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8일.(월요일)
* 측백나무 숲을 다시 공부하면서.
대구시 동구 둔산동에 자리하고 있는 옻골마을에서 출발한 일행은 집으로 바로 가기에 다소 아쉬움이 있어 옻골마을 인근에서 군락지를 형상하면서 자생하고 있는 '측백나무 숲' 을 구경하기로 하는데, 나는 이곳도 2017년 10월 23일에 탐방한 곳이다.
옻골마을 주차장에서 대구시가지 방향으로 되돌아 나오면서 경부고속도로 밑을 통과하자 마자 대구공항 뒤편에서 조그마한 4거리를 만나는데, 이곳 4거리에서 오른편 4Km 지점에 '측백나무 숲' 군락지가 있다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1차선 지방도로 따라 조금 달려가면 이내 다시 경부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면서 야산 모퉁이를 돌아서 가면 동화사의 말사가 되는 관음사로 들어가는 후문을 만난다.
관음사로 들어가는 후문 입구를 지나면서 불로동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오른편으로 작은 공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내가 방문 하였던 2017년에는 공원 내 어떠한 위락시설도 없이 단지 넓은 주차장 및 해설사가 상주하는 안내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공원 내에는 '측백향 커뮤니티센터' 건물 등 다양한 위락시설이 자리하고 있는데, 위락시설 앞에 있는 넓은 주차장에도 차단기로 통행을 제한하면서 유료 주차장으로 변경하여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 단지 앞에 자리하고 있는 '측백향 커뮤니티센터' >
유로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동 '측백나무 숲' 에 관련되는 안내문이 붙어있는데, 안내문에 따르면 측백나무 숲은 개울 건너편 해발 160.1m '향산(香山)' 절벽에서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 측백향 커뮤니티센터 앞에 자리하고 있는 도동 '측백나무 숲' >
도동 측백나무 숲은 일제 강점기 시대가 되는 1934년에 천연기념물 제250호로 지정이 되었는데, 해방 후 1962년 '문화재보호법' 으로 새롭게 제정 및 공포하면서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이 되었다.
< 도동 측백나무 숲이 '천연기념물 제1호' 지정을 나타내고 있는 안내문 >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는 한국에 있어 최남단이 되는 남방 한계선에 있는 군락지로 나무 성질이 음(陰)의 식물이 되므로 거의 서쪽 또는 북쪽 절벽에서 자생하고 있는데, 수령 약 100여 년에서 500년 정도에 약 1.200 그루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일반적으로 측백나무와 유사한 편백나무 및 삼나무 등이 군락지를 형성하면서 자생하고 있는데, 나무의 식별 방법으로 나무 잎 모양이 영어의 Y자 또는 V자 및 W자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절벽 중간지점에 측백나무 사이로 아름다운 정자 한채가 보이고 있는데, 이 정자는 이곳 주변에서 거주하고 있었던 9명의 노인이 중국 '백거이' 의 향산(香山) 구로회를 본받아 지었다는 '구로정(九老亭)' 이라 한다.
< 도동 '측백나무 숲'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관음사로 들어가는 다리 입구에 구로정에 대한 이정표가 있지만 구로정으로 올라가는 길은 없다고 하는데, 아마 옛날에는 산의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이 있었지 않았겠나 생각하게 만든다.
< 관음사로 들어가는 다리 입구에 기술하고 있는 '구로정' >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곳에서 측백나무 숲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는데, 이곳 남방 한계선에서 부터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경북에서는 안동 광음리(제252호), 울진 성류골(제155호), 영양 감천리(제114호) 등이 있다.
또한 충북 단양 영천리(제62호), 서울 종로 삼천동 국무총리 공간(제255호)에 자라고 있는 측백나무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이렇게 많은 곳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것을 보면 그만큼 가치가 있는 수목이라 하겠다.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 숲은 옛날 대구에서 영천 또는 경주로 가는 길이 절벽 아래로 흐르는 계곡 수(水)와 더불어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어 행인들의 피로를 덜어 주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수량 감소로 옛날과 같은 풍경에서 많이 반감되고 있다.
도동 측백나무 숲은 조선 중기 문신이 되는 서거정(1420 - 1488년) 선생님이 그의 시문집 사가집(四佳集)에서 대구십영(大邱十詠)을 노래하면서 대구십경(大邱十景)으로 표현하였다,
이곳 도동 측백나무 숲이 대구십경 중 제6경이 되는 '북벽향림(北壁香林)' 이라고 하는데, 서거정 선생님이 노래한 대구십경(十景)은
제1경 : 금호범주(琴湖泛舟) : 금호강에서의 뱃놀이
제2경 : 입암조어(笠巖釣魚) : 입암에서 낚시
제3경 : 귀순춘운(龜峀春雲) : 거북산의 봄 구름
제4경 : 학루명월(鶴樓明月) : 금학루의 밝은 달
제5경 : 남소하화(南沼荷花) : 남소의 연꽃
제6경 : 북벽향림(北壁香林) : 북벽의 향림
제7경 : 동화심슴(桐華尋僧) : 동화사의 중을 찾음
제8경 : 노원송객(櫓院送客) : 노원의 송별
제9경 : 공영적설(公嶺積雪) : 팔공산에 쌓인 눈
제10경 : 침산낙조(砧山落照) : 침산의 저녁노을
이 중 서거정 선생님이 지은 제6경 '북벽향림' 이라는 시(詩)는
고백창삼옥삭장(古壁蒼杉玉槊長) : 옛 벽에 푸른 측백 옥창같이 자라고
장풍부단사시향(長風不斷四時香) : 그 향기 바람 따라 철마다 끊이잖네
은근갱착재배력(慇懃更着裁培力) : 정성들여 심고 가꾸기에 힘쓰면
유득청분공일향(留得淸芬共一鄕) : 맑은 향 온 마을에 오래 머무리라
일반적은 측백나무는 석회암 지대에 회양목과 같이 자라는 상록 침엽수 교목으로 높이가 25m 정도에 지름이 대략 1m 까지 이르는데, 나무 껍질은 길고 세로로 깊게 갈라지고 회갈색이다.
어린 가지는 녹색이며 편평하고 잎은 비늘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면서 도란형 또는 난형으로 흰빛 점이 약간 있고, 꽃은 4월에 피어 열매는 10 - 11월 사이에 맺히고 길이 1Cm 정도의 달걀 모양이다.
도동 측백나무 숲은 밑둥에서 부터 여러 가지가 나와 마치 관목(灌木)인 것 같이 보이면서 수피는 다갈색이며 얕은 비늘 조각 처럼 떨어지는데, 이곳 측백나무는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 낭떠리지에 남아있다.
인공 조림용으로 키우는 측백나무는 수형(樹形)이 아름답기 때문에 흔희 정원수로 많이 사용하고 촌락이나 묘지 부근에 울타리용으로 심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 잎과 열매는 약재로 많이 사용하는데, 측백엽(側柏葉)은 한방에서 치습제 및 지혈제, 탈모예방, 대하증, 기관지염, 뼈와 치아의 강화, 고혈압 예방 등 치료에 쓰인다고 한다.
< '측백나무' 특징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측백나무는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오래 전 부터 선조들이 즐겨 심었던 나무 중 하나인데,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중종 34년(1540년) 10월 전주 부윤 이언적 선생님이 올린 상소문에서 기술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영조의 묘지문에서 '장릉(長陵)' 을 옮겨 모신 뒤에 효종 께서 손수 심었던 측백나무의 씨를 옛 릉(陵)에서 가져다 와서 뿌려 심었다고 한다.
도로 건너편으로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어 전망대로 들어가 더 가까이에서 측백나무를 구경하여 보는데, 나는 지금 까지 측백나무에 대하여 관심도 없이 지나쳤다.
하지만 대구 인근에 자생하고 있는 측백나무가 이렇게 많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는데, 앞으로 산행 또는 무덤 옆에 있는 측백나무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져보기로 한다.
측백나무 숲 군락지 앞에 흐르고 있는 계곡에서는 다수의 철새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개울에 만들어져 있는 다리를 건너 '관음사' 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 측백나무 숲 앞으로 흐르고 있는 '개울' >
다리를 건너 관음사 경내로 들어가면 먼저 경내 입구에 기술한 사찰의 내력을 읽어 보는데, '관음사(觀音寺)' 는 대구 동화사의 말사로써 신라 문무왕 10년(670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라고 한다.
< 개울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관음사' 로 들어가는 다리 >
< '관음사' 를 홍보하고 있는 안내문 >
경내에는 2층으로 건립되어져 있는 '무설전(無說殿)' 건물이 사찰 크기를 가름할 수 있고, 경내 앞 측백나무 숲 사이로 관음전(觀音殿)과 천불전(千佛殿) 및 삼성각(三聖閣)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 관음사 내에서 주불을 모시고 있는 '무설전' >
그래서 급경사로 만들어져 있는 돌계단을 통하여 관음전으로 올라가 보는데, 이곳 관음전에서 관음사 방향으로 내려보면 무설전을 비롯하여 대구-포항으로 연결하고 있는 고속도로 교각이 한폭의 그림으로 머물고 있다.
< 무설전 앞 '관음전과 천불전 및 삼성각' 을 가르키고 있는 이정표 >
< 무설전 앞 야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관음전' 으로 들어가는 대문 >
< 바위 속에 자리하고 있는 '삼성각' >
나는 대구에서 이런 외진 곳에 대구십경 중 제6경이 되는 '북벽향림' 과 천년고찰 '관음사' 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는데, 2017년 나의 블로그에 기술한 탐방기를 다시 읽고 공부하는 계기를 만들어 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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