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일.
1. 칠선계곡의 산행.
오늘은 계곡 중에서도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지리산에 있는 "칠선계곡(七仙溪谷)" 을 탐방하기로 하는데, 지리산 칠선계곡은 설악산 "천불동계곡" 및 한라산 "탐라계곡" 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아름다운 계곡으로 손 꼽힌다.
이곳 칠선계곡은 지리산 최고봉이 되는 "천황봉" 까지 등산하는데 제일 짧은 코스의 산행길을 가지고 있지만, 10여 년 이상 입산 통제를 시키고 있어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원시림 유지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라 하겠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지역민들의 생활과 경제적 수입에 직결되는 사회적 구조적인 모순으로 인하여 이 계곡을 품고 있는 경남 함양군의 지방자치단체의 군민들과 일부 등산객들의 강력한 항의로 2006년 부터 칠선계곡 전체 길이 18Km 중에 일부분가 되는 약 4.2Km 정도 입산을 허용하므로 많은 관광객들이 다시 찾는 코스 중 하나가 된다.
버스는 88고속도로 통하여 "지리산 Toll gate" 에 내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한참 달려가다가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주차장에 이른다.
깊어가는 칠선계곡의 아름다운 단풍을 즐기기 위한 행락객을 싣고 온 수 많은 버스와 승용차가 도로 변에 만차를 이루고 있는데, 버스이 주차를 위하여 많은 기다림 가지고 나서 겨우 버스에 하차하여 붉게 익어가고 있는 감이 시골 담장길 따라 주렁주령 열려 있다.
주차장에서 협로의 길 따라 한참을 걸어서 올라가면 어느듯 숨이 가슴까지 차 오르는 고개마루에 도착하는데, 여기에서 오솔길 따라 약 1Km 정도 걸어사 가면 차량도 다니지 못하는 오지 중에 오지 마을이면서 화전민들이 살고 있는 "두지터마을" 이 도착이 된다.
이곳 마을에서 부터 칠선계곡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곳 두지터 마을에도 사람이 머물도록 새로운 팬션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또한 길가에는 많은 상가 건물이 형성하면서 갈증에 목 말라하는 등산객들에게 음식과 막걸리를 판매하기 위하여 방문객의 호주머니를 훔쳐보고 있다.
순박한 시골 정서가 물신 풍기는 화전민 마을에 사람들 움직임이 시작한지 벌써 몇 년만에 각박한 세속의 물정으로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면서 자본주의에 물감으로 변색이 되어간다.
마을을 통과하면 이내 출렁 다리가 나타나면서 칠선계곡에서 백미(百味)가 되는 7개의 폭포(瀑布)와 33개 소(沼)가 펼쳐지는 계곡의 초입에 들어선다.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 되어지는데, 산행길은 계곡 따라 만들어져 있지앉고 산허리 정도의 높은 곳으로 만들어져 있어 초입 부터 무척이 힘을 요구하는 길이 된다.
지금까지 칠선계곡 방향의 등산로가 수십년간 통제되다 보니, 다른 어떠한 국립공원 보다 개발이 되지 않아서 나무계단 또는 로프 시설 등 안전 통로가 거의 만들어져 있지 않아서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계곡과 많이 떨어진 산허리 길로 걷다보니, 계곡의 아름다운 풍경 보다 만학단풍(萬壑丹楓)으로 물들고 선경을 감상하면서 약 1시간 정도 걸어서 가면 풍족한 수량이 흐르는 "선녀탕" 이 나타난다.
< 가뭄으로 인하여 단풍이 좋지 않은 "칠선계곡" >
선녀탕에는 일곱선녀와 곰에 얽힌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담(潭)인데,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즐기던 일곱 선녀의 옷을 훔친 곰은 옷을 바위 틈에 있는 나뭇가지에 숨겨 놓는다는 것이 잘못해서 사향노루의 뿔에 걸쳐놓고 말았다.
이윽도 선녀들이 옷을 찾아 헤매는 것 본 사향노루는 자기 뿔에 걸쳐있는 옷을 가져다 주었는데, 이에 선녀들은 옷을 입고 무사히 하늘나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자신들에게 은혜 베풀어 준 사향노루는 칠선계곡에서 살게 해주고, 곰은 칠선계곡과 이웃하고 있는 국골로 내쫓았다고 한다.
계곡에 걸쳐있는 구름다리 건너면서 수 많은 폭포, 소, 담의 계곡미에 푹 빠지면서 아름다운 계곡 따라 좀 올라가면 "옥녀탕" 이 나타나고, 또 다시 20여 분 정도 더 올라가면 "비선담" 이 나타나지만 이내 칠선계곡 풍광을 더 즐기지 못하도록 입산을 금지시키는 통제소 앞 도착하여 진다.
죽어도 꼭 천황봉까지 산행을 원하는 등산객은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통하여 천왕봉에서 칠선계곡으로 올라가는 것과 내려오는 것 허용하는데, 그것도 매년 5-6월 및 9-10월에 주 2회 50명으로 제한 입산만 허용한다고 안내문에 기술되어 있다.
이제는 더 이상의 산행이 불가능하다 보니, 많은 인파들이 이곳 통제소 주변에 있는 계곡에 모이므로 사람의 홍수가 이루어진다.
산을 좋아하는 등산객들은 여기까지 오는 약 4.2Km 산행 코스는 너무나 짧아 아쉬움이 많아지는데, 조금이라도 더 머물고 싶은 인간의 본성이 발동하여 틈만 있는 곳에는 삼삼오오 모여 앉자 지참하고 있는 음식물과 막걸리로 무한정 시간을 보낸다.
< "칠선계곡" 곳곳에 식사를 즐기는 등산객들 >
혼자인 나도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자리를 찾고 있는데, 혼자가 되는 여성 한분이 식사나 같이 하자는 이야기에 적당한 자리 찾아 같이 식사를 하여 본다.
혼자가 되는 여성과 처음 대면하는 칠선계곡의 아름다움과 지금까지 다녀본 산의 이야기로 꽃을 피워 보는데, 여성분도 참 많은 산을 탐방하므로 산에 대하여 희박한 지식과 더불어 산행의 경험이 무궁한 여성이다.
긴 식사를 끝내고 함께 하산하기로 하면서 지금까지 나는 아무도 간섭 받지 않고 혼자 산행하는 것이 나의 취미가 되는데, 이름도 모르는 한 여성과 산길을 내려 올려고 하니 많이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렇다고 내 몰라하고 먼저 내 뺄 수도 없어 약 1시간 정도 함께 하산하여 버스가 정차하고 있는 주차장까지 내려와 배낭을 차에 두고서, 또 다시 칠선계곡의 반대편에 있는 서암정사 및 벽송사에 돌아보기로 한다.
2. 서암정사의 탐방.
서암정사와 벽송사 입구까지 버스가 올라 갈 수 있도록 도로가 만들어져 있지만, 칠선계곡에서 내려오는 시간이 개인적으로 달라 개별적으로 걸어서 서암정사로 향한다.
다시 산길을 올려갈려고 하니 죽을 지경이지만 어쩔 수 없이 한 30분 정도 발품을 팔면서 쉬엄쉬엄 올라가니 서암정사 출입문에 도착하는데, 이 출입문은 "대방광문(大方廣門)" 이라고 하며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굴을 이용하고 있다.
<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석굴 "대방광문" >
출입문은 지나고 나면 "미타굴(彌陀窟)" 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는 요사채 건물을 만나는데, 미타굴에는 스님들이 머물면서 공부하는 집이라 하겠다.
< 스님들이 수도하고 생활하는 "미타굴" >
미타굴 마당 끝에는 분수대와 함께 아름다운 정자가 하나 건립되어 있는데, 이 정자에 올라서니까 지금 까지 등산한 칠선계곡과 더불어 웅장한 지리산 단풍 및 다랭이논 등 아름다운 풍광이 한눈에 머물고 있다.
< 석굴법당 앞에 서 있는 "법종각" 건물 >
그러고 왼편의 바위에 거대한 토굴 하나가 있는데, 이 토굴이 "석굴법당(石窟法堂)" 이며 내부에 들어가 보니 부처님과 보살님 등 각종 조각품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 야산 바위 속애 만들여져 있는 "석굴법당" 전경 >
석굴법당은 동서남북 사방에 불보살을 조각하여 놓아 사방에 빼곡히 들어서 있어 "조형 예술" 의 극치가 되는데, 어찌 인간의 손으로 저렇게 한치의 빈틈도 없이 정교하게 조각을 할 수가 있는가?
이 석굴동굴은 벽송사 주지 "원응스님" 이 혼신의 힘을 모아서 하나하나 조각하여 만든 사찰이라고 하는데, 아담한 동굴내부에 "양각기법" 을 통하여 아미타경의 내용을 만들므로 하나의 거대한 "아미타불경" 의 서사시가 된다.
기초 그림을 그린 화가와 이를 깍아낸 석공들의 혼신의 힘으로 심어져 있어, 법당은 장엄 그 자체가 되는데, 불경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돌로서 조각하여 불교 신자도 아닌 내가 보아도 불도 세계를 이해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법당 내에는 기도하는 신도들로 붐비고 있고 또한 수 없이 많은 신도들이 시주도 많이 하는 것 같는데, 무교가 되는 내가 보아도 환상적이라서 마음이 미동이 일어나지만 마음이 약한 할매나 아지매 돈주머니는 이 서암정사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는 것 같다.
나는 등산하고 난 그 상태로 등산화만 벗고 법당에 들어가므로 발에서 품기는 냄새로 인하여 주위에서 기도하는 보살님들의 인상이 좋지않은 것 같아 대충 내부만 둘려보고 빨리 나올려고 하는데, 조형 예술이 눈에 아롱거리면서 충분하게 감상하지 못함이 아싶다.
사찰 주위를 둘러보니 경내 곳곳에 조경이 너무나 잘 만들어져 있어 글로써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 발길을 돌리기에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게 만든다.
3. 벽송사의 구경.
서암정사를 나와서 또 다시 산길 따라 10여 분 정도 올라가면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가 되는 해인사(海印寺) 말사가 되는 "벽송사(碧松寺)" 이라는 사찰의 마당에 도착이 된다.
< 새롭게 단장하고 있는 "벽송사" 전경 >
< 일반 기와집과 비슷한 형태의 "백송사" 전경 >
벽송사는 조선중기 벽송 "지엄선사" 가 창건한 사찰로써 서산대사 및 사명대사 등 유명한 스님이 수행하여 도를 깨달은 유서 깊은 사찰이지만, 6. 25 때 지리산 인근에 활동한 빨치산 부대의 야전병원으로 사용함으로 국군의 공격으로 소실되어 현재 새롭게 건축하고 있는 사찰이다.
주불을 모시고 있는 법당의 뒷편으로 돌아서 가면 매우 인상적인 두그루 소나무를 만나는데, 소나무의 이름과 같이 너무나 미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도인송(道人松)과 미인송(美人松)" 이라고 불려진다.
< 왼편 웅장한 자테를 뽐내고 있는 "도인송" >
< 세월의 무게로 앞으로 넘아가고 있는 "미인송" >
벽송사는 지리산 전투에서 희생당한 지역 양민들의 위패(位牌)를 모시고 있는데, 양민들의 가족들이 많이 찾는 사찰이다.
다시 걸어서 산을 내려오면 최근 지리산 둘레길 걷기운동으로 이름이 나 있는 아름다운 오솔길을 만나는데, 이 오솔길은 산행보다는 평지를 걷는 즐거움도 색다른 취미를 부여하는 길이라고 한다.
< "지리산 둘레길" 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소나무 >
나도 언젠가는 이곳 지리산 둘레길을 한번 도전하면서 지리산의 풍경에 도취하여 보고, 산의 기슭 따라 살고 있는 산골 주민들의 생활상과 더불에 애환(哀歡)을 느껴 보리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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