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1일 (일요일)
버스는 단양 Toll gate 벗어나 "충주호" 곁에 있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 따라 충주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면 월악산 산자락이 되는 "얼음골" 초입에 있는 조그만한 마을이 나타난다.
제비봉 등산은 대부분 이 곳 얼음골에서 시작하다 보니 대형 버스들이 도로 가장자리에 등산객을 내려놓고, 하산길에 있는 "장희나룻터" 로 가 대기한다.
마을길을 통과하면 산행초입이 나타나면서 이 곳에서 부터 등산객들의 긴 줄을 형성하면서 한사람 한사람씩 산길로 빨려 들어가는데, 이내 산길은 급경사 오르막 길로 이어지며 적송으로 이루어진 소나무 숲속으로 길이 나 있다.
앞 사람의 뒷 꽁무니 따라 약 1시간의 올라가면 "제비봉" 정상의 크다란 암벽 밑에 도착이 되고, 이 바위를 180도 돌아 한 10분 정도 고생하면 "제비봉" 정상에 선다.
이 곳 제비봉은 "월악산국립공원" 에 속하고 있지만, 월악산 명성에 가려 정상석 하나도 갖추지 못하고 나무로 만들어진 4각 기둥 "정상 712m 제비봉" 이라는 초라한 이정표로 등산객을 안내한다.
< 충주호를 배경으로 한 "제비봉 정상" 안내표시도 >
그런데, 이 산의 정상에서 보는 조망을 보고 있으면......
저 멀리 서쪽에는 금수산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청풍 명월을 연결하는 다리와 100m 정도 높이로 뿜아내는 분수대의 시원한 물줄기, 그 사이에는 더 넓은 "충주호수" 의 푸른 물위에 떠 다니는 호화 유람선, 발 아래는 "단양 팔경" 중 제일 경으로 명성을 가지고 있는 구담봉, 옥순봉과 옥순대교, 북쪽으로는 소백산 산자락에 있는 단양군시가지를 형성하고 있는 빌딩 숲, 동쪽으로는 국립공원 월악산 암봉으로 이루어진 능선들이 발 아래 머문다.
정상에는 넓은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공간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성장하고 있어 식사 하기에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어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지참하고 있는 음식으로 파티를 하고 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약 30분 정도 하산을 하면 오늘의 절경이 되는 "암릉구간" 에 도착된다.
여기서 약 1시간 정도 내려가면 암릉길의 풍광이 나타나는데, 나의 실력으로는 도저히 문장으로 표현 하기에는 불가능 하다.
그래서 한국의 여행가 "이두영" 씨 "살아 생전 꼭 가봐야 할 우리 땅 30선" 이라는 Best Seller 책에 최고의 코스로 기록하고 있는데, 그 분의 책으로 대신 하리라.
암릉 구간 중간쯤 내려가면 "전망대" 가 나타나면서 이곳에서 다시 한번 더 주변 풍광을 돌아보면 충주 호수 건너편 가은산 기슭에 있는 호수물이 많아지면서 수몰 되는 "강선대" 라는 바위가 있는데, 그 강선대 위 쪽에 한기의 무덤이 있으면서 그 무덤이 "두향" 이 무덤이다.
< 구담봉 및 충주호 전경 : 강건너 편 강선대가 있으나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음 >
두향 : 그 녀는 작가 "최인호" 선생님이 30년 간 방대한 자료를 모우고 역사의 현장에 직접 방문하여 체험을 통하여 기록하여 만든 불멸의 소설 "유림(儒林)" 의 총 6권 중에 제3권 "명기 두향" 편과 제6권의 "일지매" 편에서 2회에 걸쳐 그 녀의 일대기를 기술하도 있는데, 조선시대 매화꽃에 대한 시와 글을 제일 잘 표현한 명기로 기술한다.
퇴계 "이황" 선생은 살아 생전 2번 결혼을 하였으나 2명의 부인 다 단명하여 일찍부터 홀로 살면서 학문에 매진 하였는데, 항상 허전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노후 두향이에게 깊은 마음을 의지한 사이가 된다.
그래서 현재는 퇴계 문중에서 두향을 정식부인으로 인정하여 1년에 한번씩 문중에서와 단양군청에서 제사 및 묘사로 추모하고 있으며, 양쪽 지자체에서 두향을 "오페라" 로 만들어서 곧 무대에 올리기 위하여 맹 연습 중이라고 한다.
작가 최인호 씨가 표현한 두향이 삶을 요약하여 보면 퇴계 선생님이 한양에서 벼슬을 하다가 고향에 있는 부모님에게 효도를 하기 위하여 벼슬을 늘 사양하다 보니, 긍여지책으로 안동에서 제일 가까운 단양군 군수로 명을 내린다.
그곳 단양에서 30살 이상이나 젊은 두향이가 퇴계 선생의 탁월한 학문에 버금가는 재능을 가지다 보니, 틈만 나면 강선대에서 시(詩) 짖기 등 학문을 논하면서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특히 퇴계 선생님이 그녀가 쓴 "매화에 대한 시" 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단양에서 거의 1년도 근무하지 못하고 안동 고향으로 낙향하니까 죽령고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음만 애 태우다가 퇴계 선생님이 돌아가시는 날 동일한 시간에 남한강에 투신하여 생을 마감한 "정려(精勵)" 의 여인으로서 현대에 귀감이 되는 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 최인호 씨가 대작을 만들기 전에 단양군에 있는 군청 홍보과에 찾아가 두향이 자료를 수집하고, 직접 군청에서 내여준 배를 타고 무덤에 찾아가 소주 한잔 올리고 나서 글을 쓰기 시작하여 "유림" 이라는 대작을 완성하였다.
"유림" 에서와 같이 나도 이곳 제비봉 종주코스 산행을 3시간도 안 걸리므로 빨리 등정을 마치고 장희나룻터에 가서 물을 건너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심정이 발동하나 옥순교 방향으로는 암릉길이라 전연 접근이 불가능하다.
더 넓은 충주호를 가로 질려 수영이라도 하면서 갈려고 하니 맥주병이라 그것도 불가능하고, 다른 방법에는 개인적으로 나룻배를 임차하여 갈려고 하니 실업자 주제에 호주머니 사정도 큰 문제가 되지만 단양군청에서 허가 없이는 전연 불가능하다고 한다.
"황진이" 를 사랑한다는 시를 썼다가 밥통이 날아간 조선 중기 백호 "임제" 양반의 폐기가 생각난다.
청초 우거진 곳에 자는 듯 누워나니, 홍안은 어디로 가고 백골만 남았는가? ...... 라는 시.
나도 호수 건너편에 백골로 누워있는 두향이 자태를 상상하여 보면서, 저물어 가는 호수가에 앉자 잔 잡고 권할 사람 하나 없이 혼자 마시는 소주 한잔을 "충주호" 로 띄어 보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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