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해도 저물어가는 2009년 12월 23일 수요일.
작년 겨울 이때 눈길 걸어면서 순천시 선암사에서 출발하여 조계산의 정상인 장군봉을 거치면서 송광사 까지 종주하여 본 추억의 조계산에, 오늘 등산계획은 작년에 다녀보지 못한 숨은 곳을 찾아서 등산하여 보겠다는 마음에 품고서 길을 나선다.
조계산 주위에는 "주암호 및 상사호" 의 거대한 인공호수가 둘러 쌓여있어, 특히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내려 눈길을 걷고 싶은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전남 호남정맥 끝자락에 있는 도립공원이다.
아울러 이곳의 산에는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유명한 사찰 2개가 동시에 자리잡고 있는 문화재의 보고가 되는 산이라 하겠는데, 동쪽에는 태고종 총람인 "선암사(仙巖寺)" 가 자리잡고 있다.
이 선암사 사찰에는 보물이 8개가 보유하고 있으며 현 정부 실세 중 실세인 서울 은평구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했다가 선거에 낙선하고서, 마음 비운다고 보따리 쌓서 제일 먼저 찾은 곳으로도 유명한 사찰이다.
서쪽에 있는 "송광사(松廣寺)" 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인 승보(僧寶)사찰로써 한국 불교문화를 빛낸 유명한 국사가 16명이나 배출한 사찰인데, 문화재로서는 국보 4개 및 보물이 무려 11개가 보유하고 있어 사찰 자체가 문화재 덩어리 산실로서 공부 할 재료가 너무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찰이다.
지금까지 송광사 사찰을 몇 번이나 방문하여도 수박 겉 할퀴로 스쳐 지나가다 보니, 무관심만 가득차 있어 이번에는 문화재 한 곳이라도 똑똑히 보고 배우자는 마음 간직하고 출발하여 본다.
이렇게 유명한 사찰을 간직하고 있는 조계산은 대구에서 산행하기에는 다소 먼거리가 되지만 당일로 산행하기에 적합한 6시간 정도 산행시간이 소요 되므로써, 나에게 체력 안배에 매우 적합한 산 중에 하나이다.
버스는 선암사 주차장에 등산객을 내려 놓고 송광사 주차장으로 떠나 그곳 주차장에 기다리게 하는데, Guide는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매표소로 들어가 인당 1500원 관람권을 지불하고 입장시킨다.
사찰의 초입에는 도토리 나무가 우거진 숲길 따라 조금 걷다보면 아치형으로 이루어진 2개의 다리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데, 위쪽의 다리가 보물 제400호로 지정된 "승선교" 이며 다리 중간에 돌출된 한개의 돌이 매우 인상적이다.
<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보물 제400호 선암사 "승선교" >
< 아래쪽에 있는 "아치형" 돌다리 >
이곳 다리는 옛 조상들의 지혜로 특수한 공법으로 만들어져 있어 이 돌출된 돌을 빼면 다리가 바로 무너진다고 하는데, 돌들이 상호 기하학적으로 맞물린 형태로 쌓여 있어 돌을 제거한다고 해서 쉽게 무너지는 형태가 아니면서 순전히 인력의 힘으로 만든 조상들의 기술이 신비스럽다.
현대 사회에서 건축학도에게는 이곳 다리를 연구하면서 재미있게 공부하는 기술 자료를 제공하는 것 같은 다리이라 하겠다.
개울가에 흐르는 물의 가장자리에 하얀 얼음들이 덮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산길 따라 걷다보면 이내 조계산 정상인 해발 884m 장군봉의 품 속에 자리잡고 있는 "선암사" 일주문에 도착하고, 또 다시 몇 개의 문을 지나면 사찰의 중심인 대웅전(大雄殿) 이 나타난다.
< 조계산 선암사를 들어가는 "일주문" >
< 조계산 장군봉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선암사 "대웅전" 전경 >
오늘 나는 장군봉의 정상 방향으로 올라가 조계산(曹溪山)을 종주하는 코스로 등산을 하지 않으므로 다른 일행보다 다소 시간적인 여유가 발생하는데, 그래서 사찰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사찰 규모는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짜임새가 너무나 잘 되어있고, 정원을 매우 아름답게 관리가 잘 되어있어 꽃피는 봄철에 나들이 하면서 방문하여 보면 정말 좋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사찰인 것 같다.
특히 사찰 주위에는 황매화 나무가 지천에 자라고 있어 벌써 매화꽃을 피우기 위한 꽃눈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고, 사찰 주위에 자연산 녹차 나무들이 무분별하게 자라면서 엄동설한에도 푸르름 보이고 있다.
이곳 선암사 명물인 변소(뒷깐)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를 간직하고 있으며서 독특하게 건축되어져 있어 변소를 문화재 자료 214호로 등록 될 정도로 유명하다.
오늘은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면서 배설물을 비우기 위하여 억질로 용을 쓰면서 앉자 있어 보니, 재래식 변소이라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 선암사의 변소인 "해후소" 전경 >
본격적으로 등산을 하기 위하여 사찰 왼편으로 흘러가는 계곡 따라 조금 올라가니 선암사의 자연 생태공원이 나타나는데, 공원의 한쪽 산에는 피톤치드가 제일 많이 발생한다는 아름들이 편백나무 숲 속으로 길이 이어진다.
침엽수 나무 중에 편백나무가 피톤치드 발생량이 가장 많으므로 인하여, 겨울철보다 나무의 활동이 활발한 여름철에 최고로 많이 피톤치드가 발생한다고 한다.
편백나무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는 단위 당 발생량에서 소나무는 물론 잣나무보다 거의 2배 이상 배출될 뿐 아니라, 그 효능도 뛰어난 것으로 여러 실험 결과에서 입증 되어지고 있다.
편백나무들이 너무나 빽빽하게 성장하고 있는데, 나무의 숲속으로 들어가니 길이 어둡다 못해 아에 캄캄함을 느끼게 하는 산행 길이 된다.
< 캄캄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숲길 >
누군가 나무를 이렇게도 잘 가꾸어 놓아 후손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을 보니까,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는 복(福)받은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 맴돈다.
약 1시간 정도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눈길을 무아지경(無我之境)으로 걷다보면 어느듯 "큰굴목재" 고개마루에 이른다.
산행 길 주위에 대하소설 작가 "조정례" 씨가 저술한 "태백산맥" 소설 무대에 등장하는 빨치산들이 기거한 토굴들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면서, 안내판이 붙어있는 설명서를 읽으면서 산행 길을 걷다보니 고행도 잠시 망각되어 진다.
<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단거리로 넘어가는 "큰굴목재" 고개 이정표 >
고개마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홀로 한 30분 정도 내려가면, 조계산에서 유명한 "보리밥" 집 2채가 나타난다.
이곳 보리밥집이 얼마나 유명한지 우리나라 산행 지도책에도 나타나고 있으며 오늘 점심은 이곳에서 해결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집에서 출발 할 때 부터 점심 준비도 하지않고 왔었는데, 입소문으로 조금 유명하다는 "아랫보리밥" 집으로 들어간다.
한그릇에 5.000원 하는 보리밥 정식을 주문하여 먹어보는데, 보리밥은 옛 향수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가치성이 있는 식사가 된다.
벌교읍에서 사업을 한다는 한 등산객이 조계산으로 거의 매주 산행을 한다는 한 젊은 등산객과 함께 식사하는 도중에 막걸리 한사발을 주문하여 같이 마셔 보자는 제의로 반주를 겸한 식사를 하는데, 별미의 식사가 된다.
이어 추운 눈길을 혼자 다니면서 가끔 마신다는 양주 한병을 또 꺼집에 내어 입가심을 하자는 제의로 또 다시 주거니 받거니 잔을 권하여 보는데, 아직 갈길도 멀고 음주로 산행을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도 잊어 버리고 눈 앞에 보이는 기분에만 도취되다 보니 거절하지 못 함이 원수의 음주가 된다.
음주로 인하여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서 혼자 다시 산길로 들어서니까, 마음과 같이 진도가 나가지 않고 시름시름 걷다보니 무한정 시간이 지나가 마음이 다소 초조하게 만든다.
한 30분 정도 송광사 방향인 "송광굴목재" 고개길 까지 올라가다가, 고개 바로 아래에서 "천자암봉" 산자락을 돌아서 가는 "천자암(天子庵)"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이곳에서 천자암 방향으로 가는 길에는 등산객 한명도 다니지 않은 외로운 길에 술의 힘을 빌려 혼자 약 1시간 정도 산행 길을 걸어보는데, 산짐승을 만난다는 무서움도 살아지는 배짱으로 걷고 걸어서 오목한 산의 중터에 자리잡고 있는 천자암에 들어선다.
< 천자암봉에 자리잡고 있는 "천자암" 전경 >
암자에는 스님도, 신도도, 등산객도 한명 없이 오직 쌉쌀이 개 2마리 만이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들면서 술꾼을 반겨준다.
오늘 내가 혼자 죽을 고생하면서 두려움과 싸우면서 불원천리 이곳 천자암을 방문하는 이유는 저 유명한 "쌍향수(곱향나무)" 를 만나기 위함이다.
일단 쌍향수 나무 아래에서 흘러 나오는 감로수 한잔으로 정신을 가다 듬고, 천천히 쌍향수 나무를 감상하여 보니 정말 신비스러운 형상을 하고 있다.
< 천자암에 있는 "쌍향수" 나무 >
천연기념물 제88호가 되는 곱향나무는 수령이 약 800여 년이 되고 향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 고목(古木으)로써, 나무 모양이 너무나 고고한 형상을 하고 있는 곱향나무에는 이와 관련되는 전설이 다음과 같이 내려오고 있다.
조계산에 수도하던 "보조국사" 가 "담당국사" 와 함께 중국에서 돌아올 때 짚고 온 지팡이를 나란히 꽂아 놓은 것이 뿌리가 내려 자랐다고 하는데, 담당국사는 보조국사의 제자로서 중국 왕자였다고 한다.
두 그루의 곱향나무는 마치 서로 마주보고 절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서 있는데, 주민들은 스승과 제자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주민들은 나무에 한번 씩 손을 대면 죽은 후에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생겨났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나무를 만져보기 위하여 천자암을 찾아 온다고 한다.
< 가까이에서 본 "쌍향수" 나무의 밑둥지 >
그런데 오늘은 주 중에라서 그런지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 혼자 만지면서 극락가는 것 보다는 내가 아는 친구들과 우리집에서 밥 솥만 운전하고 있는 집사람 모두 같이 극락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 듯 발생된다.
나만 좀 고생하여 우리집 마당으로 옮겨 심어 놓으면 많은 사람들과 같이 극락을 가겠다는 도심이 발생하여 오직 "천자암" 을 지키는 부처님만 눈 깜아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법당문 살며시 열어보는데, 두 눈을 지그시 뜨고 내 마음을 읽은 듯 내려보고 있어 부처님을 보니 훔침은 고사하고 인사도 못하고 줄행낭 치기가 바쁘다.
천자암에서 송광사로 내려가는 길은 3.3Km 이라고 이정표가 적혀 있지만, 가는 길이 오르막 내리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무한정 길어지는 길이 된다.
능선을 넘으면 또 다른 능선이 나오면서 호젖한 숲 길이 끝없이 이어져 아마도 이렇게 기나긴 능선을 걸어 보는 것도 처음인 것 같는데, 수십 Km가 되는 착각의 길을 걸어 송광사 입구에 도착한다.
경내 주변에서 스님 한분이 괴나리 봇짐을 지고 천자암으로 올라가면서 반갑게 인사하는데, 만약 오늘 보는 사람이 없다고 쌍향수 나무를 훔치고 내려 왔다면 이곳에서 만난 스님에게 발각되어 큰일 날뻔했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인간은 사찰 물건을 훔치기 위한 도심(盜心)의 발로가 어렵다는 것을 느낀 산행 길이다.
나 혼자라도 실컨 만지고 왔으면 극락이라도 가겠는데, 이젠 힘이 부쳐 그 먼곳 까지 다시 가지도 못하겠는데...... 후회 막급이다.
오늘 산행은 불필요한 곳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 보니 진작 송광사에서 문화재 감상에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찬찬하게 공부 좀 할려고 했는데, 오히려 더 건성으로 돌아 볼 시간만 남는다.
이렇게 건성으로 보는 것은 벌써 몇 번이나 와서 본 사찰인데....
먼저 사찰 입구에 크다란 사진으로 설명하고 있는 송광사 조감도를 꼼꼼하게 익히고 나서, 사찰 내부로 들어가 본다.
< 사진으로 나타내고 있는 "송광사" 전경 >
먼저 국보 2개와 보물 5개를 보관 전시하고 있는 "성보박물관" 으로 들어가니까, 여러가지 전시품 중 국보는 한개도 없고 보물 5개만 진열하여 놓고 있다.
안내원에게 사연을 물어보니 국보 제43호가 되는 "고려고종제서" 는 소실 정도가 심하여 보수를 하기 위하여 다른 장소에 수장 보관하여 놓고, 국보 제42호가 되는 "목조삼존불감" 은 다른 지역에서 전시를 위하여 잠시 외출 중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 보물만 진열하여 놓은 설명서를 읽어 보아도 보는 안목이 너무나 짧아 이해하지 못하고, 박물관을 나오면서 다른 국보가 있는 곳의 안내를 부탁한다.
< 송광사의 "대웅보전" 전경 >
2009년 9월 보물에서 국보 제314호로 승격된 "송광사 화엄경변상도" 도 행사 날을 제외하고는 수장 보관함으로써 상시 관람이 불가능하고, 국보 제56호가 되는 "국사전" 은 대웅보전 오른쪽 뒷편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건물이라 한다.
국사전 내부에는 송광사가 배출한 16명의 국사님 영정(影幀)을 모신 건물인데, 스님들의 수행 공간이라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먼 길까지 따라 나오면서 친절하게 설명하여 준다.
< 사찰 건물 속에 숨겨져 있는 국보 제56호가 되는 "국사전" >
국보를 한번 보겠다는 특별하게 관심을 가지면서 찾지 않았다면, 국사전 건물은 눈 앞에 두고도 그냥 스쳐지나 가는 행락객들이 대부분이 되겠다.
국사전 건물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면서 국보로 지정될 정도의 건물이라고 생각 할 수 없는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근접하게 관람 할 수 없음이 더욱더 애석하게 만든다.
그외 보물급 문화재가 사찰 곳곳에 너무나 많이 산재하고 있는데, 사찰을 구경하다가 발에 걸리는 것이 보물로 지정된 안내판이 붙어있다.
< 보물인 "약사전" 과 "연산전" 건물 >
아울러 송광사는 스님을 배출하는 승가대학이 존재하다 보니 곳곳에 출입을 통제 되어져 사찰 관람에 많은 주의가 요구되는데, 그로 인하여 사찰의 진면목을 다 구경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 조계산 송광사의 "일주문" >
문화재의 산실이다는 것을 실감하는 사찰이지만 오늘도 충분한 시간을 주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에 다시 상세하게 구경하여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송광사 일주문을 나서면서 아쉽게 나홀로 등정을 마무리 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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