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5일.(수요일)
이제는 일주일에 1회 이상 산을 찾아 맑은 공기와 더불어 산천에 묻혀서 마음의 욕정을 떨쳐 버리고 혼자 사색에 젖어 보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가지고 지금 까지 산을 찾아 다녔지만, 추위가 엄습하여 오는 초겨울로 들어서다 보니 그것도 시들하여 약속기간이 지나가도록 움직이기가 싫어진다.
그래서는 안되겠다는 불현 듯 생각으로 계획도 없이 무작정 집을 나섰는데, 이번에는 봄의 철쭉제로 유명한 황매산과 연결하는 "부암산" 으로 등산을 하기 위하여 길을 떠난다.
버스는 단촐한 식구를 싣고서 경남 합천군에 있는 "합천댐" 방향으로 들어서는데, 댐에는 가뭄으로 물이 많이 줄어 반 밖에 담겨있지 않아 올해 낙동강 하류에서 생활하고 있는 부산 및 마산 사람들에게 많은 고통이 따르겠구나 하는 생각에 젖어본다.
왜 현 정부는 죽어도 4대강 개발에 목을 메어놓고 추진할려고 기를 쓰고 있는데 반하여, 일부 정치가와 이해 당사자들은 죽어라고 반대만 하는지 모르겠다.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다 자살하여 없어진다면 청년 실업자들의 일자리가 많이도 늘어나게 되는데....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잘하여야 국가 백년대계(百年大計)에 대한 안위를 가져올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해결할 수 있는 솔로몬과 같은 지혜를 가진 인물은 진정하게 현 시대는 없는가?
합천댐 주위에 만들어져 있는 댐 전시관 옆을 돌아서니 황매산 주 능선이 아련하게 보이면서, 산기슭을 돌아 황매산 입구에 도착한다.
일부 사람들은 황매산으로 등산을 하기 위하여 사람을 먼저 내려 놓고, 버스는 약 10여 분 정도 더 남쪽으로 달려 산청군 "이교" 라는 아담한 농촌마을의 노인정 앞에 주차를 시킨다.
가을 거리를 끝낸 한적한 농촌의 마을 내부를 가로질려 마을 뒤편에 이르니 "부암사" 라는 사찰로 가는 이정표와 함께 등산의 길을 가르키는 이정표도 같이 붙어있다.
부암산(傅岩山)은 스승 "부(傅)" 자를 쓰며 일명 스승 바위산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한국의 산하에서 악(岳)자나 암(岩)자가 들어가는 산 대부분 다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 산으로 이곳 부암산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부암산은 멀리서 쳐다 보아도 암반의 투성이고, 정상에서 주위를 둘러보이도 역시나 모두가 바위 덩어리의 산이라 하겠다.
산행의 초입길은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임도길로 만들어져 있고, 시멘트로 포장하여 놓아 걷는 아름다움이 반감이 되어지지만 심호흡 크게 하면서 산의 정기를 마셔본다.
몇 걸음 걷다보니 넓은 바위 옆에 "부암사" 라는 안내석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 안내석 뒤편에 앙상하게 서 있는 숲 사이로 사찰 같은 건물 보이고 있지만 오늘은 사찰에 들어가지 않고 그냥 지니쳐간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본격적으로 부암산으로 올라가는데, 가는길 옆으로 아담한 무덤(Grave) 몇 기를 만나지만 무덤이 참 이상한 형상을 하고 있다.
현대 무덤은 대부분 흙으로 덮어 그 위에 잔디를 심는 것이 상식이고, 간혹 동물 피해와 무덤 파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인공적으로 가공한 대리석으로 둘레를 쌓아 조상님 시신 모신것이 근본이다.
하지만 이곳 무덤은 자연석을 이용하여 흙과 함께 둘레석을 만들어 놓은 독특한 무덤 한 기가 있는데, 지금까지 내가 처음 대면한 무덤이라 이 지방에는 독특한 매장 문화를 가진 지방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진다.
왜 이렇게 일반상식에서 벗어나는 무덤이 만들어져 있어도, 그 장례 문화를 연구하여 본 사람은 없을까?
< "자연석" 으로 둘레를 만든 무덤 >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그 후손들이 잘 관리하고 있는 무덤에 불필요한 고민을 하면서 약 1시간 정도 산길 따라 올라가니까, 해발 695m "부암산" 정상에 이른다.
< "부암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
정상에는 "이름없는 산악회" 에서 만들어 놓은 정상석이 넓은 공터 중앙에 서서 등산객들에게 환영인사를 하고 있는데, 참 주위 조망이 너무나 좋아 지금까지 이렇게 숨은 좋은 산을 지천에 두고 먼 곳의 명산만 찾아 다닌 내가 부끄럼이 느껴진다.
북쪽으로 황매산 정상과 중봉 및 하봉의 암봉과 더불어 넓은 황매산 평야가 눈 앞에서 가물거리고 있고, 발 아래는 "감암산" 소나무들이 흰 암벽 사이 곳곳에 자라면서 겨우 푸르름을 보여주고 있다.
< 암벽 사이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 >
남쪽으로는 낮은 산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풍요로운 산청군 농촌 들판을 품고서 이젠 긴 겨울 잠을 잘려고 몸치장을 하고 있다.
부암산 정상에서 감암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암벽에 걸쳐있는 기다란 Rope 잡고서 한참 내려갔다가 다시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데, 가는 길에는 안전 장치가 매우 잘 만들어 놓았다.
< 암벽에 설치해 놓은 "안전다리" >
이름도 없는 소박한 산이지만 산 길에는 길의 이정표, 안내사진, 철계단, 휴식용 평상, Rope 등 안전시설이 매우 잘 만들어 놓아, 나 같이 고소공포증이 많은 사람도 안심하고 산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이곳의 지자체에 대하여 무한한 감사드리고 싶다.
Stainless Steel로 만든 철제 계단 따라 올라가 724m "수리봉" 정상에 서면서 지나온 길 뒤돌아 보니까, 부암산이 수직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암벽 중간 곳곳에 큰 동굴이 이루어지면서 아궁이를 벌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 깊이는 알 수 없이 컴컴한 그림자만 보인다.
여기서 부터 2시간 정도 거리가 되는 감암산 정상까지 가는 능선길이 무척 정겹다.
피톤치드가 물신 풍겨 나오는 울창한 숲을 지나면서 걷는가 하면 때로는 암벽을 타고서 넘은 길, 한없이 나무계단 올라가야 하는 힘든 길, 크다란 암벽이 가는 길에 버티고 있어 한참 우회하는 길, 길이 끊어져 약간 발품도 팔면서 길을 찾아야 하는 곳, 조망을 구경하기 위하여 바위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길, 또한 적당한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아기자기하게 걷는 길 등으로 구성 되어있다.
가는 도중 한 숲속 넓은 공터에서 단촐한 식구가 모여 앉자 식사시간 가져보는데, 어느 한 부부가 가지고 온 진수성찬와 더불어 무겁게 지고온 소주 몇 잔 기울려 보는 점심식사를 가져본다.
이젠 한층 가벼운 배낭을 어께에 걸치고 걷고 있는 길에 산청군에서 근무하는 모범택시 기사 4분이 크다란 암벽 앞에 만들어 놓은 평상 위에서 신선놀음을 하면서 소주와 매실주를 기울이면서, 지나가는 나그네 붙잡는다.
자고로 한국 남자 4명의 황금 Member가 모이면 Go Stop으로 인생의 락(樂)을 즐기는 것이 인간의 기본인데, 여기 4명은 아름다운 산천을 배경으로 심신을 정화시키면서 내일 또 다시 산업현장에서 활동하는데 필요한 체력을 보강한다고 한다.
매 비번 날짜만 되면 배낭을 메고서 이곳 부암산 찾아 흰구름과 맑은 공기를 벗 삼아 아름다운 암벽이 주는 풍광을 안주삼아 풍류를 즐기고 가는 곳 이라고 하는데, 후덕한 인심으로 몇 잔의 술을 권 하으로 참새가 어찌 방아간을 그냥 지나가겠는가?
언제나 변함 없는 우정으로써 산천을 즐기면서 살아가고 또한 생활 터전으로 돌아가 친절한 기사가 되어질 것을 마음 속으로 기원하면서 산길을 재촉하는데, 사양하지 못한 술기운 때문에 그 이후 등산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 아득하게 멀리 있는 "감암산" 능선을 보면서 >
시간이 경과 할수록 Double로 얻어 마신 음주에서 발동이 걸리면서 하늘도 돌고 땅도 돌고 내마음도 돌면서, 암벽길을 올라가려니 나의 몸도 이젠 많이 노쇠가 되었는지 마음과 같이 전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이젠 내 인생도 내리막 길로 들어가나 보다.
시름시름 시간에 의존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듯 해발 834m "감암산" 정상에 이르니까, 먼저 출발한 일행이 한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 "감암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
감암산 정상은 황매산에 가까워지므로 부암산 정상과는 또 다는 풍광이 펼쳐지는데, 참 아름다운 경치의 중앙에 서 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찍고 나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니 "천황재" 3거리 안부에 도착하는데, 여기서 앞으로 가면 철쭉축제 때 조망을 구경하는 황매산 전망대로 가지만 오늘은 이곳 3거리 안부에서 우측으로 하여 하산길로 접어든다.
능선 따라 조금내려 가면 좌측 건너 편에는 황매산에서 내려오는 능선 끝에 "모산재" 암벽의 능선이 펼처지고 있고, 가는 길은 암벽길로 접어든다.
< 멀리서 본 "모산재" 암벽 능선 >
이 암벽 길 중앙에 크다란 "누룩덤" 이라는 바위 한 덩어리가 가는길 막고 서 있는데, 수십개의 바위가 자기 마음되로 상호 올라타고 포개져 있어 질서가 억망이다.
이 바위를 만든 산신(山神)은 누구 대통령과 같이 군에도 안갔는지 관물(官物)도 정리 할 줄 모르는 어설픈 조물주가 만들었나?
< 자기 마음되로 포개져 있는 "누룩덤" 바위 >
어릴 때 고향 농촌에서 밀주를 담기 위하여 할머님이 누룩을 만들어서 포개 놓은 형상과 꼭 닮았다고 하여서, 아마도 그렇게 이름을 붙였나 보다.
참 정겨운 형상을 하고 있는데, 나를 제외하고 몇몇 등산객들은 Rope도 없는 바위틈을 잡고서 누룩덤으로 올라간다.
그분들은 불교 윤회설에 의거 전생에 다람쥐로 있다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낳는지 겁도 없이 가뿐하게 바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귀가 찬다.
바위 낭떠리지 꼭지점까지 가서 주위 풍경을 즐기는 모습이, 밑에서 보는 내가 더 오금이 조려온다.
누룩덤 주위에서 부터 하산길은 전부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암벽에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Rope시설을 잘 만들어 놓아 하산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려도 무사히 계곡 아래까지 내려 올 수 있다.
내려오는 길 중앙에 또 다시 한 기의 무덤을 만나는데, 이곳의 무덤도 둘레석은 자연의 돌로 쌓아놓고 있어 아마 부암산은 이렇게 무덤을 돌로서 쌓은 무슨 숨은 비밀이 있는가?
수천년 전 옛 조상들이 만들었던 고인돌 형상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집트 "피라미트" 무덤은 더욱더 아니므로 참 기이한 풍속을 가진 고을이다.
산을 다 내려오면 풍족한 수량을 옆으로 두고서 임도 따라 한 30분 정도 내려가면, 버스가 기다리는 "대기" 마을이 이른다.
< 황매산 앞 "대기마을" 에서 기다리는 버스 >
부암산과 감암산 종주는 이렇게 산천을 구경하면서 술에 만취가 되면서 느근하게 걸어 보아도 총 5시간이면 충분하게 걷는 산행길이 되는데, 조금도 후회가 없는 매력적인 산행의 코스가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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