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반야봉" 을 올랐다가 머나먼 "뱀사골 계곡" 따라 걷는 산행.
2009년 9월 6일.
오늘은 지리산의 반 종주나 다름이 없는 "반야봉" 에 올라 갔다가 삼도봉을 지나 뱀사골로 내려오는 코스의 산행을 선택하다 보니 산행시간이 많이 요구되므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버스는 "88고속도로" 경유하여 지리산 Toll gate 빠져 나와서 한적한 지리산 산자락으로 달린다.
이내 버스는 달궁계곡 옆으로 만들어진 도로 따라 9시 경 "성삼재" 고개에 이르고, 성삼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 산행을 즐기기 위하여 아침부터 버스와 승용차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 횡단 길은 "구절양장(九折羊腸)" 처럼 굽이치며 만들어진 비경의 관광용 도로로 전라북도 남원군에서 전라남도 구례군 방향의 천은사로 연결되는 길인데, 누구나 한번쯤 드라이브를 해봐서 운전의 묘미를 알리라.
그 중간 고개마루에 있는 성산재는 해발 1.102m 이며, 그 옛날 성이 다른 3명의 장군이 지켰던 고개라 하여 "성삼재" 라고 한다.
현재는 성삼재 부터 지리산 종주코스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새벽부터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을 찾고있다.
성산재에서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길 중에 보행자는 흙길로 걷고 차량은 시멘트 포장길로 구분이 되어있어 걷기가 편리하고, 성삼재에서 해발 1.507m "노고단" 정상까지 도보로 50분 정도 걸리며 어린이나 노약자들도 걸어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주차장에서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노고단산장 건물이 나타나는데, 최근 산장이 새롭게 단장되어 많은 사람들의 휴식처와 등산객들에게는 충분한 식수를 제공하여 주는 안식처가 된다.
노고단 산장에서 부터 또 다시 10분 정도 더 올라가면 3거리 안부가 나오는데, 이곳 안부에 서면 좌측으로 큰 돌탑 한개가 서 있으며 우측 500m 정도 더 올라가면 노고단의 정상탑이 우뚝 서 있다.
정상탑 옆에는 커다란 통신탑이 높게 솟아있어 다소 노고단의 풍광을 흐리게 하고 있으며, 정면에는 오늘 우리들이 가고자 하는 "반야봉" 의 웅장한 모습이 눈 앞에 머물고 있다.
노고단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 3대 주봉으로 꼽힌다.
옛날 이곳에는 지리산 산신령을 모시는 남악사가 있었는데 "삼신 할머니 모시는 단" 이라는 의미로 노고단이라 불리왔다 한다.
봄의 철쭉, 여름의 원추리,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화 등 철 따라 변하는 지리산 생태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골짜기마다 안개와 구름이 밀려드는 노고단 운해는 지리산 8경 중 첫째로 꼽힌다.
뱀사골까지 총 산행 8시간으로 잡았기 때문에 노고단까지 갔다오는 약 30분을 절약하기 위하여 안부에서 입산 통제하기 위하여 설치된 작은 문을 열고서 "반야봉" 길로 바로 들어선다.
울창한 숲속 길 따라 1시간 정도 걸어가면 "임걸령" 이라는 작은 고개가 나오는데, 이곳 고개 오른쪽으로는 "피아골" 골짝이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왼쪽으로는 한 5m 아래 지리산에서 제일 물맛이 좋다는 옹달샘 하나가 있어 이렇게 높은 곳에서도 사시사철 맑은 물이 꽐꽐 솟아난다는 것 보니 참 신비스러운 장소이다.
이곳 임걸령에서는 등산객들에게 충분한 갈증을 해소시키면서도 최적의 휴식처를 제공하므로, 충분한 휴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한다.
그러고 나서 능선 따라 1시간 정도 더 앞으로 나아가면 또 다시 이정표가 있는 3거리가 나오는데, 직진하면 백두대간 길로서 "천왕봉" 으로 바로 가고 왼쪽으로 90도 꺽어 올라가면 백두대간 가는 길을 약간 벗어나면서 반야봉 정상 1.2Km 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이곳 지점이 체력의 한계 선상에 도달되는 지점으로 1,2Km 반야봉을 바로 쳐 올라가는 것은 쉬운 길은 아니라 약 1시간 이상 사투 끝에 "반야봉" 정상에 선다.
< 지리산 "반야봉 정상석" 을 배경으로 >
반야봉 : 해발 1,732m로 지리산 3대 주봉의 하나가 되면서 "지혜를 얻는다는 뜻" 의 반야봉은 노고단에서 임걸령으로 뻗어나가는 높은 능선으로 이어지는 동북 방향으로 약 8㎞ 지점에 있고, 지리산 전역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산 전경을 한 눈에 조망 할 수 있는 곳이다.
지리산 어느 지점에서나 그 후덕한 모습 볼 수 있는 반야봉은 지리산의 얼굴과도 같다.
단지 수치상 높이는 지리산에서 천왕봉(1915m), 중봉(1875m), 제석봉(1806m), 하봉(1781m)에 이어 다섯 번째지만 지리산 전체의 지형적이나, 상징적 높이로는 천왕봉에 버금간다.
오늘은 날씨가 매우 청명하여 이 곳에서 약 30Km 떨어져 있는 천왕봉이 선명하게 보이고, 지리산 천왕봉에서 청학동 뒷산의 남부능선까지 이어져 있는 "삼신봉" 도 그림과 같이 나타내고 있다.
반야봉 정상 주위에는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Rope가 설치되어 있으며 밀려드는 산꾼들로 인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로 하산하여 산 중터 한 곳에 자리를 잡고서 휴식도 겸한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또 다시 30분 정도 투자하면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를 만나는 "삼도봉" 에 이른다.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 3도를 만나는 "삼도봉" 은 크다란 돌로서 멋지게 정상석 만들어 놓고 있어 그곳에서는 사진 찍기가 금상첨화가 되는데, 오늘 내가 서 있는 지리산 삼도봉 표시석은 우승기 깃봉과 비슷한 형태의 Steel로 만들어져 있고 높이도 무릎 아래까지 오는 작은 형상으로 만들어 놓아 실망이 크다.
< Steel로 만든 지리산 "삼도봉 정상" 표시탑 >
삼도봉에서 한 30분 정도 급경사로 내려가는 길의 전체가 나무 테크로 만들어져 있는데, 그 계단수가 무려 550 개라는 숫자가 적혀 있으며 계단 가장자리에 충격 방지용 고무판이 깔아 놓았지만 다 내려오니 무릎 관절에 통증이 심하게 느껴진다.
그 계단 아래에는 넓은 공터가 나타나는데, 그 공터에서 옛날 경상도 사람과 전라도 사람들이 물물(物物)을 교환하기 위한 장소가 되는 "화개재" 라 한다.
화개재는 넓은 갈대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벌써 가을을 준비하는 갈대와 주위의 나무 색깔이 달려지고 있다.
여기서 90도 왼쪽으로 꺽으면 "뱀사골" 계곡으로 내려가는데, 뱀사골 계곡 길이가 9.2Km 이라는 이정표가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는데,
뱀사골하면 한국의 명수(名水)로 통한다.
지리산의 깊고 깊은 계곡에서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빚어져 즐비한 담(潭)을 거쳐, 거침없이 흘러내리는 뱀사골의 청정계류는 가히 손색없는 우리나라의 으뜸가는 물 줄기라 부를 만하다.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사이의 울창한 원시림 지대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기암 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절경을 일구어 놓아, 뱀사골의 계곡미(溪谷美) 또한 장관이다.
그 만큼 잘 알려져 찾는 이도 많지만, 그의 품 속이 너무도 넓고깊어 쉽게 오염되지 않고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소(沼)와 담 및 폭포가 뱀사골의 가장 큰 자랑이며, 대표적인 것만 하더라도 이끼폭포, 간장소, 제승대, 병풍소, 오룡대가 그림과 같이 전개가 되어져 있어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내려오는 길은 전부가 너덜바위 길로 되어 있어 잠시도 시야를 소흘히 하면 돌뿌리에 넘어져 큰 부상으로 이어지므로, 안전사고에 유의하여야 한다.
1시간 정도 내려오면 왼쪽 방향으로 "이끼폭포" 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 20분 정도만 올라가면 그렇게도 아름다운 이끼폭포가 있으나 현재 출입금지로 인하여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한다.
이어 물물교환을 하던 장사꾼들이 소금을 지고 가다가 소금을 쏫아버려 물이 간장과 같이 되었다는 "간장소" 가 나타나고, 제승대, 병풍소, 단심폭포, 호리병을 닮았다고 하는 병소 등이 연이어 나타난다.
아울러 뱀이 허물을 벗고 승천하다가 실패(失敗)하여 떨어져 죽었다는 "탁룡소" 의 맑은 물이 흰 반점으로 이루어진 암반 위로 흘러가는 풍광이 일품이다.
무아지경으로 내려오다 보면 이내 "반야교" 라는 작은 다리 하나가 나타나는데, 여기서 차량 길과 계곡 길로 갈려진다.
대부분 등산객들은 계곡 길을 선택하는데, 이곳 계곡 길도 전부 나무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군데군데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뱀사골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코스가 된다.
<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진 깊은 "뱀사골 계곡" >
전망대에 서서 계곡 감상하여 보면 이름과 같이 뱀사골에는 과연 뱀들이 많이 노닐고 있으며, 기암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계곡 속에는 아름다운 꽃뱀들이 옷을 벗고서 물놀이 즐기면서 늦 더위를 보내고 있다.
한 때 나는 설악산 12 선녀탕에서 선녀옷 훔쳐러 갔다가 실폐한 경험이 있어 이곳에서 꽃뱀들의 벗어논 옷이라도 한번 훔쳐 볼려고 하였으나, 만약 발각이 되어지면 폐가망신을 당 할가봐 시도도 하지 못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오늘 내가 걸어본 전체 산행 길이가 21.5Km 로 나의 실력으로 8시간 이내 주파 하기에는 너무나 힘이 들고, 너들바위 길을 많이 걷다보니 무릎 관절에 무리가 발생되어 퇴행성 관절염 시초가 아닌가 모르겠다.
그러나 저러나 국립공원 제1호 답게 돈도 많이 들여 행락객과 등산객 안전(安全)을 위한 투자가 많이 된 흔적이 곳곳에 보이고 있는데, 정말 아름다운 산행코스가 등산객을 부르고 있다.
다음과 같이 남의 글을 중얼중얼거려 보면서 종점으로 향한다.
산은 말 그대로 "좋은 병원" 입니다.
몸만 살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살려 냅니다.
깊은 내면의 속살을 맑게하고, 영혼을 치유 합니다.
아프고 병든 다음에 찾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아프기 전, 병들기 전에 산을 찾으면 오던 병도 달아 납니다. - 아름다운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