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및 트레킹.(전라남북도)

전남 영암군이 자랑하고 있는 국립공원 월출산의 지맥이 되는 "월각산" 을 올라 보면서.

용암2000 2010. 11. 30. 17:58

2010년 11월 28일 (일요일)

 

캄캄한 새벽 여명도 열기 전 6시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 산앙산악회의 전용 버스에 오르니 많은 사람들이 졸음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저마다 선잠에 빠져 있는데, 오늘은 이곳 대구에서 그렇게 녹녹치 않은 거리에 있는 전라남도 영암군에 있는 "월출산 및 월각산" 으로 산행이 이루어진다.

88고속도로를 의존하며 한참 운행하고 나서야 비로써 어둠이 살아지고 농촌 들렼으로 부터 시야가 열리기 시작하는데, 가을 추수를 끝난 논에는 볏집을 싼 하얀 비닐 뭉치들이 제 멋대로 논의 중앙에 딩굴고 있는 농촌 들렼을 품고 있는 시골마을에는 아침 밥을 짖기 위한 연기가 파란 하늘로 곡선을 형성하면서 몽실몽실 피어 올라가 공중으로 살아지는 모습이 정겨움이 묻어난다.

겨울의 초입으로 들어서는 매서운 찬바람을 가르면서 산행 버스는 약 1시간 30분 정도 달려 "지리산 휴게소" 로 들어가, 휴식과 더불어 아침식사의 시간을 가져본다.

이어 오늘의 산행 Guide는 지겁게도 언어의 주변이 없다고 하면서 월출산의 산행 코스와 주의점을 간락하게 설명하는데, 겨울 산행에는 빨리 해가 넘어가므로 적어도 오후 5시 까지 하산 지점에 도착하여야만 어둠에 따른 실종사고 등 불의의 사고에 따른 예방을 할 수 있고, 철저한 시간 관리를 하면서 산행에 임하여 주기를 부탁한다.

약 4시간 정도 달려 11시 경 월출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여 월출산 산행 팀을 먼저 하산시키고, 버스를 회차시켜 10여 분 정도 더 달려 월출산 뒤편에 있는 "월각산(月脚山)" 산행 초입에 있는 풍양조씨 묘소 앞에 하차시키고 버스는 도갑사 주차장으로 가버린다.

오늘은 Guide 포함하여 7명만 달랑 내려 월각산 산행을 시작하는데, Guide는 그 때야 비로써 월각산 방향의 산행이 입산통제 구역이라 만약 국립공원 관리 직원에게 발각되면 벌금 50만원을 지불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여준다.

 

< "월각산" 의 입산통제 경고문 >                 

 

나를 제외한 3명의 남자와 2명의 여자는 대구에서 알아주는 프로 산악인들이라 50만원의 벌금은 당연 하는듯, 그 정도 벌금을 내고 산에 다닌적이 한두번이 아닌것 같이 기정 사실로 받아 들이지만 실업자인 나는 그것도 아니고 또한 산에 대해 미친 사람도 아닌 내가 왜 그러한 사전 정보도 모르고 덜렁 따라 왔는지 후회가 막급하다.

조금 전에 내린 사람들과 같이 월출산 방향으로 들어가 마음 편안하게 산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장땡인데, 괜히 사서 고생을 한다는 옛 성현의 이야기가 빈말이 아님을 머리 속으로 꽉 차 오른다.

많은 분묘들이 있는 곳에서 산행의 초입 길을 찾아도 찾지 못하여 무덤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가 잡목 사이로 억지로 길을 만들면서 능선으로 올라가니 겨우 사람이 다닌 흔적이 있는 길에 도착하는데, 참 도둑 산행을 하기도 이렇게 어려운가?

능선을 지키는 바위에 앉자 휴식을 취하면서 앞으로 바라보니, 4차선 국도가 넓은 들렼 사이에 두고서 시원하게 달리고 있는 도로 건너편으로 금년 3월 27일에 산행을 하였던 "별매산 및 흑석산" 종주 능선이 눈 앞에 머물고 있다.

 

< 강진 들렼으로 들어가는 "국도 2호선" >

 

< 금년 봄에 올랐던 "별매산과 흑석산" >

 

별매산을 산행 때 산천 구경과 더불어 바위 구석구석 돌아 다니면서 나의 산행 걸음을 맞추면서 온 산을 헤집고 다니는 프로 산악이면서 익명의 "사네드레" 가 그 때와 똑 같이 크다란 맥주통과 소주를 지고 와서, 폭탄주를 만들어서 돌리므로 시원하게 갈증을 풀어본다.

고도를 조금 상승하니까 월각산 암릉 구간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일행들은 환호성을 나타내면서 산행은 하지 않고 산대장이 가지고 온 자일을 의존하면서 암벽을 타기에 빠지면서 사진이나 찍고 또 풍광에 푹 젖어들어 산행을 뒤로 하고 있어 초보자가 되는 나에게는 은근히 짜증을 유발시킨다. 

 

< "월각산" 산자락에 나타나는 암릉구간 > 

 

오늘 산행 계획은 월각산을 올랐다가 문필봉 앞 까지 가서 15Km 이상 산행길을 걸어 "도갑사" 에서 모두 합류하는 산행인데, 일행들은 산행은 하지 않고 암벽에서 무한정 농띵이 치고 있어 혼자서 바위 오름은 피해서 우회 길을 통하여 먼저 올라가기로 한다.

높은 바위에 올라가서 일행이 올라오는 모습을 하염 없이 바라 보는 신세로 빠져드는데, 나도 1년만 젊고 고소공포증이 없다면 일행과 같이 높은 암벽으로 올라가 세상을 내려다 볼 것 같은 인생이 되겠는...

 

< 암릉에 올라가 산행을 즐기는 "일행" >

 

< "자일" 을 타고 바위에 올라가면서 무한정 농띵을 치는 일행 >

 

오후 1시 경이 되고 산행길을 약 1/5 도 못 걸어서 월각산에서 제일 높은 해발 411m 암릉 구간의 정점에 머물고 있어도 올라오지 않아 혼자 점심식사 하고 있는데, 우리와 반대 방향에서 월각산을 먼저 등정하고 내려오면서 암릉구간을 즐기려는 다수의 등산객과 교행이 이루어진다.

월각산은 입산통제 구역이라 벌금을 부여한다는 것 쯤 알면서도 이렇게 서울 등 외지의 먼 곳에서 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은 나의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매력이 숨겨있는 월각산인가 보다.

아마 내가 보기에는 이미 월출산에는 몇 번이나 산행을 하여본 사람들이고 최근 월각산이 새롭게 부각되는 산이라 먼 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입소문을 통하여 산을 찾는 것 같다.

"월출산국립공원" 측에서는 무한정 출입통제 이라는 억지 주장만 논하지 말고, 월각산 주 등산 통로만이라도 선정하여 Open하여 주는 것이 당년한 이치가 아닌지 알고 쉽다.   

이곳 암릉 정상에서 월각산의 주변 조망을 돌아보고 있으니, 정말 좋은 풍광을 보여주고 있어 무한정 머물고 싶은 산이라 하겠다.

눈 앞으로는 월각산 정상이 고즈늑하게 앉자 있으며 그 뒤편으로는 문필봉에서 부터 월출산 "천황봉" 까지 암벽이 그림 같이 펼쳐지면서 한폭의 산수화(山水畵)를 만들고 있고, 아울러 올라온 길로 뒤돌아보면 암릉 구간과 더불어 더 넓은 해남 들렼이 파노라마 같이 펼쳐지고 있다.

 

< 파노라마 같이 펼쳐지고 있는 월출산 "천황봉" >

 

< 멀리 솟아있는 "문필봉" 바위 전경 >

 

< 지금까지 걸어온 "암릉구간" 을 뒤돌아 보며서 >

 

추위를 떨면서 한없이 기다림을 가진 후 일행이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통로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지나감으로 통행에 많은 방해를 초래하게 만든다.

아울러 Guide에게 언제 도갑사 까지 종주 할 것인가 항의를 하니 한참 생각에 잠기면서 금일 등산의 하일라이트가 되는 월각산 까지 만 산행을 하고, 1/2 지점인 목동치 고개에서 "목동마을" 로 바로 내려가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율한다.   

그렇게 하면 종주하는 것 보다 약 2시간 정도 단축되는 길이라 충분하게 여유를 가지면서 천천히 산행을 즐기자는 의견 일치로 나의 조급한 마음을 풀어 주는데, 초보자인 나만 괜히 걱정하면서 먼저 산의 정점 까지 올라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 다소 짜증이 난다.

참 많은 사람들과 교행을 하면서 오후 3시 경 해발 456m 월각산 정상에 이르는데, 산앙산악회에서 처음 개척한 산이라 Guide는 거대한 돌 하나 들고와 월각산이라는 "기념석" 하나 만든다.

기념석을 정상 안내 표시판 밑에 두고 단체사진 한장을 찍어 보는데, 이렇게 새로운 표시석을 만든 이유는 시간도 한가하지만 스텐인레스로 만든 표시판이 너무나 작아 눈에 차지가 않는다.

 

< "월각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 >       

 

<  새롭게 만든 "표시석" 을 배경으로  >

 

사네드레 아저씨가 힘들게 지고온 마지막 남은 맥주로 기념주 한잔을 하고 나서, 포근하게 쌓여 있는 낙옆길 따라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약 30분 정도 하산하여 목동치 고개에 이른다.

여기에서 직진하면 "주지봉" 을 넘어 문필봉까지 종주하는 길로 이어지지만, 이 길은 앞으로 한번 더 세심한 산행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기로 하고 왼편으로 내려선다.

한 30분 정도 더 하산하면 목동마을회관 앞에 이르는데, 이 회관 앞에는 160년이나 된 거대한 팽나무 한그루가 이젠 화려한 옷을 다 벗고 추위에 웅크리고 서 있는 모습이 애처로움이 묻어난다.

 

< 목동마을 앞에 160년 된 "팽나무" >

 

여기서 2번 국도 까지 한 10분 정도 더 걸어 내려가야 하는데, 가는 길가에는 거대한 목장(牧場)에서 수 많은 젖소들이 우유를 생산하기 위하여 차례를 기다리는 한가한 모습도 농촌의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 목장에 머물고 있는 "젖소" >

 

가이드는 버스 기사님에게 긴급 환자가 발생하였다고 거짖 이야기로 버스를 목동마을 까지 다시 회차시켜 도갑사 주자창으로 들어가는데, 월출산 산행을 끝낸 일행들이 추위에 떨면서 기다리게 하여 다소 미안 함이 발생한다.

 

< "목동마을" 로 들어가는 이정표 >

 

어찌하던 오늘 벌금통지서의 발급도 없이 산행이 이루어진 것은 다 월출산의 산신령 덕분으로 신령님에게 감사드리며 88고속도로를 통하여 대구로 오는데, 대형 교통사고로 많은 교통 정체가 발생하여 매우 늦게 목적지에 도착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