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일 (목요일)
아침부터 찌뿌린 날씨로 인하여 온천지가 금방이라도 한줄기 내릴 듯 무거운 날씨가 산행의 참가를 망서리게 하는 오전 7시 20분, 전일 "산앙산악회" 산대장과 약속으로 동아쇼핑 주차장에 도착하니 역시나 몇 명의 사람들이 승차하여 산행에 임하고 있다.
오늘 산행은 뱀사골 계곡으로 하여 "이끼폭포" 로 올라가 묘향대를 통과하여 반야봉 정상을 정복하고, 하산길로 그 이름도 듣도 보지도 못한 심마니 능선으로 내려가는 비탐(일명 : 비밀스러운 곳으로 무작정 탐방하는) 산행을 함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자기만 따라가야 만 한다고 한다.
만약 안전을 위하여 평소에 산앙산악회를 위하여 헌신적으로 써비스(Service)를 하는 나의 대학교 선배 한분이 보조 가이드(Guide)로 참가하여, 선두와 후미에 밀착 안내를 하겠다고 한다.
마지막 종착지가 되는 성서 홈플러스에 다수의 사람이 승차 함으로 함께 산행 할 사람이 많아 안심이 되지만, 원점회귀 산행이라 안되면 혼자 되돌아오면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동행을 결심하여 본다,
특히 뱀사골 계곡 산행은 몇 번 노고단에서 출발하여 반야봉으로 올라갔다가 삼도봉 쪽으로 하산하여 화개재에서 뱀사골 계곡 방향으로 산행하여 본 경험이 있어, 그렇게 크게 무리는 아니겠지하는 막연한 생각도 첨가하면서.....
오전 9시 55분 뱀사골 입구에 도착한 일행은 뱀사골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 "반선 탐방로" 안내소에 근무하는 아가씨의 영접을 받으면서 산행이 시작되어 지는데, 그렇게도 찌뿌린 날씨가 이곳 지리산에는 화창한 날씨로 변화를 가져오면서 초 여름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듯 산행 초입만 걸어도 땀방울이 송곳 송곳 열리기 시작한다.
< 뱀사골 계곡 입구에 있는 "반선 탐방로" 안내소 >
탐방로 입구 안내판에 적혀있는 뱀사골 유래를 읽어 볼 시간적인 여유도 없어 카메라에 내역만 찍고서, 산행 초입인 반선에서 지리산 백두대간 종주 능선에 있는 화개재 까지 9.2Km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뱀사골 계곡의 맑은 물 따라 산행이 시작된다.
< 지라산 "뱀사골" 과 "반선" 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는 안내서 >
뱀사골은 암반이 만들어진 천혜의 경관과 더불어 풍족한 수량을 감상하면서 개울가 옆으로 만들어진 나무테크 길 따라 산행이 시작되는데, 계곡으로 부려오는 시원한 바람과 짖은 녹음으로 우거진 그늘 아래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걸어가니 발걸음도 가벼워 진다.
< 뱀사골 입구부터 설치된 "나무테크' 길 >
나무테크 길 곳곳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아 계곡의 풍경을 즐기는 여유도 가지면서, 요소요소에 설치된 지리산 명소의 설명서를 읽는 재미와 더불어 사진을 찍는 즐거움도 가지면서 뱀사골의 깊이가 더하여 진다.
< 풍족한 물이 흐르고 있는 "뱀사골 계곡" 전경 >
뱀사골은 곳곳에 용(龍)에 관련된 명소가 많이 있는데, 처음으로 만나는 곳은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가진 "요룡대" 로써 이 요룡대는 와운골과 뱀사골 원류가 만나는 지점에 약 30m 높이를 가진 거대한 바위가 용이 승천하기 위하여 머리를 흔드는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 군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 숲속에 가려진 "요룡대" 바위 모습 >
이어 와운골로 들어가는 시멘트 포장길 따라 다리를 건너 오른편 소로의 뱀사골 계곡으로 올라가는 산행이 이루어지면서, 계곡 곳곳에 소(沼)와 담(潭)이 연속으로 마주 치다 보니 지리산의 웅장함과 그 깊이에 감탄사가 연발되어 진다.
< 와운교 옆에 안내하고 있는 "와운교 생태 마을" 조감도 >
아름다운 계곡 따라 만들어진 산행길은 안전을 위하여 위험한 곳은 나무테크 길로 만들어져 있지만, 거의 대부분 너들 바위길로 형성되어 있어 발밑을 신경쓰면서 걷는 것이 무릎의 통증으로 연결되어 다소 불편함도 발생한다.
< 너들 바위로 이루어진 "산행길' >
계곡 좌우를 연결하는 철계단 다리를 건너면서 "탁용소와 용소 및 제승대" 의 아름다운 소(沼)을 만나는데, 이 소에는 항아리 같이 생긴 담(潭) 속으로 흘려 들어오는 물이 잠시 머물었다가 밑으로 밀려 내려가는 깊이를 알 수 없는 파란 물을 보면서 연신 카메라에 풍광을 담아본다.
< 뱀사골 계곡 좌우를 건너는 "다리" >
< 큰 뱀이 허물을 벗고 승천하기 위한 "탁용소" 바위 >
< 병 같이 오목한 형상을 하고 있는 "병소" >
< 불자의 애환과 시름을 대신하여 제를 올린 "제승대" >
< 계곡 옆으로 이어지는 "나무테크" 길 >
제승대에서 조금 올라가다가 오른쪽으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 표시판과 더불어 철망으로 울타리가 쳐 있는 개 구멍 입구에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는 보조 산대장이 저승 사자도 모르게 빨리 월장하여 산속으로 숨어라고 지시를 한다.
만약 그렇게 하기 싫으며 뱀사골 계곡만 왔다갔다 하면서 계곡 풍광이나 구경하면서 산행하다가 바로 내려가 버스에 머물든지, 아니면 주민등록증을 안내판에 걸어놓고 10만원의 벌금을 지불하고 당당하게 올라가라고 한다.
< 출입통제 구역으로 들어갔을 때 어마한 벌금 물어야 한다는 "경고문" >
내가 누군가?
실업자 주제에 10만원 벌금이 너무나 큰 자산이다 보니 다람쥐와 같이 날렵하게 계곡 속으로 숨어드는데, 가는 길이 개울가 언덕 위로 아슬 아슬하게 결려있는 낭터리지 길로 올라가면 곳곳에 희미한 쌍 갈래의 길이 이어지다 보니 요리조리 길을 찾기 위하여 수 없이 발품을 팔기 시작한다.
< 무엇이 빠지도록 너덜길로 달아나는 "일행들" >
나의 체력 한계를 느끼면서 한 30분 정도 씨름하면서 바위를 뛰어 넘고 넘어서니까, 오늘 우리들이 그렇게도 갈망하고 있는 "이끼폭포" 에 이른다.
지리산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 이끼폭포는 반야봉과 중봉에서 흘려내리는 풍족한 물줄기 옆으로 음달진 암벽 따라 졸졸 흐르는 물로 만들어진 폭포인데, 바위 전체가 파란 이끼로 인하여 햇빛의 반사 각도에 따라 부서지는 물안개의 찬란한 색상을 만들면서 층층이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이 지리산 노고 할멍의 작난인 것 같다.
< 층층이 흘러내리고 있는 "이끼폭포" 전경 >
< "이끼폭포" 를 배경으로 한 컷 >
이어 이끼폭포를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으로 증거물 만들고 나서, 이끼폭포 풍경에 도취하고 있는 사이 산대장이 인원 점검하여 보니 아줌마 한분이 낙오되어 인원의 부족 현상이 발생하여 진다.
< 측면에서 본 "이끼폭포" 전경 >
긴급하게 산대장이 다시 왔던 길로 내려가 수 없이 많은 발품을 팔면서 길을 잘못 들어가 온 산 헤메다가 포기하고 돌아 갈려고 하는 풀이 죽은 아줌마를 겨우 찾아 대동하여 함께 나타난다.
여기서 산대장이 긴급 회의를 주제하면서 오늘 묻지만 산행의 요령을 재차 설명하는데, 지금부터 가는 길은 거의 없고 자기의 경험으로 길을 만들면서 나아가야 하니 앞 사람과 조금만 떨어지면 울창한 숲에서 실족 될 확율이 100% 이라고 한다.
그래서 무조건 전부가 일치 단결하여 움직이어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제일 걷지 못하는 나에게 무전기(無電機) 한대를 주는데, 조작방법을 설명하면서 만약을 대비하라고 신신 당부한다.
산행에 도전하는 인원 한분 한분을 점검하여 보니 현재까지 동행하고 있는 사람은 한달 전 까지 산앙산악회에서 1년간 백두대간 종주한 사람들의 단합대회를 참가한 베트랑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산행의 맹통은 오직 나 혼자 뿐이다.
약속 시간보다 1시간이나 지연되면서 산행이 계속 되어지는데, 그들의 뒤를 따라 올라가지만 갈까 말까 하는 갈등의 생각과 어느 시점에 뒤돌아 설까 하면서 머리가 복잡하여 진다.
길의 도사가 되는 보조 산대장도 아름다운 폭포의 매력에 빠져 사진 한장 찍고 따라 가겠다면서 잠시 처짐을 가지는데, 이내 따라오지 않아 다른 길로 들어가 실컨 발품을 팔다가 기력이 완전히 쇄진한 생태로 한참 후 에 따라오는 해프닝도 발생한다.
< 밑으로 내려가 폭포를 촬영하다가 일행을 놓친 "보조 산대장" >
이렇게 한번 발품을 팔고 나면 체력 저하로 인하여, 선두와 보조를 맞추면서 함께 걷는 것이 너무나 힘이드는 불상사가 일어나는 산행길이라 모두가 최고의 긴장감을 가지면서 한발 한발 앞으로 전진한다.
이제부터 급경사의 오르막 길로 올라가는 것이 작난이 아닌 고행의 길로 이어지는데, 울창한 숲속으로 기야 하고, 산사태로 인하여 길이 끊어지고, 개울로 인하여 거대한 바위를 넘어야 하고, 썩어서 넘어진 나무를 넘고, 낭떠러지 돌길을 올라가면서 낙석에 따른 사고 발생 등,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의 길을 다 경험하면서 한발 한발 긴장의 연속으로 걸어야 한다.
< "낙석" 길도 기어서 올라가고 >
< 길을 방해하면서 넘어진 "나무" 밑도 기고 >
오후 1시 30분까지 오름을 반복하여 한 능선에 올라서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가진 후, 긴급하게 일어서서 길을 재축하여 몇 개의 능선을 넘고 넘어 지리산 반야봉의 숨은 암자 "묘향대" 에 이른다.
이 묘향대는 지리산 남부에서 제일 높은 중봉 뒤편 해발 1.600m 정도 거대한 바위 속에 숨어 있는 암자로써, 이 암자에 돌어오는 통로가 전연 없는 외통의 집이다.
묘향대는 지리산 입산통제구역 중앙에 있다 보니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고, 오직 스님 한분인 "호림스님" 이 쌉살개 2마리와 생활하는 절도 아닌 일반 가정집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사찰이다.
< 마침내 도착한 "묘향대" 와 2마리 쌉살개 집 >
묘향대는 한 때 인접한 구례 "화엄사" 의 말사로써 운영되어지다가 찾는 사람 전연 없고 시주나 탁발도 전연 없는 외톨이 지역에 존재하다 보니, 현재는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사찰이라고 한다.
호림스님이 이곳에 오기 한참 전, 묘향대에서 오랫 동안 살았던 선승 한명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결혼해 처자식까지 있었지만 출가해서 이런 심산에 들어와 홀로 생사를 건 수행에 매진하고 있었는데, 어느 겨울날 그의 속가 아들이 방학이 되어 아버지를 찾아 뵙겠다면서 묘향대로 산행에 나섰다가 그만 눈밭에서 조난 당해 얼어죽고 말았답니다.
매정하게 인연을 끊어버린 자신을 찾아오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아들의 주검을 안 그 선승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호림스님의 답변은 “그걸 짊어지고 살아 갈 것 같으면 중 노릇 그만 해야지” 라고 하였다는 괴짜 스님이 혼자 거주하는 집이다.
이렇게 외로움과 싸우는 호림스님이나 한번 만나 정담이나 나누어 보자는 생각으로 사찰에 들어서는데, 아무도 없고 빈집만 적막 속으로 움크리고 있어 더욱더 외로움이 중첩된다.
< 묘향대 앞에 있는 기도처와 "천황봉" 을 감상하고 있는 산대장 >
집 뒤편으로 돌아가면 거대한 바위 속에서 떨어지는 석간수가 모여 우물을 형성하고 있는데, 한 바가지 감로수가 머나먼 길을 찾아온 나그네에게 갈증을 확 날려 보내어 준다.
< 거대한 암벽 사이로 떨어지는 "석간수" >
< 다시는 못 올 "묘향대" 를 배경으로 >
묘향대는 사찰 생필품이나 짐을 가지고 오는 유일한 통로가 삼도봉 방향으로 있다고 하나 그곳으로 가는 길도 희미하게 살아지고 월장 하여야 하므로 처음 계획과 같이 이곳에서 30분 정도 더 올라가 중봉으로 하여 심마니 능선으로 가자는 의견일치로 사찰 우측으로 또 다시 가푼 숨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중봉 근교에서 개가 짖는 소리가 온 산을 진동한다.
혹시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몰고 다니는 개 인가 조바심으로 올라가는데, 투명한 목소리로 누구며 어디에 갖다 오는지 꾸중이 대단하여 이실직곡하면서 묘향대 구경하고 중봉으로 간다고 하니 자기가 묘향대 주인공이며 현재 산나물을 뜯고 있는데 주변에 귀한 "단풍초" 가 지천에 깔려있다.
정말로 참선을 많이 한 사람답게 인품에 풍기는 모습을 한참 보다가 도독놈 자기 발 저린다는 생각으로 긴급하게 인사만 하고 조금 올라서니 해발 1732m "중봉" 정상에 이르는데, 스님과 백색의 쌉살개 얼굴 사진 한장 찍지 못 함이 아쉽다.
이렇게 높은 중봉 정상에도 입산금지 구역이라 아무런 표시석도 없이 오직 2기의 무덤이 자유 분방하게 정상을 지키고 있는데, 한기는 김해 김씨, 다른 한기는 연안 김씨 이라는 작은 비석이 외룹게 무덤을 사수하고 있다.
< 중봉 정상을 지키는 "연안 김" 씨 무덤 >
산대장이 여기서 200m 전방에 "반야봉" 정상이 있다고 하여 다소 늦은 시간이지만 모두가 저절로 베낭을 벗어 놓고 반야봉으로 길을 재축하는데, 조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서면 밋밋한 해발 1732m " 반야봉" 정상에 이르면서 중봉과의 높이가 똑 같다.
< "반야봉" 정상을 지키는 정상석 >
이곳 반야봉 정상 주위도 빙돌아서 Rope로 출입통제 구역을 만들고 있는데, 또 다시 월장하여 정상석에 이르면서 주위 조망을 구경하여 본다.
반야봉에서 지리산의 조망은 첩첩산중의 산맥 사이로 거대한 계곡을 형성하고 있는 웅장한 깊이의 산세에 가슴을 딱 트이게 하고, 눈 앞에는 노고단의 거대한 통신 안테나 2개가 높게 서 있다.
뒤쪽으로 돌아서면 지라산의 최고봉이 되는 "천황봉" 이 흰구름으로 치마를 두르는 듯 아름답게 치장을 하고서 환한 얼굴로 마중을 하여 주는데, 산꾼들에게 무언의 환영 인사를 하는 듯 한다.
< 반야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노고단" 과 깊은 계곡 >
< 흰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천황봉" >
참 좋은 날씨에 반야봉 정상에 올랐다는 기념 사진을 마음 껏 찍어보면서, 주위 풍광을 구경하다가 아직도 갈길이 멀었다는 막연한 조급증으로 발길이 빨라진다.
< 반야봉 "정상석" 을 배경으로 >
오후 3시 40분 원점인 중봉으로 다시 돌아와 단합하여 미지의 길이 되는 "심마니 능선' 길로 들어서는데, 심마니 길은 좌측에는 "달궁" 이라는 깊은 계곡과 우측으로 "뱀사골" 이라는 계곡을 2분화를 시키는 능선의 길이다.
이 길은 입산금지 되었는지가 너무나 오래되어 자칭 지리산의 산신령이라고 자부하는 산대장과 보조 산대장도 오늘 처음 거닐어 보는 처녀림의 길로써, 지금까지 지리산에서 하산하는 경험으로 2-3시간이면 충분하게 반선에 도착되어 진다고 일행을 안심시킨다.
몇몇 심마니만 다닌 희미한 흔적만 곳곳에 있지만, 그런 흔적이 너무나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실족사고로 이어진다는 주의 경고를 몇 번이나 반복하면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길을 인도한다.
아직도 해가 중천에 떠 있어 웃음을 가지면서 하산하면 하산길에는 지라산이 자랑하는 주목나무와 고사목이 지천이 깔려있어 사진도 찍어보는 여유를 가지면서 하산에 임하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이 능선으로 길이 이어지면서 고도가 전연 낮아지지가 않는다.
< 거대한 "주목나무" 도 통과하고 >
< 죽은 가지와 살아 있는 가지가 합성된 "나무" >
아울러 지리산에서 야생하는 산죽나무 사이로 희미한 길이 이어지다 보니 발 밑을 볼 수 없어 무심코 걷다가 돌뿌리에 걸려 엉덩방아를 찍는 불상사가 곳곳에서 일어나는데, 나도 몇 번이나 넘어져 산죽에 손바닥이 찔려 피가 흘려 내린다.
< 끝 없이 이어지는 "산죽나무" 길을 걸으면서 >
산대장의 독도법에 의존하면서 2시간 정도 내려와도 고도는 조금도 낮아지지 않고 능선의 오르내림 만 반복되어지다 보니 모두가 극도의 피로가 일어나는데, 특히 내가 시간을 다 까먹기 시작한다.
한 능선만 넘으면 산대장에게 오만 짜증으로 휴식을 유도하다 보니 완전히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져도 혼자 낙오되면 헬기타는 행운과 더불어 입산금지 벌금을 몽땅 일시불로 지불 할려고 생각하니 앞이 깜깜하여 지는데, 땡깡으로 최대한 지연 작전을 사용하면서 잠깐 휴식을 가져본다.
이렇게 고난의 길을 왜 돈 주고 사서 고생하나 생각하니 이빨이 절로 갈리면서 제일 뒤편에 따라 가니, 그렇게도 찬란한 태양도 아름다운 노을 만들면서 서산으로 넘어가 땅거미가 거대한 지리산 숲속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산 아래를 살펴 보니까 뱀사골계곡 바닥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제법 높은 능선을 걷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산대장이 지금 쯤 오른편으로 내려가면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길을 인도하다가 잘못되어 다시 능선으로 올라가는 고난의 발품을 팔아야 하므로 이 때 내게 총이 없는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만약 내가 총을 가지고 있었다면 산대장은 오늘 이곳 지리산 산신령 쫄따구로 입문하기 위하여 수능 칠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고 바로 산신령 응시 장소에 서류를 접수 시키면서 면접과 동시에 특채로 채용하도록 만들 것 인데, 운수 좋은 날이다.
죽을 힘으로 언덕 낭떠리지 길을 개척하여 능선에 올라서서 다시 끝 없는 길로 걸어가는데, 이제는 어둠이 완전히 내려 앞 사람의 모습도 희미하게 보여진다.
마지막 능선을 두고 이제는 다 왔다는 안도의 생각이 앞 서다 보니 발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몸에 열이 너무 올라와 발열이 불가능하여서 그런지 오장육부가 다 뒤 틀리기 시작한다.
지금 까지 넘은 능선이 자그만치 50개가 넘었다고 자부하면서 이젠 마지막 한개의 능선에는 아푼 배와 다리를 머리에 이고서 4발로 기면서 최후 능선을 넘어서니 한개의 무덤에 도착한다.
여기에서 부터 원점인 "반선 탐방로" 안내소에서 비치는 불 빛을 의존하면서 도로에 내려서니 발길이 전연 움직이지 않아 도로에 길게 한일자로 늘어지는데, 잘 걷는 백두대간 선수들과 산대장도 언제 시야에 살아지고 마지막까지 꼴치로 완주하면서 큰대자로 들어눕는 사람은 달랑 6명 뿐이다.
잠시 휴식을 가진 후 반섬 다리를 건너면서 핸드폰 시계를 보니까, 시간은 벌써 오후 8시 5분 전을 가르키고 있다.
대부분 산행에는 올라가는데 힘이 들므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내려오는 것이 수월하여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오늘은 거의 쉼도 없이 순수 하산 시간을 계산하여도 자그만치 4시간 30분이나 소요된 산행이다.
야아... 이것이 묻지마 산행인가?
총 10시간 소요된 산행이 되는데, 평상시 나는 나의 산행 실력을 잘 알기 때문에 4시간 이상 죽어도 시도를 잘하지 않지만 오늘 정말 귀신에 홀린 듯 죽음으로 들어갔는 것 같은 산행이 된다.
현재 집에 도착하여 팔 다리와 온몸에 고장이 발생하여 몸져 들어 누었는데, 석달 열흘 몸조리 하여야 일어남이 가능하여 질 것 같아 앞으로 지리산 쪽으로 바라 보지도 오줌도 누지 않겠다는 경험을 가진 하루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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