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서 자리하고 있는 지리산 "피아골" 및 소설 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연곡사" 방문.
* 2009년 10월 28일.
1.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지리산 "피아골" 의 탐방.
함께 하고 있는 등산객을 하차시키기 위하여 성삼재 고개마루 도로 가에 만들어진 대형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피아골 산행은 뱀사골 등산 길과 동일하게 시작하다 보니 다소 마음의 여유 가지면서 산행을 준비하여 본다.
전번 뱀사골 등산에는 많은 시간이 요구 되므로 노고단 정상을 둘러보는 것을 포기하고 노고단 3거리에서 바로 집입하였으나 이번 피아골 코스는 비교적 거리가 짧아 상대적으로 넉넉한 시간을 가지는데, 그래서 노고단 조망을 구경하기 위하여 우측 방향의 노고단 코스로 접어든다.
< 노고단 "대피소" 전경 >
옛날 몇 번 올랐던 길이지만 참 오래만에 찾는 노고단 길인데, 올라가는 길 전부가 나무계단으로 만들어 놓아 국립공원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 노고단 정상으로 가는 "나무계단" >
해발 1507m "노고단" 정상에 올라서니 늦가을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봉우리 정상에는 크다란 바위로 만든 정상석에 "노고단(老姑壇)" 이라는 크다란 글씨로 풍락객을 반기고 있다,
< "노고단 정상석" 를 배경으로 >
노고단 정상석 뒤편에는 돌로서 쌓은 삼신단을 꾸며놓고 있는데, 삼신단은 민속신앙을 믿는 사람의 기도처로 잘 만들어져 있다.
< 노고단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 "삼신단" 돌탑 >
< "노고단" 돌탑을 만든 유래 설명서 >
이 돌탑 주위에서 풍경을 감상하여 보면 눈 앞에는 웅장한 반야봉이 가로 맊고 서 있고, 그 뒷편에는 지리산의 천황봉이 가물가물하게 보이고 있어 지리산의 웅장함을 뽐내고 있다.
< 인접한 "반야봉" 과 아련하게 보이고 있는 천황봉 >
반야봉 능선 끝자락에는 달궁계곡을 따라 성삼재로 올라오는 도로가 굽이굽이 휘감고 있으면서 차량의 꼬리가 이어지고 있는데, 그 밑의 깊은 계곡 속에는 하늘아래 첫 동내가 되는 "심원 마을" 이 가을 단풍 속에 묻혀있다.
< 성삼재로 올라오는 길과 함께 하는 "심원 마을" 풍경 >
뒤쪽으로 돌아보면 화엄계곡이 이루어져 있고, 그 깊은 계곡 속에 고찰 "화엄사" 가 고즈넉하게 앉자 있으면서 그 넘어 희미하게 섬진강 푸른 물결이 보인다.
스모그 현상으로 인하여 선명한 가을 풍경을 보기에는 다소 미흡하지만, 그나름 되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청명한 가을 날씨이다.
노고단 정상에서 추억의 사진 몇 장을 찍고나서 계단을 내려와 본격적으로 지리산 품속으로 빠져드는데, 올해는 많은 가뭄으로 인하여 단풍 색갈이 나기도 전에 잎들이 말라 오그러져 있다.
그래서 좋은 단풍 색갈도 만들지 못하고 바로 낙옆으로 변하여 흩어져 있는 낙옆을 발고 걷는 길이 되다보니, 아쉬움만 묻어 나는 산행길이다.
길 옆에는 가끔씩 현수막이 붙어있는데, 그 현수막에는 "반달곰" 출연에 조심하여 달려는 경고문에 호기심이 발동되어지는 길이다.
오늘은 많은 등산객들로 인하여 앞 사람 머리만 보고서 걷는 길이기 때문에 걱정이 되지는 않지만, 만약 혼자 걷다가 정말 곰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지 궁궁하여 진다.
산행길은 매우 호젖하고 약간의 높 낮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길은 평지를 걷는 기분이므로 힘이 거의 들지 않고서도 약 1시간 정도 걸어니 "피아골" 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사람을 반긴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곳 주위에서 많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나도 그들 속에 묻혀 간단한 식사와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서 피아골로 내려가는 길이 들어서니 길은 산 능선 따라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다,
급경사 길 일부분에는 철계단을 설치하여 놓아 있지만, 뱀사골 방향과 같이 새롭게 나무계단으로 만들지 않고 철계단이 너무 오래되어 곳곳에 파손이 되어 있어 안전에 많은 주의가 요구되는 길이다.
또 다시 1시간 정도 내려가면 양쪽 골짝기에서 흘려 내려오는 물이 만나는 합수 지점이 나오는데, 그 중앙에 "피아골대피소" 가 나타난다.
대피소 건물도 너무 낡아 자연 풍경을 억망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데, 대피소 주위가 너무 산만하여 실망이 무척 크게 만든다.
< 너무나 오래되어 지저분한 "피아골 대피소" 전경 >
이렇게 낡은 대피소를 보수하지 못함은 이곳까지 차량이 올라오는 길이 없는데, 그래서 순전히 인력으로 건축자재를 운반하여야 함으로 새롭게 단장하지 못 함이 원인인가 보다.
이곳 피아골 대피소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단풍으로 유명한 피아골 계곡이 시작이 되는데, 혼자 천천히 하산을 준비한다.
< 피아골 단풍길을 걷고 있는 "등산객" >
풍족한 계곡물이 습도를 발생시킴으로 인하여, 산의 정상 부위와 달리 이곳에서 부터 단풍 풍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아름다운 피아골 계곡과 단풍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산길 따라 내려가면 계곡 곳곳에서 사람들의 모여 앉아 정다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데, 나는 무엇에 홀린듯 발 걸음만 재촉하게 만든다.
대피소에서 약 1시간 정도 내려가면 구름다리를 만나는데, 이곳 구름다리 아래 쪽에서 부터 피아골 "삼홍소(三紅所)" 의 계곡이다.
< 피아골 "삼홍소" 에 떨어진 단풍 >
삼홍은 단풍으로 물들인 붉은 "산홍(山紅)". 단풍이 물에 비쳐서 물의 색갈이 붉어진다는 "수홍(水紅)", 단풍과 물이 비치는 붉은 색갈이 사람의 얼굴에도 붉게 만든다는 "인홍(人紅)" 으로 절경의 장소를 만들고 있는데,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으면서 풍경에 흠벅 젖어지는 장소이다.
삼홍소에서 부터 또 다시 1시간 정도 단풍과 계곡의 미에 빠지면서 내려가다 보면 넓은 임도를 만나고, 임도 따라 10여 분 정도 더 내려가면 "직전" 이라는 아담한 산골마을이 나타난다.
< "직전 마을" 전경과 곳곳에 토종벌을 키우는 산촌 >
피아골은 한 때 직전 마을을 포함하여 계곡 주위에 사는 주민들은 너무나 먹고 살 양식이 없어 피(기정)를 많이 재배하여 생계를 이어갔다고 하여 "피아골" 이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현재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매년 피아골 아름다운 풍경에 젖어보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다 보니 마을 사람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가 너무나 잘 되어 수입이 많아졌는데, 그림과 같은 가옥을 짖고서 사는 모습과 풍요로운 삶을 영위한다는 것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산자락에는 토중 꿀을 수확하기 위한 벌통들이 옹기종기 널려있는 모습이 참 정겨운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2. 혼자 연곡사를 돌아보면서.
이곳 마을에서 부터 아스팔트 길 따라 30분 정도 더 내려 가면 "연곡사" 라는 아담한 사찰이 나타나는데, 연곡사는 역사가 깊은 사찰이다.
하지만 6.25 때 빨치산에 의거 전부 소실되어 최근 새롭게 단정한 사찰로써, 1981년 정부와 신도들의 지원을 받아 앞면 5칸에 옆면 3칸의 "대적광전" 을 신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새롭개 단장한 연곡사 "대적광전" 모습 >
대적광전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건물도 없이 매우 단촐한 사찰이지만, 내부에는 국보 2개 및 보물 4개를 가진 문화재 보고의 사찰이다.
경내 대적광전 뒤편에는 동부도(국보 제53호)를 비롯하여 북부도(국보 제54호), 서부도(보물 제154호), 동부도비(보물 제153호)가 남아 있고, 이 사찰과 좀 떨어진 곳에 3층석탑(보물 제151호)과 현각국사탑비(보물 제152호) 등이 자리하고 있다.
< 국보 제 53호 "동부도" 비 >
< 국보 제54호 "북부도" 비 >
< 보물 제153호 "동부도" 비 >
이 많은 문화재 중에서 부도가 국보 2개 및 보물 2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래서 연곡사는 "부도" 의 사찰이라 하겠다.
대부분 다른 사찰에도 부도가 있지만, 이렇게 아름답게 조각된 부도는 보기가 쉽지 않아 국보급 문화재로 등제 되어질 충분한 가치를 가질만한 예술품이다.
6,25 상처에도 불구하고 아직 까지 현존 할 수 있는 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문화재가 돌로서 만들어진 견고한 구축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 연곡사는 박경리 여사가 쓴 "토지" 무대 일부로써, 유명한 사찰이 되는데, 토지는 경남 하동군 평사리를 무대로 하여 5대 째 대주주로 내려오는 "최참판댁" 과 그의 소작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묘사한 대하 역사 장편소설이다.
연곡사를 무대로 하여 일어나는 내용 요약하여 보면,
- 최참판의 어머니 윤씨 부인이 "연곡사" 사찰에 불공을 드려러 왔다가 동학의 접주에게 강간을 당하여 아이를 하나 낳는데, 그 아이가 최참판과는 배다른 동생이지만 신분을 숨긴다.
그후 하동 평사리에 있는 최참판 집에 몰래 들어와 머슴으로 살아가면서 안방 마님(최참판의 부인= 형수)과 불륜을 져질려 연곡사로 야밤 도주하면서 사찰을 도피처로 하여 살아간다는 내용과
- 연곡사 우관스님의 보호 아래에서 성장하는 고아 출신 "김길상" 이 토지의 주인공이 되는 "서희" 아씨(최참판의 딸)와 신분의 벽을 넘어 남편이 되는 과정으로 엮어내는 토지 즉 소설의 실제적인 무대이다.
이렇게 옛날에 읽어 보았던 소설 내용을 생각하여 보는데, 역사의 무대가 되는 연곡사 구석구석 돌아보고 버스가 내려오는 길목에서 기다리기 위하여 일주문 앞으로 내려간다.
< 지리산 연곡사의 "일주문" >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 너무나 많아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 엮어지는 소설 내용이 지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찌하던 암훌한 일제시대에도 사람의 욕정이 한 집안을 폐가(廢家) 망신되어 몰락하는 과정을 표현한 "박경리" 할매의 안목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최근 청송교도소로 이감된 어린이 성 폭력범으로 독방 신세를 지고 있는 한 인간(조 OO)도 이렇게 몰락하는 과정을 미리 터득하였다면 그렇게 거시기를 마음되로 흔들고 다니지 않겠지....
아름다운 피아골 단풍과 더불어 역사 속에 살아 숨쉬고 있는 연곡사(燕谷寺)를 추억하여 보는데, 조금 늦게 내려오는 버스에 오른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