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1일.(화요일)
* 화목정을 관람하면서.
나는 1주일에 1-2번은 반듯이 나의 고향 경북 성주군 용암면에 있는 나의 농원으로 가기 위하여 대부분 성주대교를 건너가는데, 성주대교 입구에 보물 제2053호로 지정이 된 '하목정(霞鶩亭)' 앞을 지나간다.
나는 지금으로 부터 14년 전 2010년 9월 18일 하목정을 방문하여 나의 불로그에 기술한 경험이 있는 문화재가 되는데, 하목정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과 성주군 선남면의 경계를 이루면서 흘려가고 있는 낙동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하목정은 낙동강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다가 동쪽으로 틀어 흐르면서 2Km나 되는 '형제암' 석벽이 병풍처럼 뻗쳐있는 명승지 옆에 정자가 지어져 있는데, 이곳 하목정에는 한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배롱나무 군락지가 일품이다.
그래서 오늘은 혼자 농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하목정 배롱나무를 구경하기 위하여 발길을 돌려보는데, 옛날 하목정 주변으로는 '하산유원지' 이라고 알려져 있으면서 하목정 바로 아래 명사십리(明沙 十里)가 펼쳐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 명사십리 너머 멀리에는 가야산과 비슬산이 아련하기 보이고 해질녁 저녁노을이 낀 명사십리 위 창공에 나는 철새를 보고 있으면 장관을 창출하는 장소가 되었는데, 현재 낙동강의 제방을 높게 쌓아 강폭이 줄어들면서 아름다운 백사장도 살아졌다.
하목정 앞에는 거대한 성주대교 2개가 놓여 시야를 흐리게 하고 있고, 더불어 정자 앞에 높은 빌딩의 Love Hotel 및 낙동강변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메운탕 음식을 팔고 있는 식당이 장사진을 이루다 보니 옛 풍경이 완전히 살아졌다.
이러한 유흥업소를 지나 조금 들어가 하목정 앞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시키고 하목정을 구경하는데, 좁은 골목의 끝지점으로 올라가면 정면으로 하목정으로 들어가는 정문이 자리하고 있으며 오른편에는 살림집으로 들어가는 대문이 마주보고 있다.
< '하목정' 으로 들어가는 정문 및 대문 >
정문 앞에 하목정에 관련되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는데, 안내문에 따르면 하목정은 조선 선조 37년(1604년)에 팔공산 등지에서 임진왜란 의병장을 지냈고 현감 벼슬을 한 낙포(洛浦) '이종문(李宗文)' 장군이 건립한 정자이다.
< '하목정' 을 소개하고 있는 안내문 >
원래는 안채와 사랑채, 사당, 행랑채, 중사랑채, 도장채 등 한무리의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그중 하목정은 주택의 사랑채로 사용하였지만 안채가 살아지면서 부터 정자로 사용하고 있디고 한다.
< 하목정 오른편 살림집으로 들어가는 '대문' >
< 하목정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는 '살림집' >
하목정으로 들어가는 정문을 통과하면 다른 곳의 정자와 달리 공간구성의 특색을 가진 정자(亭子)를 만나는데, 정자는 누(樓)와 방이 앞뒤로 덧달려 전체적으로 우물 '정(丁)' 자 모양을 하고 있다.
< 하목정으로 들어가는 '정문' >
< 독특한 공간구성을 가지고 있는 '하목정' >
< 측면에서 바라보는 '하목정' 전경 >
< 대청마루 위에 쓰여 있는 '하목정' 글씨 >
누(樓)는 정면 3칸에 측면 2칸으로 총 6칸의 넓은 대청마루로 이루어져 있고, 누마루 뒤쪽에 정(丁) 자의 날개 쪽에 3개의 온돌방과 더불어 1개의 마루방이 나란하게 붙어 있어 건물 전체가 10칸이 된다.
< 6칸을 가지고 있는 '대청마루' >
< 대청마루와 함께 하고 있는 4칸의 '방' >
특히 하목정의 특색은 지붕의 '처마 및 부연(附椽)' 에 있는데, 일반적으로 처마의 곡선은 안으로 오목하게 이루어지지만 이 집의 경우에는 그 반대로 밖으로 약간 볼록한 느낌이 들도록 곡선을 주고 있다.
< '부연' 으로 달아내고 있는 처마 >
그래서 처마의 곡선이 마치 부채 모양의 선(扇)을 닮은 꼴로써 이런 지붕처마를 소위 '방구매기 처마' 이라고 하는데, 방구매기 처마는 처마 안쪽에 허리곡선을 주는 대신 반대로 추녀를 짧게하여 둥근처마를 이루는 기술을 말한다.
또한 하목정에는 다른 정자에서 달지 못하는 부연을 달고 있어 차별화를 나타내고 있는데, 조선시대 사대부에서 건축하는 정자는 부연을 달지 못하도록 금지되어 있지만 하목정은 지붕 서까래 끝에 부연이라 하는 네모진 짧은 서까래를 설치하고 있다.
부연은 처마를 위로 들리게 하여 날아갈 듯한 곡선을 이루게 하는 구실을 하는 것으로 삼국시대 이래 궁궐 등 고급 건물에서 건축기법으로 사용하였는데, 이곳 정자에 부연을 설치한 것에는 특별한 뜻이 있다고 한다.
조선 16대 인조(仁祖)가 왕이 되기 전 '능양군' 시절 하목정 앞을 지나 가다가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워 하목정에서 하루밤 유숙하였는데, 훗날 능양군이 왕이 되고 나서 정자를 지은 이종문 장군의 맏아들 '이지영(李之英)' 이 왕의 강론을 듣게 되었다.
이 자리에서 왕이 옛날을 잊지 않고 '너의 집 하목정은 경치가 좋은 곳에 지어진 건물인데 부연을 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라고 물었는데, 그래서 이지영 선생님 답변에서 '일반 평민의 집에는 감히 부연을 달 수 없다' 고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인조는 '정자(亭子)는 사가(私家)와 다르니 개축(改築)하여 부연을 다는 것도 무방하다' 라고 하면서 내탕금(內帑金) 200냥을 하사하였는데, 그래서 이지영 선생님은 건물을 새롭게 개축하게 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하목정이라는 이름도 하사를 하였는데, 하목정이라고 하는 것은 당나라 시인 '왕발' 이 중국 강서성에 있는 등왕각이라는 정자에 머물면서 지은 '등왕각서' 에서 따온 것으로 아마 하목정이 중국의 등왕각과 너무나 유사한 풍경을 가졌다고 한다.
'등왕각서(滕王閣序)' 이라는 시의 내용은
* 낙하여고목제비(落霞與孤鶩齊飛) : 지는 노을은 외로운 따오기와 가지런히 날아가고,
* 추수공장천일색(秋水共長天一色) : 가을 물은 먼 하늘색과 한 빛이네.
하목정 주변에는 아름다운 정원도 함께 하고 있는데, 정자 뒤편에 아담한 연못도 만들어 놓고 있으면서 연못 주위에는 아람들이 '배롱나무' 에는 백일 동안 붉은 꽃들이 만발하게 피면서 정자의 운치를 더하여 주고 있다.
< 하목정 마당에 피고 있는 '배롱나무' >
< 하목정 주변에 만들어 놓은 '연못' >
< 마당 가장자리에 피고 있는 '배롱나무' >
건물 뒤편에는 사당(祠堂)으로 올라가는 오솔길로 이어지는데, 오솔길에서 하목정 지붕을 내려다 보면 환상적인 용마루 곡선미(曲線美)를 볼 수 있다.
< 사당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배롱나무' >
< 굵기를 나타내고 있는 '배롱나무' 밑둥지 >
용마루 곡선미는 마치 날아가는 따오기 날개와 같고 날씬한 '오드린 헵번(Audrey Hepburn)' 의 엉덩이와 같이 S Line을 하고 있는데, 조상의 지혜가 묻어나는 건축기술(建築技術)이라 하겠다.
< 배롱나무 꽃과 함께 하고 있는 '하목정' >
< 'S' 라인을 하고 있는 용마루 >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사당(祠堂)으로 들어가는 대문이 자리하고 있지만, 대문이 굳게 잠겨져 있어 내부 관람이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어 다소 아쉬움이 묻어나는 사당이다.
< 살림집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사당' >
이곳 사당에는 이지영 선생님 증손자가 되시는 '이익필(李益馝)' 장군이 영조 때 '이인좌의 난' 을 평정하는데 크게 공을 세워 문무 3등 공신에 봉하여 졌고, 그가 죽자 나라에서 불천위(不遷位)를 내려 사당에 모시고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
< '이익필' 장군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 >
< 하목정 앞에 자리하고 있는 '러브 호텔 및 음식점' >
< 사당 입구에서 바라보는 '성주대교' >
< 배롱나무 사이로 보이고 있는 '성주대교' >
사당 내부에는 이익필 장군의 영정 2점을 비롯하여 갓, 큰칼, 갑옷 등이 보존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 하목정이 나의 고등학교 한 동문의 외가집이라 하여 더욱더 애착이 가는 정자이라 하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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