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여행 및 산행.(경상도)

경상남도 삼천포와 남해섬을 연결하는 창선도 중앙에 있는 "대방산" 에서 일어난 일.

용암2000 2010. 4. 18. 20:08

2010년 4월 17일(토요일)

 

이제 날씨만 허락한다면 주말은 언제나 배낭을 메고 산천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습관화하여, 오늘도 몸이 싶게 움직이는 곳으로 산을 찾아 나서는 곳 경남 삼천포와 남해섬을 연결하는 창선도 중앙에 있는 "대방산" 을  찾아 버스에 오른다.

대부분 사람들은 삼천포 앞 바다에 있는 "사랑도" 로 등산하기 위하여 삼천포 선착장에 다 내려 주고 달랑 5명 만 버스를 타고 창선도로 건너가는데, 창선도에 있는 대방산은 섬 전체 북쪽에서 남쪽까지 길게 솟아 있지만 종주등산은 너무 무리가 따르므로 창선 삼천포대교에서 몇 개의 봉우리 지나 섬의 1/3 지점 율도고개에서 10시 30분 경 등산을 시작한다.

산행 초입에 들어서니까 화창한 봄 날씨로 인하여 농부들이 봄 농사를 짖기 위하여, 소를 몰면서 밭 가리하는 농촌 풍경이 정답다.

같이 가는 일행들은 산을 걷는데 Pro-Alpinist 분들이라, 처음부터 많은 거리가 유지되면서 천천히 고도 올려본다.

진달래 꽃으로 장식 되어진 오솔길 따라 약 30분 간 씨름하면 돌 무덤으로 만들어진 해발 321봉 전망대에 이르는데, 여기에서 부터 "창선도" 풍경의 진가(眞價)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뒤돌아 보니 와룡산이 둘려 쌓고 있는 삼천포시가지 빌딩과 화력발전소가 희미하게 눈에 들어오고 있으며 그 앞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있는 파란 바다를 뚫고 올라온 "사랑도" 라는 크다란 섬이 있지만, 봄 날씨에는 그렇게 멀리 시야가 열리지 않아 다소 실망이 따른다. 

 

< 시야가 좋지 않는 "삼천포" 방향의 "한려해상국립공원" >

 

왼쪽에는 창선도 반쪽으로 갈라놓은 크다란 "동대만" 바다가 섬 깊숙하게 파고 들어와 고기 양식하는 부포가 하얗게 떠 있으며 그 옆 고불고불한 해안선 따라 만들어진 삼천포에서 남해로 넘어가는 3번 국도에는 차량들이 분주하게 꼬리를 이어지고 있고, 오른쪽에는 "사천만" 의 넓은 바다가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가끔씩 보이다가 살아지곤 한다. 

이곳 대방산 특징은 굴곡이 심한 능선을 많이 가진 산으로써 대부분 등산길에는 바위가 거의 없고, 흙으로 이루어진 육산에 다가 썩은 낙옆으로 이루어져진 폭신한 길로 형성 되어있어 걷기에는 금상첨화의 길이지만 고개의 오르내림이 많다보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 왔던 길을 뒤돌아 보면 굴곡이 심한 "능선" >

 

해발 357m "속금산" 을 지나 산을 한참 내려가면 해발 100m 근교가 되는 임도까지 도달했다가 다시 오르막 길로 올라서면 해발 303m 이름없는 하나의 산 봉우리에 이른다.

여기서 또 다시 능선길 따라 시름시름 내려가다 보면 임도를 반복적으로 만나고, 능선을 다시 올라가야 하는 길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아름다운 진달래가 피어 있는 길 따라 걷다보니 지루함은 반감 되지만, 무척 맥이 빠지는 산이다.

 

< "진달래" 가 핀 숲속 길을 걷다 보면 >

 

젖 먹는 힘까지 소진하여 약 2시간 30분 정도 걷다 보면 해발 353m "국사봉" 에 오후 1시경 도착되는데. 국사봉 정상에는 돌을 쌓고 천지신에게 제사를 모시는 국사당 이라는 돌 무덤이 정상을 장식하고 있다.

현재 쌓아논 돌이 많이 흐물어져 제단으로서의 기능이 다소 상실되지만, 내부에는 무속 행위를 한 대나무에 새끼줄을 동여 메어 "건국줄" 을 만들어 놓은 흔적이 남아있다.

 

< "국사봉" 정상에 있는 돌 제단 >

 

국사당 주위에는 너무나 포근한 장소로 이루어져 있어 봄소풍 나온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일행들이 한 곳에 모여 무겁게 지고온 음식을 펴 놓고 늦은 점심식사의 시간을 가지는데, 이름도 모르는 어느 한부부가 쌓가지고 온 신선한 상추 쌈밥이 진미를 더하여 준다.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반주를 하고 다시 고개를 조금 내려가다가 오늘의 마지막 정점이 되는 "대방산" 으로 올라가는데, 가는 길은 창선도 주민들이 만들어 논 나무계단 하나하나 세면서 한 40분 장도 올라가니 해발 468m "대방산" 정상석이 일행을 반겨준다.

 

< "대방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니, 참 많은 능선을 오르 내리면서 걸었구나 하는 생각 가져본다.

이곳 산이 지금까지 내가 살라온 파란 만장한 인생 고비와 같이 많은 굴곡을 가진 산이다 보니, 나의 삶과 대비가 되는 산인 것 같다.     

대방산 정상에 서니까 산불감시 초소가 하나 서 있으며 그 앞에는 넓은 평상 한개가 놓여 있는데, 선남선녀 몇 명이 평상 위에 앉아 사방에서 불어오는 해풍에 몸을 의지하면서 담화를 즐기고 있어 그 모습이 신선 놀음이다. 

우리 일행도 봄 햇살에 내리쪼이는 민둥산으로 이루어진 정상석을 배경으로 하여, 몇 컷의 사진도 찍어 보면서 주위 조망에 취하여 본다.  

눈 앞에는 파란 바다 속에 점점이 수 놓고 있는 섬 사이로 햐얀 물결 만들면서 분주히 오고가는 배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장식하고 있으며, 특히 청선교 밑으로 남해도 섬의 특산품이 되는 "죽방멸치" 를 잡기 위하여 죽방이라는 시설물들이 흐르는 물살의 바다 속에 수십 개가 설치되어 그 모습 V자형을 하면서 날아가는 철새들이 이동하는 모양을 하고 있다.

 

< 남해로 넘어가는 "창선교" 와 V자를 하고 있는 죽방시설물>

 

그 뒤에는 남해도 대표적 산이 되는 "금산" 이 아련하게 보이는데, 보리암 미륵불이 서 있는 거대한 바위가 낭터리지 모양하면서 높이를 자랑하고서 있으며 그 옆에는 남해읍시가지 건물들이 아담한 산자락 품에 앉겨 졸고있다. 

일행도 하산하는 아쉬움 달래보기 위해 자리를 펴고 신선들이 즐기는 술로서 세월 속으로 파 뭍혀 보는데, 그만 작대기 썩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다 보니 3시 30분 까지 하산하는 시간 깜박하여 서둘러 자리를 털고 급하게 내려간다. 

중간에 나타나는 봉수대에도 건성으로 둘러보고, 창선도가 자랑하는 "운대암" 이라는 사찰에도 둘어가 보지도 못하고, 1시간 정도 속보로 아스팔트 길을 걷어보니 죽을 지경이며 버스가 기다리는 창선초교에 이르니 30분이나 지각이다.

 

< 대방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봉수대" > 

 

기사 아저씨는 기다림에 지쳐 뿔이 많이 낳으나 아직 "사랑도" 에 들어간 등산객들이 배를 타고 돌아 나오는데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이젠 시간 엄수하여 달려고 충고한다.

그래서 몇몇 산꾼들이 모여 회 센터 옆 바다 가에 있는 포장마차 촌으로 들어가, 약간의 회와 더불어 소주 몇 병을 시켜 술에 젖어본다.

 

< "포장마차" 한 구석에 소주 잔을 앞에 놓고 >

 

남해 쪽에 살았던 일행 중 한명이 남. 서해에 나는 "실치회" 시켜 보는데, 회를 입에 넣으니 그냥 녹아 내려 소주병의 숫자를 증가하다 보니 치사량이 Over 되어 돌아가는 시간 또 까먹어 버렸다.

 

< 까만 눈만 제외하고는 완전 투명한 "실치회" >    

 

오늘 포장마차 한구석에 앉아 소주 한잔 기울면서 내가 살아온 인생과 대방산 능선을 생각하면서 "송미나" 씨가 부른 노래 중에 나의 18번으로 종종 애창하여 보는 "웃고 살자" 의 노래를 삼천포 바다를 보면서 소리내어 중얼거려 본다.    

 

* 웃고 살자 *  

                                                                   작사 : 김두조    작곡 : 박성훈

 

1절:  일년이년 십년세월 노래처럼 불러볼까. 텅빈가슴 돌아보니 내 청춘 가 버렸네.

          영화같은 한세상이 돌고돌아 눈물인데. 포장마차 구석자리 소주한잔 앞에 놓고.

                                                                       울지말고 웃고살자 웃으며 살아보자.

 

2절:  일년십년 또십년을 일기처럼 적어볼까. 텅빈가슴 돌아보니 내 청춘 가 버렸네.

          구름같은 한세상이 돌고돌아 한숨인데. 포장마차 구석자리 소주한잔 앞에 놓고.

                                                                       울지말고 웃고살자 웃으며 살아보자.

 

 

어찌 "송미나" 는 내 인생과 똑 같은 노래 만들었나 ?????? 

그런데 오리지널로 부른 "송미나" 보다 코소리 잘 내는 "김용림" 노래를 더 많이 듣고 배우다 보니, 나의 노래 곡조가 억망이 된다.  

그러나 저러나 늦게나마 버스를 탈려고 달려갔으나 기사 아저씨 뿔이 하늘을 찔렸는지 산대장과 둘이서 작당하여, 내청춘과 같이 소리도 없이 바람과 같이 가 버리고 없다.

산악회에서도 제명(除名) 처분을 내린다고 하여, 이젠 산도 은퇴 할 시점 되는것 아닌가 모르겠다. 노래의 가사와 같이 웃고 살고 싶은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