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전라)

4월 초파일을 포함한 연휴를 보내기 위하여 전남 화순군에 있는 "운주사" 를 찾아서.(2)

용암2000 2013. 5. 22. 21:42

2013년 5월 17-18일.(1박2일)

 

첫째날.(17일 : 금요일)

보림사 계곡을 벗어나서 조그마한 고개를 넘어 지방도로 839번을 타고 화순군으로 넘어가 29번 국도를 이용하여 광주 방향으로 조금 달리다가 또 다시 지방도로를 이용하여 화순군 도암면 방향으로 들어가는데, 오후 6시 경 운주사 입구에 도착한다.

 

2. 운주사 경내를 돌아보고.

운주사 입구에 있는 개선문에는 "2013 화순 운주 문화축제" 가 5월 17일에서 18일까지 양일간 열린다고 기술하고 있는데, 전국 방방곡곡에는 축제 공화국으로 탈바꿈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 마다 경쟁적으로 축제행사를 개최함과 동시에 경제적인 소득의 창출과 더불어 지역의 홍보 효과를 극대화(極大化) 시키고 있다.

더불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가능한 축제기간을 길게 잡고 행사에 매진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곳 화순군 운주사에서는 많은 경비를 투입하면서도 본전 생각이 없는지 한국에서 제일 짧은 2일간의 행사가 진행하고 있어 많은 의문점을 유발하게 한다.

 

< "2013년 화순 운주 문화 축제" 를 알리는 개선문 >

 

늦은 시간으로 인하여 다수의 차량이 빠져 나간 빈 공간을 찾아 손쉽게 주차를 하고 나서 행사요원이 안내하여 주는 2개의 길 따라 운주사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기존 아스팔트 길과 별도로 농한지를 이용하여 만든 사잇길로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그 중에서 사잇길에는 다양한 꽃밭을 조성하므로 꽃을 감상하면서 걷기에 최상의 조건이 되지만, 단지 2일간을 위하여 너무나 과잉투자가 되어진 기분이 일어난다.

 

< "운주사" 축제장으로 울라가는 길 >

 

< 과잉투자로 만든 "사잇길" >

 

꽃길 따라 운주사 방향으로 조금 들어가면 주차장을 이용하여 임시 먹거리 촌을 형성하고 있는 텐트와 야외 공연장이 만들어져 있는데, 공연장에는 이 지역 주민들의 노래자랑대회가 한참 진행하고 있어 조용한 산사(山寺)를 찾는 사람과 4월 초파일을 통하여 불공을 드릴려고 찾는 불자들에게 많은 소음을 발생시키는 것 같다.

 

< 지역민들의 "노래자랑 대회" 를 개최하는 공연장 >

 

유행가 소리에 장단 맞추면서 행사장 뒤편으로 연결되는 길 따라 조금 올라가면 운주사 경내로 들어가는 매표소가 나타나면서 일인당 3.000원의 입장료를 받지만,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이라서 그런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게 한다.

 

< 운주사로 들어가는 "매표소" >

 

이 매표소를 지나서 아스팔트 길따라 조금 올라가면 운주사 일주문에 도착하여 지는데, 일주문 현판에는 "영귀산 운주사(靈龜山 雲住寺)" 라고 기술되어 있다.

 

< "영귀산 운주사" 라는 현판이 붙어있는 일주문 >

 

일주문을 통과하여 경내로 올라가면서 눈을 좌측으로 돌리면 조그마한 개울 건너편에 다소 넓고도 기다란 잔디광장이 펼쳐지면서 잔디광장에는 행사를 하고 난 스치로폼으로 만든 Block이 어지렵게 딩굴고 있으며, 그 옆으로 한줄의 석불 부처님이 도열하고 있다.

 

< 좌측으로 개울과 진디밭을 두고 "운주사" 로 올라가는 길 >

 

< 일주문 좌측 잔디밭 가장자리에 도열하고 있는 "석불" >

 

오늘 이렇게 늦은 시간을 선택하여 머나먼 운주사를 찾아온 이유는 운주사가 자랑하는 천불천탑(千佛千塔)의 구경과 더불어 야간에 실시하는 "탑돌이" 행사를 관람하고자 하는 숨은 뜻이 있다고 하겠다.

운주사는 천불천탑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는 사찰이며 우리 불교의 깊은 혼(魂)이 서려 있으며, 어느 사찰에도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의 불사를 가진 불가사의(不可思議) 하면서 신비스러움을 간직한 사찰이라고 한다.

현재 운주사에는 석불 93구와 석탑 21기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1481년에 편찬한 "동국여지승람" 에 의하면 운주사는 "천불산에 있으며 절 좌우 산에 석불과 석탑이 각각 1.000개가 있고, 두 석불이 서로 등을 대고 앉아 있다" 라고 기술되어 있어 그 내용으로 보아 정말 그 때 까지 석탑과 석불이 천개가 실존(實存)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겠다.

현재 남아 있는 93구의 석불상은 10m의 거구에서 부터 수십 Cm의 소불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불상들이 산과 들에 흩어져 있으며 이들 불상은 대개 비슷한 형식과 비슷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데, 평면적이고 토속적인 얼굴 모양, 돌기둥 모양의 신체, 어색하고 균형이 잡히지 않고 있는 팔과 손, 다소 어색하지만 그래도 규칙적인 옷 주름, 둔중한 조각기법으로 만든 불상 등 운주사에 있는 불상만의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은 고려시대에 지방화된 석불상 양식과 비슷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석인상(石人像)을 제작하던 석공들이 대거 동원되어 만든 고려 불상이라고 하겠다.

21기의 석탑도 산야(山野) 여기저기에 즐비하게 서 있는데, 둥근 원형탑(圓形塔), 원판형탑(圓板形塔) 같이 특이한 형상의 탑도 있으며 3층, 5층, 7층, 9층 등 층수도 다양한 편이다.

일반적인 4각형의 탑들은 너비가 좁고 높이가 고준(高峻)하며 옥개석(屋蓋石)이 평면적으로 고려 석탑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연꽃 받침석이 많이 보이는 것 또한 고려 석탑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특히 이 석탑에서 눈에 띄이는 것은 기단이나 탑신석의 면석(面石)에 다양한 기하학적인 무늬들이 돋을새김 또는 선새김 등으로 새겨져 있는데, 이렇게 기하학적인 무늬를 사용하는 불상들이 아름다운 주름을 가지므로 운주사 유적의 가장 특징적인 양식이라고 하겠다.

이처럼 특이한 석불, 석탑 천여개가 한 절안에 보관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사찰이고 천불천탑에 대한 독특한 신앙을 보여주는 것으로 높게 평가되고, 아울러 한국 미술사(美術史) 내지 불교사(佛敎史) 연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특히 다른지역에서는 주로 화강암에 불상을 새김하므로 조각하기가 쉽지만, 이곳 운주사 반경 200m 이내에 흩어져 관리하고 있는 천불천탑의 불상들은 부셔지기 쉬운 화산석에 조각되어 있다.

그로 인하여 고도의 기술과 돌의 질(質)을 알지 못하고 조금만 실수를 하여도 균열 또는 파괴가 발생하므로, 우수한 석공들만 작업이 가능하게 하는 장소이다.  

운주사 경내로 들어가는 길 따라 조금 올라가면 양쪽으로 흘려내리는 골짜기 사이에 다소 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지면서 광장 곳곳에 많은 석탑이 안치되어 있는데, 제일 먼저 나타나는 탑이 보물 제796호 "9층석탑" 이다.

그 뒤편으로 여러개의 탑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탑의 종류가 9층, 7층, 5층, 3층 등 다양한 형태의 석탑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어 탑의 백화점이라 하겠다.

 

< 운주사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보물 제796호 "9층석탑" >

 

< 9층석탑 뒤편에 있는 "석탑" 군락지 > 

 

반대로 이 석탑 군락지 오른편 도로 위 산기슭에는 많은 바위들이 놓여 있는데, 그 바위를 의존하면서 다양하게 기대고 있는 불상 또는 서 있는 불상들이 나타나므로 불상과 석탑을 동시에 구경할려고 하니 도로를 사이에 두고 우왕좌왕 하다가 진정한 관람이 불가능하게 만든다.

 

< 도로 오른편 야산 바위에 기대 서 있는 "불상" >

 

< 야산 바위에 기대 서 있는 또 다른 "불상" >

                                                                                   

계속적으로 사찰 방향으로 올라가면 다양한 석탑 및 불상이 자리하고 있는데, 쌍교차문 칠층석탑, 광배석불좌상, 칠층석탑 등 다양한 석탑과 불상을 관람하고 내부로 더 올라가면 보물 제797호 "석조불감(石造佛龕)" 을 만난다.

 

< 탑신에 X자의 기하학적 무늬를 가지고 있는 "쌍교차문 칠층석탑" >

 

<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는 "광배석불좌상" 모습 >

 

< 도로 오른편 야산 바위에 기대 앉아 있는 "불상" >

 

< 도로 오른편 바위에 기대 서 있는 "키다리 석불" >

 

불감은 부처님을 모시는 방이나 집으로써, 운주사 석조불감은 운주사가 자리하고 있는 절터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불감 앞 뒤로 각각 1기의 탑이 옹호하고 있어 야외 불당의 주존불 구실을 하는 모습의 배치 방법을 쓰고 있다.

특히 불감 건물 모양은 팔작형태의 지붕을 갖추고 있으며 그 위에 용마루 등이 조각되어 있는 목조 형태와 비슷하게 건축되어져 있고, 감실 내부는 남북으로 통하게 하여 불상 2구가 등을 맞댄 형태로 배치하고 있어 신비감이 묻어나게 하는 불감이다.

 

< 팔작지붕을 하고 있는 보물 제797호 "석조불감" >

 

이 불감 뒤편으로 보물 제798호 "원형다층석탑(圓形多層石塔)" 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석탑 구성은 하나의 돌로 된 거북이 모양의 지대석 위에 두툼한 원형 단을 만들고 그 위에 탑을 세워져 있어 마치 호빵을 층층하게 쌓아두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 호빵 모양의 보물 제798호 "원형 다층석탑" >

 

이렇게 많은 석탑과 석불 군락지를 구경하고 본찰 입구에 있는 운주문을 통과하여 경내로 들어가 몇 단의 계단 위에 올라서면 "대웅전(大雄殿)" 건물을 만나는데, 오늘이 사월 초파일이라써 그런지 많은 불자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다,

 

< 연등으로 장식하고 있는 운주사 "대웅전" 전경 >

 

< 대웅전 내에서 불공을 드리는 "스님과 불자" >

 

대웅전 오른편으로 지장전(地臟殿) 건물이 보이고 있는데, 왼편으로 스님들이 기거하면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다수의 요사채 건물이 자리잡고 있으며 요사채 건물 앞으로 범종각 건물도 함께 하고 있다.

마침 범종각 건물에서 한 스님이 타종식을 하고 있는데, 타종하는 모습이 하나의 선(禪) 경지에 이르면서 아름다운 종소리가 끊어졌다가 가늘게 연결되어져 가는 맥동(脈動) 소리가 고요한 산사의 골짜기 속으로 메아리가 되어 날아간다.

 

< 범종각 건물 내에서 "타종식" 을 하고 있는 스님 >

 

이 대웅전 건물 뒤편으로 계속하여 올라가면 산신각(山神閣)과 미륵전(彌勒殿) 건물이 자리잡고 있으며, 두 건물 주변에도 발형다층석탑, 명당탑, 마애여래좌상, 석불군 등이 보이고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여 준다.

 

< 대웅전 뒤편에 있는 "산신각" >

 

< 산신각 앞에 있는 "발형다층석탑" >

 

< 산신각 뒤편에 있는 "명당탑" >

 

< 미륵전 옆에 있는 "석불군" >

 

산신각 뒤편으로 만들어진 나무테크 길 따라 솦속으로 조금 올라가면 해발 100m 지점에 거대한 "불사바위" 에 도착하여 지는데, 이 불사바위에 올라서면 지금까지 올라온 운주사 전경이 발 아래에 머물고 있어 아름다운 운주사 골짜기를 한 눈으로 감상이 가능하게 한다.

 

< 운주사 뒤편 영귀산 정상 부근에 있는 "불사바위" >

 

< 불사바위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운주사" 골짜기 전경 >

 

다시 대웅전 마당으로 내려가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탑돌이 행사를 하기 위하여 대웅전 마당으로 연등을 들고 있는 신자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줄을 형성하여 대웅전 부처님을 향(向)하여 불공을 들리고, 큰스님 따라 탑돌이 행사가 시작된다.

 

< 연등을 들고 "탑돌이" 를 준비하는 불자들 >

 

< 사찰 앞에 있는 석탑을 돌고 있는 "불자" >

 

경내를 벗어나 사찰 앞에 자리잡고 있는 모든 석탑 사이 사이를 한번씩 돌며서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다가, 우리 가족은 대웅전 왼편 능선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통하여 조금 올라가면 거대한 거북바위 위에 자리잡고 있는 거북바위 5층석탑과 거북바위 7층석탑을 구경하여 본다.

 

< 거북바위 위에 있는 "5층과 7층 거북바위 석탑" >

 

< 거북바위 아래에 있는 "석불군" >

 

이 석탑을 관람하고 나서 또 다시 나무데크 길 따라 한 능선으로 올라가다가 키다리 석불 한기를 만나고 그 뒤편으로 약 12.6m 크기로 누워 있는 2기의 석불을 만나는데, 이 석불 명칭이 "와형석조여래불" 이라고 한다.

 

< 와불 바위로 올라가는 길 옆에 있는 "키다리 불상" >

 

< 길이 12.6m의 "와형석조여래불" >

 

< 와불 뒤편 능선 마루에서 바라보는 "축제장" 전경 >

 

이 석불을 만들 때의 전설을 읽어보면 신라말 도선국사가 하루밤 사이 천불천탑을 완성시켜 놓고, 마지막으로 조각한 이 와불을 세울려고 하였으나 공사에 싫증을 느낀 동자승이 새벽을 알리는 닭이 울었다고 거짓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로 인하여 와불을 세우지 못했다고 하는데, 언젠가 이 와불이 일어서면 또 다른 세상이 온다는 전설을 간직한 부처님이라고도 한다. 

 

<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와불" >

 

와형석불을 구경하고 나서 산 비탈면 따라 만들어진 길로 조금 내려가면 운주사 불탑과 불상을 만드는데 사용한 바위를 채취한 채석장(採石場)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 칠층석탑과 칠성바위를 만난다.

이 칠성바위는 7개의 원반형 석재(石材)가 무분별하게 놓여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자세하게 관찰하여 보면 북두칠성의 배치와 동일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 "채석장" 을 알리는 안내판 >

 

< 칠층석탑과 함께 하는 "칠성바위" 모습 >

 

< "칠성바위" 를 설명하고 있는 안내판 >

 

칠성바위를 구경하고 나서 공연장으로 다시 내려와 공연을 동참하여 보는데, 마지막으로 가수 "마야" 가 출연하여 다양한 노래를 선사하므로 운주사 골짜기가 완전히 환호의 무대가 된다.

 

< 노래하는 "마야" 가수와 환호하는 관중 >

 

이윽고 공연이 끝나는 시점 운주사 골짜기에 어둠이 내리므로 운주사 야경을 구경하기 위하여 다시 사찰로 올라가 어둠에 묻혀지는 경내를 구석구석 돌아보면서 한번더 사찰을 구경하다가, 저녁식사를 위하여 밤늦게 운주사를 탈출한다.

 

< 연등 불빛으로 장식하고 있는 운주사 "대웅전" >

 

< 불빛 아래에 있는 운주사 대웅전 내 "부처님" >

 

< 연등 조명으로 감쌓고 있는 "석탑" >

 

이왕 이곳 전라도까지 와서 보다 좋은 잠자리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광주광역시의 중심지를 형성하고 있는 충장로 거리로 들어가기로 하는데, 화순읍을 통과하여 충장로에서 제일 번화가에 있는 한 삼겹살 집으로 들어가 소주와 함께 푸짐한 만찬을 가져본다.

그러고 나서 내일도 머나먼 전라도 끝지점에 있는 스로우 시티 "증도" 까지 방문하면서 보람찬 여행 Schedule를 만들기 위하여, 광주천(光州川)이 내려다 보이는 한 호텔로 들어가 목욕과 더불어 깊은 숙면으로 하룻밤을 지낸다. -운주사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