대가천변에 옛날 사인(舍人) 벼슬을 한 스님이 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곳을 사인암이라고 불려진다.
* 제5곡의 시 :
오고청담기허심(五曲淸潭幾許深) : 오고이라 맑은 연못이 얼마나 깊을까?
담변송죽자성림(潭邊松竹自成林) : 연못가의 솔과 대는 저절로 수풀을 이루네.
복건인좌고당상(福巾人坐高堂上) : 두건 쓴 사람은 단위에 높이 앉아
강설인심여도심(講設人心與道心) : 인심과 도심을 강설하고 있구나.

< 제5곡 '사인암' 의 시와 안내문 >
6. 제6곡 : 옥류동(玉流洞)
'옥류동' 은 옥구술이 또르르 구르듯이 티 없이 맑은 물이 끊임 없이 흐르는 계곡이라고 하는데, 넓은 바위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풍류를 즐기고 있는 곳이다.
바위 기슭에 아름다운 '옥류정(玉流亭)' 정자가 자리하고 있는데, 울창한 송림(松林)과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더욱더 빛나게 만든다.
* 제6곡의 시 :
육곡모자침단만(六曲茅茨枕短灣) : 육곡이라 초가집이 짧은 물굽이에 자리하니
세분차격기중관(世紛遮隔幾重關) : 어지러운 세상사 몇 겹으로 막았던고.
고인일거금하처(高人一去今何處) : 높은 사람들 한번 가니 지금은 어디 있나
풍월공여만고한(風月空餘萬古閑) : 풍월만 속절없이 남아 만고에 한가롭기만 하네.

< 제6곡 '옥류동' 의 시와 안내문 >
7. 제7곡 : 만월담(滿月潭)
수도산 산자락의 깊은 계곡에 밤이 되면 달빛이 가득하게 한다는 뜻으로 '만월담' 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만월담 아래에 있는 담(潭)에는 몇년 전 홍수로 모두가 소실되었는데. 그래서 암반 위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 그림자와 달빛이 담에 비치는 모습을 보지 못 함이 아쉽게 만든다.
* 제7곡의 시 :
칠곡층만요석탄(七曲層巒繞石灘) : 칠곡이라 층층 봉우리 돌 여울에 들려 있어
퐁광우시미증간(風光又是未曾看) : 이러한 풍광 또한 일찍이 보지를 못했어라.
산령호사경면학(山靈好事警眠鶴) : 산신령은 호사가라 자던 학 놀래 깨워
송로무서낙면한(松露無瑞落面寒) : 소나무 이슬이 무단히 얼굴에 떨어져 차갑네.

< 제7곡 '만월담' 의 시와 안내문 >
8. 제8곡 : 와룡암(臥龍岩)
수도산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가면 용이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와룡암' 을 만나는데,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스럽고 요란하여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소리가 진동하는 듯 요란하게 바위 사이로 물이 흘려가고 있다.
그런데 이곳 와룡암도 몇년 전 홍수 때 전부가 유실되어 하천 둑과 더불어 냇가를 완전 복구가 이루어져 있지만, 아직도 완백한 치유가 되지 못하여 애석하게 만든다.
제8곡의 시 :
팔곡파금안익개(八曲坡襟眼益開) : 팔곡이라 마음을 여니 눈도 더욱 열리어
천류여거복여회(川流如去復如廻) : 냇물이 흘러가다 다시 돌아오는 듯 하여라.
연운화조혼성취(煙雲花鳥渾成趣) : 자욱한 구름 꽃과 새는 혼연히 어울려서
불관유인래불래(不管遊人來不來) : 나그네 오든 말든 관계하지 않을래라.

< 제8곡 '와룡암' 의 시와 안내문 >
9. 제9곡 : 용추(龍湫)
일명 '용추폭포' 이라고 불려지는 용추는 높이가 자그만치 17m가 되는데, 떨어지는 물 소리가 골짜기를 진동시킨다.
떨어지는 폭포 앞에는 둥그럽게 절벽으로 쌓여 있어 포근함이 느껴지는데, 옛날 소(沼)의 깊이가 명주실 한 타래가 다 들어갔다고 하였으나 현재는 약 3m 깊이를 가진 아담한 소를 거닐고 있다.
* 제9곡의 시 :
구곡회두갱위연(九曲回頭更謂然) : 구곡이라 머리 돌려 다시 탄식하노니
아심비위호산천(我心非爲好山川) : 내 마음 산천이 좋아 이러함이 아니로세.
언두자유난언묘(源頭自有難言妙) : 근원은 본디 부터 말로 못할 묘함이 있나니
사차하수문별천(捨此何須問別天) : 이를 버리고 어찌 별천지를 묻겠는가?

< 제9곡 '용추' 의 시와 안내문 >
이 밖에도 전시실 내부에는 다양한 서책과 더불어 '무흘정사(無屹精舍)' 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는데, 무흘정사는 한강 선생님이 제자들을 위하여 제7곡 만월담 인근에 정사를 건립하여 교육기관으로 운영하였다고 한다.

< '무흘구곡의 문화적 특징'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 문화적 특징이 되는 '산중 도서관' 의 종류 >

< '무흘구곡' 에 관련되는 서책 >

< '한강집' 의 서적 >

< '무흘장서' 서적의 목록 >

< '무흘구곡의 공간적 특징'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 공간적 특징이 되는 '무흘정사' 에 관련되는 안내문 >
엘리베이트를 이용하여 2층으로 올라가 보면 2층에는 복도를 중심으로 좌우로 무흘점빵과 무흘문고가 자리하고 있고 안쪽에는 문화 체험실이 자리하고 있지만, 벙문객이 없어서 그런지 문이 굳게 잠겨져 있다.

< 전시관 2층에 자리하고 있는 '무흘점빵' 등 >
이렇게 무흘구곡 전시관을 주마간산(走馬看山) 식으로 구경하고 나서 나의 농원으로 돌아가기로 하는데, 무흘계곡 따라 한참 내려가면 성주댐을 만나지만 이곳 지역에서는 봄 가뭄이 심하여서 그런지 댐 수위가 한참 내려가 있다. - 2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