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9일.(수요일)
오늘도 전국 매서운 한파로 인하여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은 산천으로 찾아나서는 곳, 강원도 평창군이 자랑하고 있는 "계방산" 으로 발길을 잡아본다.
새벽 일찍 주차장으로 나가 버스에 올라가니 주중과 더불어 추위로 버스에는 소수의 인원만 산행에 동참하고 있는데, 넓은 좌석으로 더욱더 싸늘한 분위기 만들어 추위가 더 지독한 것 같다.
오늘 산행하는 "산앙산악회" 송대장은 가족적인 분위기로 산행을 가져보자는 인사와 더불어 직접 운전하면서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속사 Toll gate" 를 벗어나는데, 강원도 방문은 구제역으로 인하여 출입이 무척 제한적이다.
몇 곳의 방역구역을 통과하면서 잔뜩 화공 약품을 덮어쓰면서 한적한 시골길을 한참 달려 해발 1.089m "운두령" 고개에 11시 40분 경 도착하는데, 산행 들머리가 되는 운두령 고개에는 한양에서 온 2대의 버스에서 많은 등산객을 하차시키면서 산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운두령" 고개에 도착한 버스와 계방산으로 올라가는 계단 >
몇일 전 부터 대관령에 있는 "선자령" 눈꽃 산행은 구제역으로 완전하게 통제시키므로 모든 등산객들이 이곳 계방산으로 변경하여 찾다보니, 주말에는 입산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전성시가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주중에 찾아 왔드니 오늘은 매우 한산한 산행이 된다.
산을 인솔하는 산대장은 버스를 아래쪽 하산지점으로 이동시키야 함으로 같이 동행이 불가능하여 산행 초입에서 산행에 따른 주의점과 더불어 기념사진 한장만 찍고 버스를 몰고 하산지점으로 떠난다.
나는 몇년 전 계방산 산행을 하여 본 경험이 있는 산이지만 오늘 다시 찾는 이유는 계방산이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다음으로 5번째로 높은 산이다.
특히 운두령 고개에서 해발 1.577m "계방산" 정상까지 표고차가 488m 이면서도 아주 완만한 능선으로 되어있다 보니, 나는 체력 안배를 가질 수 있는 제일 알맞은 산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계방산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반공소년 "이승복" 생가와 더불어 그의 기념관을 다시 찾아보기 위함이라 하겠다.
산행 초입에 있는 계단 따라 올라가 계단 끝에서 버스가 떠난 자리로 되돌아 보니 몇 대의 차량과 더불어 운두령에서 계방산 반대 방향으로 기나간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그 능선의 정점 "보래봉" 이라는 높은 봉우리에도 하얀 눈으로 포장되어 있다.
< 계단에 올라서서 내려보는 운두령 주차장과 "보래봉" 능선 >
이곳 보래봉도 몇년 전 산행하여 보았던 산인데, 보래봉 산행은 가을철 단풍으로서 매우 유명한 산이라 산행의 묘미를 제공하여 주면서도 하산지점이 메밀꽃으로 유명한 이효석 문학관이 있는 "봉평" 으로 하산하는 산이라 2중으로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산행길이다.
계방산 방향으로 향하는 능선길은 높은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데, 그 길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걷다보니 눈이 완전히 시멘트 포장길 같이 단단하게 다져져 있다.
< 단단하게 다져진 "눈길" 을 걷는 등산객 >
대부분의 산꾼들은 사랑하는 Wife나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정답게 산행을 즐기고 있지만, 나는 언제나 고독을 삼키면서 혼자 걷는 길이라 만감이 교차된다.
남들은 아직도 사회의 부름 속에서 출세와 명예를 찾아 출근하면서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면서 국가의 중추적 인물로 성장하고 있는데, 나는 벌써 모든 것을 정리하면서 산이나 찾는 놈팽이로 전락되어야 하는 초라한 인생으로 절락되고 있으니 너무나 한심하여 진다.
"나의 인생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으로 눈길을 걷고 있는데, 아이젠에서 울러펴지는 사각사각 거리는 소리에 도취하면서 정처없이 앞만 보면서 걸어간다.
약 30분 정도 능선길 따라 걷다보니 조그마한 오르막 길이 눈 앞에 나타나는데,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로 계방산 꼭지점에 있는 돌탑이 아련하게 보인다.
< 앙상한 나무사이로 보이고 있는 "계방산" 정상 >
내려오는 많은 등산객과 교차하면서 약 30분 정도 올라가니 넓은 공터와 함께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헬기장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을 옆으로 하면서 조금 더 올라가니 계방산 전망대에 이른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나 선명하여 발 아래에는 주목나무의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는데, 고개를 들어 멀리 바라보면 방태산의 능선에서 부터 점봉산과 설악산 대청봉까지 능선에는 하얀 눈으로 덮혀져 있어 매우 아름다운 풍광을 나타내고 있다.
< 주목나무와 멀리 희미하게 보이고 있는 "설악산 대청봉" >
동쪽으로 바라보면 오대산 능선에도 햇살에 반사되는 하얀 눈이 더욱 더 선명하게 윤곽을 나타내고 있고, 남쪽으로는 오늘 올라갈려고 하는 계방산의 능선이 그림과 같이 펼쳐진다.
< 오대산의 "비로봉과 상왕봉" 능선 >
전망대 주위에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거의 완만한 능선 따라 한 10여 분 정도 치고 올라가니, 해발 1.577m "계방산" 정상석과 더불어 돌탑이 등산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해발 1.577m "계방산" 정상석과 돌탑 >
산 아래에서는 제법 포근한 날씨가 유지되어 추위도 모르고 올라왔는데, 정상에 서니까 소백산의 칼바람 보다는 많은 부드러움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계방산이 한국의 5대 높이를 가진 산이라 바람의 강도가 만만찬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몇 장을 찍고 주변을 돌아보는데, 첩첩 산중에 나홀로 머물고 있지만 주위 풍광이 환상적으로 전개가 되어 자연에 도취하게 만든다.
현재 등산객들의 입산을 통제하고 있는 선자령의 수 많은 풍차들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하여 힘차게 돌아가고 있는 날개가 햇살에 반사되어 빛을 발하고 있다.
< 첩첩산중으로 이루어지는 강원도 "산맥" >
이렇게 좋은 경치를 감상하기 위하여 오늘 먼 곳까지 불원천리(不遠千里)를 찾아왔지만, 차디찬 겨울 바람이 머뭄을 허락하지 않아 하산길로 바로 접어든다.
10여 분 정도 능선 따라 내려가면 1,000여 년 수명을 가진 울창한 주목나무 단지 밑으로 길이 이어지는데, 설한풍의 추위와 눈속에서도 고고한 자태로 굳건한 모습으로 산을 지키고 있는 나무 아래로 급경사의 눈길을 내려 갈려고 하니 안전이 요구된다.
< 천년의 수명을 간직한 "주목나무" >
주목나무 밑 둥치를 부여잡고 10여 분 정도 다시 씨름하면서 내려가면 계곡 옆으로 만들어져 있는 눈길을 무아지경으로 걷다보니, 지상낙원으로 걷는 기분이다.
<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의 수명을 간직한 주목나무 >
계방산 산행길은 바위가 거의 없이 흙으로 된 고산이라 여름에는 지천에 야생화가 자생하고 있고, 더불어 산삼과 산나물이 제일 많이 캐고 있어 한국의 심마니가 사시사철 찾다 보니 곳곳에 사람이 다닌 흔적이 눈에 들어온다.
약 2시간 정도 개울 따라 만들어진 길과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 길을 혼영하면서 걷다보면, 계방산의 제2 야영장와 화장실 건물이 있는 넓은 공터에 이른다.
< 울창한 숲 사이로 이어지는 "오솔길" >
< 또 다른 "삭막한 나무" 밑으로 걷는 길 >
여기서 작은 다리 하나를 건너면, 우리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반공소년 "이승복" 생가 건물이 나타나는데, 몇년 전에 왔을 때에는 건물이 허물어지고 주위가 너무나 지저분한 장소로 실망이 많았다.
이제는 건물도 제법 깔끔하게 치장하고 건물 뒤편에 건립 배경과 더불어 안내문도 새롭게 만들어서 그날의 참상을 설명하고 있다.
< "이승복" 생가로 들어가는 길과 가옥 모습 >
< 가욱 뒤편에 설치된 "건립 배경과 안내문" 전경 >
이승복 그는 1968년 12월 9일 울진, 삼척 방향으로 침투한 무장괴뢰 집단의 만행으로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과 여동생 등 4명이 사살 당하고, 30여 곳에 칼로 찔린 형(이학관)만 구사일생으로 생환한다.
공산당의 만행을 세상에 고발하는 반공의 장소로 사용하였던 생가를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 집권 때, 이승복군이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하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한 "미디어 오늘" 의 편집국장 "김종배" 의 고발로 12년간 암흑기로 버려진 생가이다.
이명박 정권으로 들어와 그 때 사살에 참여한 북한군 무장공비 "김익풍" 씨의 증인으로 새롭게 복원된 생가가 되는데, 현재는 다소 옛 모습 찾고있어 위안을 가질 수 있는 장소가 된다.
첩첩산중 외롭게 자리잡고 있는 초가 집에는 2칸의 방과 1칸의 부엌 및 마당 앞 한구석에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변소가 전부로써, 그 시대 찢어지게 가난을 나타내는 집이라 너무나 단순하게 건립되어 우리의 농촌과 산촌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작은 집에서 할머니, 부모님, 4남매의 자녀 등 총 7명이 함께 기거하였다고 하니, 현대에 사는 사람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작다.
< 새롭게 단장한 "이승복" 생가 모습 >
< 마당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변소" >
생가 앞에는 제1 야영장이 조성되어 있는데, 을씨년스러운 겨울 바람과 눈으로 적막에 쌓여 있지만 여름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기에 최상의 장소가 되도록 잘 정비되어 있다.
< 이승복 생가 앞에 조성된 "제1 야영장" 전경 >
이승복 생가에서 넓은 길 따라 약 20분 정도 걷다보면 4시 10분 경 하산 지점에 있는 삼거리 주차장 도착하는데, 아직 거의 모든 등산객이 도착하지 않아 버스에서 대기하고 있는 산대장과 함께 전날 한라산 겨울 산행에 대하여 긴 대화를 가져본다.
4시 30분 까지 하산을 요구하였지만 마지막 팀이 20여 분이나 연착하면서 늦어지는데, 그래서 산대장은 서둘러 버스를 운행하여 약 4Km 정도 떨어진 "이승복기념관(李承福記念館)" 으로 들어가 본다.
< "이승복기념관" 으로 들어가는 문 >
이승복기념관은 이승복군이 초등학교 2학년 까지 다닌 속사초등학교 계방분교장 건물이지만 햔재는 폐교가 되었는데, 폐교의 건물은 기념관으로 거듭난 건물이 된다.
입구에 들어서니 오후 5시에 문을 잠그므로 기념관 내부 관람은 불가능하므로 운동장 주변에 조성한 풍경만 구경하여 달라는 부탁에 학교 내부를 거닐어 보는데, 이승복군의 동상과 더불어 동상 위쪽에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하는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라는 글씨가 있는 동상 >
< 교실 옆에 있는 또 다른 "이승복" 동상 >
내가 이승복군 나이 때 생각하여 보니 나는 초등하교 2학년 때 한글도 못 읽어 공산당(共産黨)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책 보자기만 메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학교만 다녔는데, 이승복군은 명석한 머리를 가진 똑똑한 아이인가 보다.
이승복 생가에서 이곳 학교까지 약 6-7Km 보다 훨신 더 먼 산길을 하루에 약 4시간 정도 걸어 학교에 다니면서도 공산당을 알 수 있는 정도로 현명한 아이가 공산 침락자들에 의거 단명(短命)하였다니, 그 시대 그 나이에 반공의식이 투철한 정신을 간직한 사람이면서 민주주의 선구자가 아닌지 모르겠다.
내부를 돌아보면 이승복군이 공부하였던 건물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고, 운동장 주위에는 전투기 등 여러가지 신형 무기를 전시하여 놓아 조그마한 시골이 반공에 대한 안보교육에 투철한 정신을 일깨워 준다.
< 이승복군이 공부한 "학교" 건물 >
< 운동장 가장자리에 진열하여 있는 "전투기" >
내가 다닌 초등학교도 두뫼산골에 있으면서 다니는 길도 집에서 약 2km 정도 떨어져 있어 이승복과 보다는 적은 매일 1시간 정도 걸어 다녔던 초등학교이지만 지금은 폐교되어 흔적도 없이 살아져 버렸다.
이곳 계방 분교장은 이승복이라는 훌륭한 산골 어린이 한명으로 분교를 유지시키면서 건재하게 만들고 있으니, 정말 존경심이 우려난다.
이승복군 당신은 나보다 10살 정도 아래이므로 특별하게 부를 수 있는 존칭이 마땅치 않는데, 그래서 오늘 당신을 "군" 이라고 호칭하니 죄송하다.
당신은 죽음을 직면하면서도 투철한 국가관을 가질 정도로 반공의식이 선명한데, 10년 간 잠깐 좌파들의 집권으로 인한 안보면의 방심으로 작년(2010년) 우리나라가 당신에게 죽음을 만들어준 북쪽 괴뢰군이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공격" 으로 2방이나 침략을 당한 곤욕의 역사를 만들었다.
우둔한 백성에게 다시 반공의식을 일깨우는 기회를 만들어 다시는 이러한 아푼 역사를 만들지 않도록 저승에서나 간절히 빌어주기를 부탁하는데, 언젠가 한번 더 시간 만들어 당시의 무덤으로 찾아가 소주 한잔 올리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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