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0일.(금요일)
금일 오후 부터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지만, 작년까지 많이 이용하였던 "산앙산악회" 에서 금년에는 백두대간 종주에만 신경 쓰면서 주중 산행이 거의 하지 않다가 모처럼 주중 국립공원 월악산의 한 모통이를 점유하고 있는 "금수산 및 가은산" 산행을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금수산과 가은산은 청풍명월의 도시 제천시가 품고 있는 명산으로 금수산은 한국 100대 명산에 속하는 산으로 2008년 8월 한번 산행한 경험이 있는 산이다.
오늘 시도하는 가은산은 청풍호수 중 최고의 조망과 단양 팔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구담봉 및 옥순봉" 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호수 위에 떠 있는 산이라고 인터넷을 통하여 호평하고 있는 산이라 한번 도전하여 본다.
< 제천시가 홍보하는 가은산 입구 "청풍명월" >
특히 더욱더 가은산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몇년 전 월악산 가장자리에 있는 "제비봉" 이라는 산에 올랐다가 하산지점인 장희나루터 호수 반대편 강선대 옆에 잠들도 있는 퇴계 "이황" 선생님의 애첩 "두향" 이 무덤도 재차 볼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8시 30분 단촐한 등산객만 탑승하다 보니 넓게 자리를 점유하면서, 북쪽으로 달려 충주호반 주변에 만들어진 오솔길 따라 운행하여 11시 10분 "옥순대교" 옆에 있는 주차장에 정차한다.
< 충주호반을 가로질러 만들어진 "옥순대교" >
버스에는 금수산으로 산행 할려고 하는 5-6 명만 남고 대부분 산행인들이 하차하여 옥순대교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 한번 찍을려고 하는데,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몇몇 사람들은 충주호에서 운행하는 유람선이나 타면서 여흥이나 즐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렇게 많은 비가 아니라서 모든 사람들이 산행 초입으로 길을 잡는다.
이곳 가은산은 국립공원 월악산의 영역에 속하지만, 호반으로 인하여 국립공원이 2분화 되다 보니 관리의 난맥으로 국립공원관리 사무소에서 2010년 9월까지 출입을 통제하였다.
그래서 2010년 9월부터 새롭게 출입은 허용하지만, 산의 대한 안내 입간판 및 안전시설은 2011년 말까지 설치가 되므로 올해는 산행인이 알아서 산행하라는 광고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다.
< 가은산 산행 시에 "주의사항" 현수막 >
산행 초입에는 충주호반의 전경과 더불어 옥순봉 암벽을 구경하기 위한 전망대가 옥순대교 옆 절벽 위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곳까지 올라가는 나무데크가 잘 만들어져 있다.
< 산행 초입으로 올라가는 "나무테크" 계단 >
이곳 전망대 정자에 올라서면 맑은 물이 가득 담겨져 있는 충주호반을 가로 질러 만들어진 빨간색의 옥순대교 아래로 유람선 한척이 고성방가의 풍악소리를 울리고, 하얀 파도를 만들면서 지나가는 조화의 모습이 하나의 풍경화와 같이 수 놓고 있다.
< 옥순대교 옆 언덕 위에 설치된 "정자" >
< 정자에서 바라본 옥순대교 밑을 통과하는 "유람선" 과 다리의 조화의 풍경 >
더욱더 옥순봉과 구담봉의 아름다운 풍광을 설명하는 유림선의 선장 목소리가 온 계곡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려펴지고 있지만, 선장의 해설이 음악과 바람소리가 혼합되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다.
< 정자에서 바라보는 기암괴석의 "옥순봉" 전경 >
약간의 가랑비 속에서 10여 분 간 고도를 상승하여 야산 능선에 올라서면서 울창한 숲속으로 길이 이어지는데, 이제는 가푼 호흡도 좀 자지려 진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면 가은산에서 최고의 암릉 미를 자랑하는 "새바위" 가 멀리서도 보이는 능선에 서는데, Guide 설명에 의하면 능선에서 임도 따라 조금만 더 앞으로 진행하여 고개 마루인 4거리 안부에 도착한다.
안부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조그마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면 새바위가 나타나고, 새바위 밑으로 뚝 떨어져 호반 옆으로 거대한 벼락바위와 암벽을 형성하고 있는 둥지봉으로 돌아가면 가은산의 최고의 명품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 능선에서 바라보는 "새바위" 전경 >
4거리 안부에 도착하여 모든 사람들이 새바위 방향으로 가는데, 제일 나이가 많은 나는 나의 산행 실력으로는 아무리 생각하여도 그렇게 돌아서 젊은이를 따라 갈려고 의도하여 본다.
하지만 암벽 산행에 자신이 서지 않아 산림욕이나 실컨하면서 여유로운 산행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직진 방향의 지름길을 선택하여 호젖한 숲길로 무아지경으로 걷고 걸어 한 능선에 올라서니, 둥지봉으로 돌아서 오는 길과 합류 지점에 이른다.
< 울창한 숲속으로 걷는 "산행길" >
약 1시간 이상이나 단축하여 숲속 길로 산행을 하다 보니 많은 여유가 발생하여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가은산"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가는 길 곳곳에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혼자 올라 갈려니 많은 주의와 인내가 요구되는 산행길이다.
최대한으로 느린 걸음으로 주위 풍광도 즐겨보는데, 먼 발치에는 아름다운 충주호수 변에 자리잡고 있는 장희나루터에는 실사이 없이 유람선들이 승격을 승선시키기 위하여 잠시 머뭄을 가지다가 다음 목적지로 정처없이 떠나간다.
< 구담봉을 지나 "장희나루터" 로 들어가는 유람선 >
오른편 어께 위에는 금수산 줄기에서 뻗어내리는 산맥 해발 710m "말복산" 이 높게 보이고 있는데, 그 산 발치 적성산 기슭 강선대 위에 초당을 짖고 살다가 퇴계 선생님이 돌아가시는 시간에 비록 천만리 머나먼 곳에서 떨어져 있어도 영감으로 자결한 중년의 여인이면서 한 때 기생이었던 "두향" 이 무덤이 있다고 한다.
< 푸르름을 뽐내고 있는 "말복산" 전경 >
2009년 월악산 제비봉을 산행하고 나서, 하산하는 지점인 장희나루터 물가에 혼자 앉자 넓은 충주호수의 푸른물 반대 방향에 있는 강선대 옆 두향이 무덤을 그려 본다.
오늘은 무덤 근교에 있는 산자락까지 올라왔지만, 호수가로 내려가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그녀의 무덤을 다시 한번더 상상하여 본다.
< 뒤쪽 희미하게 보이는 "제비봉" 능선과 장희나루터 풍광 >
기생 두향이는 "황진이" 이나 "논개" 와 같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기생은 아니지만, 우리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퇴계" 이황 선생님의 정부인으로 추대받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면 절로 그녀의 인품을 알 것이다.
두향이 일대기를 잘 표현하고 있는 한국문단에서의 대표 작가 최인호 선생님의 "유림(儒林)" 이라는 대작을 요약하여 보면, 그녀의 나이 18세일 때, 48세의 퇴계 이황 선생님이 이곳 "단양군수" 로 부임하여 약 8개월 간 근무할 적에 퇴계 선생님과 글벗이 되어 많은 시와 문학을 남긴 인물이다.
그녀는 중종 때의 사람으로 단양에서 출생하여 거문고에 능하고 난과 매화를 사랑하였는데, 특히 퇴계 선생님을 사모한 여인으로 희고 푸른 암석봉이 천 여개의 죽순 모양으로 우뚝 솟아올라 신묘한 형상을 하고 있으며 단양팔경 중에 제1경으로 꼽고 있는 "옥순봉과 구담봉" 주변에서 많은 연분을 만든 사이가 된다.
퇴계 선생님이 고향 안동 땅에 가까운 풍기군수로 이동 할 때 이별의 징표로 그녀 치마 폭에 '두보" 의 시 한편을 써 주 었는데, 그 시의 내용은 "사별이탄성(死別已呑聲), 생별상측측(生別常惻惻)" 이며 헤어짐의 아쉬운 심정을 글로 표현하였지만 미완성의 시로 남겨두고 떠난다.
이어 퇴계 선생님이 관직을 그만 두고 고향 땅 안동으로 돌아와 20년 간 후학을 양성하면서 생활하다가 임종이 가까워 질 때 두향이가 인편으로 퇴계 선생님 집을 방문하여 치마 폭에 시의 후편 2절구를 받는데, 그 시가 "상간일소천응허(相看一笑天應許), 유대불래춘욕거(有待不來春欲去)" 이다.
20년 동안 사랑하는 임을 만나지 못하고 기다림 속에 운명을 다 하여지는 선비의 간절한 애정 표현을 치마 폭에 써서 보내어 주고, 그 후 2년간 더 병마와 싸우다가 선조 3년 1570년 12월 8일 오후 5-7시에 임종 하신다.
퇴계 선생님이 두향이에게 20년 간 공간을 두고서 써준 전편과 후편의 시를 연결하여 한글로 다시 한번 더 번역 기록하여 보면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 없어라.
서로 한번 웃은 것 하늘이 허락한 것이었네,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봄날은 다가려고 하는구나."
녹색의 빛깔로 물들고 있는 오솔길을 걸어 가면서 상큼한 피톤치드와 테르핀(Terpene)의 방향성 물질에서 뿜는 냄새가 코 끝을 진동하면서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이 폐부까지 찔러오는 청정공기를 마시다 보니, 내 몸속에 기생하고 있는 만병의 원흉들이 땀과 함께 배출되는 소리가 심장을 통하여 진동을 친다.
한참 비탈길을 올라가면 밋밋한 봉우리에 이르면서 또 다른 가은산 삼거리 안부 지점이 나타나면서 이곳 봉우리가 "노송봉" 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수십 그루의 노송 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그렇게 불려지나 보다.
봉우리 주변에는 현수막으로 산길을 안내하고 있는데, 오른편으로 조금만 가면 가은산 정상이 있으며 그 곳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와 상천 주차장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표시로 길을 안내하고 있다.
< 가은산 "노승봉" 에 붙어있는 현수막 : 새바위에서 둥지봉 구간은 출입을 금지시킴 >
6-7분 정도 걸어 해발 575m "가은산" 정상에 이르니 검은 정상석 하나만 외롭게 자리를 잡고 있는데, 혼자가 되는 나의 심정을 이해하는 듯 주변에 넓은 휴식 공간을 제공하여 준다.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정상석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진 한장만 찍고 적당한 곳에 자리 펴고서 뒤에서 따라오는 일행도 기다리면서 천천히 점심식사를 가지고 있는데, 벌써 모내기를 알리는 뻐꾸기 소리가 산을 맴돌면서 울고 지나가는 소리도 정겹다.
< 특별한 조망이나 특색이 없는 "가은산" 정상석 >
언제나 산행 때마다 나의 배낭에 넣어다니는 작은 소주병 하나를 꺼내어 반주로 한잔 음미하는데, 절로 노래 한 소절이 읍조려 진다.
녹음이 우거진 가은산 정상에 홀로 앉자 아름다운 기생 두향이를 옆에 두고, 뻐꾸기 소리에 장단을 맞추어 불려보는 노래는 내가 평소 애창하는 가수 김세레나의 "새타령" 이 절로 입에서 흘러 나온다.
- 산고곡심(山高谷深) 무인처(無人處), 춘림비조(春林飛鳥) 뭇새들이,
농춘화답(弄春話答)에 짝을 지어, 쌍거 쌍거래(雙去來) 날아든다.
저 쑥꾹새가 울음운다. 울어~ 울어, 울어, 울음운다.
이산으로 가면 쑥꾹쑥꾹, 저산으로 가면 쑥쑥꾹 쑥꾹,
어허~어이~어허~어허~~ 좌우로 다니며 울음운다.
명랑한 새 울음운다. 저 꾀꼬리가 울음운다.
어디로 가나 이쁜 새. 어디로 가나 귀여운 새.
그런데 옆에서 듣고 있던 기생 두향이가 노래도 그렇게 못 부른가 하면서 구박이 대단하여 지는데, 어디 노래가 남을 위하여 존재하나 내가 내 기분에 도취되면 그만인데....
혼자 점심식사를 끝내고 주위를 돌아보고 있으니 정상 부근에 충주호반을 내려다 보는 절경의 장소에 무덤 한기가 있는데, 후손이 누군인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높은 곳으로 벌초를 하려 오는 효심이 나의 부모님 산소와 많이 Over랩 된다.
한참 기다린 후 일행의 도착으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찍으면서 증거로 만들어 보는데, 누가 보자는 사람도 없는데 왜 이렇게 무료하게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는데 완전히 미친 짖거리 이다.
< 기필코 찍어보는 "가은산" 정상석 >
인터넷을 통하여 가은산 유래를 정리하여 보는데, 원래 가은산은 "가는산" 이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마고 할머니" 가 이곳 가은산까지 올라왔다가 손에 낀 반지를 잃어 버렸는데, 모든 능선과 골짜기를 뒤지면서 찾다가 아흔 아홉번째 골짜기에서 반지를 찾게 된다.
그러고 나서 이 산의 한 골짜기만 더 있어 백개의 골짜기가 되었으며 한양이 들어설 골짜기이면서 마고 할머니가 눌려 살려고 했으나, 한양이 되지 못하겠기에 떠나 가겠다는 말만 남기고 다른 곳으로 갔다면서 "가는산" 이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이렇게 깊고 많은 골짜기를 간직한 가은산은 곳곳에 암벽과 노송으로 이루어진 매우 아름다운 산으로,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 할 정도의 풍광 미를 간직한 산이다.
< 기암괴석과 노송으로 이루어진 "능선 길" >
정상에서 남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곳곳에 암벽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 암벽 형상도 물개바위, 기와집바위, 시계바위, 손가락바위, 얼굴바위 등 수 많은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어 능선을 타고 하산하는 재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산행길이다.
<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는 "통천바위" >
<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얼굴바위" >
< 내 같이 날씬한 사람만 통과가 가능한 "바위 굴" >
특히 왼편으로는 청주호반의 푸른물이 월악산 골짜기 구석구석까지 침투하는 풍광 미가 그림과 같이 펼쳐지고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등산의 종점이 되는 "상천마을" 이 거대한 금수산 아래에서 고즈늑하게 졸고 있는 모습도 산행의 피로를 말끔하게 날려보내 준다.
< 월악산 깊숙하게 파고 들고 있는 "호반" 의 모습 >
< 금수산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상천마을" 전경 >
< 해발 1.016m의 "금수산" 정상 풍경 >
수 많은 바위를 타면서 능선의 오르 내림을 반복하다가 오른편 촛대바위를 기점으로 급경사의 내리막 길로 한시간 정도 내려서면 상천마을을 표시하는 마을의 입석 앞에 이르는데, 입석에는 "비단같은 절경 상천 산수유 마을" 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으면서 글과 같이 매우 아름다운을 간직한 마을이다.
< 물고기 아가미 같이 생긴 "촛대바위" >
< 상천마을 표시하는 "입석" >
버스에 기다리는 산행 Guide가 마중 나오면서 좋은 산행이 되었는지 인사하는데, 오늘 처음 계획한 새바위와 동지봉으로 가지 못했다고 하니 산행에 많이 잘못 되었으며 안꼬 없는 찐빵만 잔뜩 먹었다고 한다.
추후 다시 한번 더 도전하여 아름다운 가은산의 새바위와 둥지봉 풍경을 즐겨야 하겠다고 하는데, 그놈의 가랑비와 고소공포증이 완전히 나의 산행(山行)을 망치게 만들었다. - 끝 -
'산행 및 트레킹.(충청남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청북도 괴산군이 자랑하고 있는 "등잔봉 산행 및 산막이옛길" 의 트레킹 코스를 걸어보면서. (0) | 2012.07.10 |
---|---|
충청북도 괴산군에 있는 "칠보산" 에서 우중 산행을 하다 보니 아쉬움이 너무나 남는다. (0) | 2011.07.25 |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날 투표를 빼 먹고 충북 괴산군에 있는 "악휘봉" 으로 등산을 간다. (0) | 2010.06.04 |
충청남도 괴산군에 있는 "낙영산" 과 한국 공수부대 유격 훈련장을 통과하는 산행을 가져본다. (0) | 2009.10.07 |
콩밭매는 "칠갑산" 풍경과 더불어 2개의 대웅전을 간직하고 있는 "장곡사" 를 감상하고 나서. (0) | 2009.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