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5일.(금요일)
* 이성경 작품전을 구경하면서.
2층 전시실 입구 2023년 제23회 이인성 미술상으로 수상을 받는 '윤석남' 화가 그림을 구경하고 전시실 안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이성경(Lee Sung Kyung)' 화가의 작품전을 만나는데, 작품 주제는 '짐작하는 경계' 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 '이성경' 화가의 작품전을 나타내고 있는 입구 >
이성경 화가는 '이인성 미술상' 의 수상자전 연계(連繫) 청년특별전(靑年特別展)으로 당선이 된 작가인데, 대구미술관에서는 지역의 청년 작가를 발굴하고 지역 미술의 활성화를 기하기 위하여 2023년 부터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전 연계 청년특별전을 신설하였다.
올해 선정된 이성경 작가는 일상 속 풍경을 작업의 모티프(Motif)로 삼아 회화의 다양한 표현 가능성을 탐구한 작가인데, 그녀는 1982년에 대구에서 출생하여 영남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한국화(韓國畵)를 전공하였다고 한다.
전시실로 입실하면 먼저 작가가 본인의 그림에 대한 내력을 기술하고 있는데, 이성경 화가는 한지와 먹, 목탄, 안료 등의 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하면서 이를 현대의 풍경이라는 문맥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여 전통과 동시대적 감성을 연결한다.
한지와 목탄을 십여 년 이상 사용해 오고 있는 작가는 재료가 가진 고유의 물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것 이라고 짐작하는데, 한지와 목탄, 그가 즐겨 그리는 소재인 풍경에는 모두 ‘나무’ 라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초기 작업이 목탄을 이용한 드로잉(Drawing)적 표현이 돋보였다면, 최근 기법과 내용면에서 한층 회화적 실험이 돋보인다.
장지(壯紙)에 채색을 올리고 목탄으로 그리고 지우기를 무한히 반복한 화면은 그 속에 남은 흔적 까지 풍경의 잔상(殘像)으로 끌어 안는다.
이성경 작품은 주로 일상 속 풍경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작가는 그림자, 그림자가 된, 또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풍경을 모티프로 삼고 익숙한 일상 속에서 다양한 인식의 변화를 표현하고자 한다.
그림자가 지닌 의미에 대해 그는 '공간과 사건 안에서 타자가 되는 경험' 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작가에게 그림자는 어둠의 차원을 넘어 많은 것을 포용하면서도 사물을 평등하게 하는 모종의 장치이다.
그림자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최근 반영상(反影像)으로 이어지는데, 주목할 점은 건물의 벽, 창, 문, 틀, 유리 등의 이중 프레임(Frame)을 활용한 표현 방식이다.
즉 창(窓)을 통해 풍경을 바라보는 것에서 역으로 창에 비치는 풍경이나 실내 불빛이 바깥 풍경과 오버 랩(Over lap)되어 다가오는 이미지 등을 표현하고, 공간의 경계를 형성하고 공간적 구조를 확장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다양한 이야기의 층위(層位)를 만들어 보는 이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데, 이중 프레임을 통해 반사되는 효과나 유리에 반영되는 이미지를 활용해 작품의 소재를 풍경에서 풍경을 관찰하는 시선으로 확장하였다.
인물은 그의 작품에서 완전히 배제되지만, 풍경이나 특정 장소를 응시하는 혹은 스치듯 지나치는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사건-기억-경계 등의 다양한 이야기 구도를 상상케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 '이성경' 작품전을 기술하고 있는 안내문>
이번 전시의 제목 '짐작하는 경계' 는 작가가 직접 지은 것으로 그가 몰두해온 경계에 대한 시선을 함축하고 있다.
< '이성경' 작품전의 내부 전경 >
물, 바람, 유리 등 뚜렷하지 않는 경계가 있는 풍경은 인공 연못을 그린 '땅의 창' 와 도로 위에서 흐려진 대상을 그린 '바람 그림자' 및 유리 빌딩에 비친 반영상을 그린 '또 다른 그림자' 를 연작으로 선보인다.
< 전시하고 있는 '작품' >
< 장지에 목탄으로 그린 그림 : '땅의 창 23' >
< 장지에 목탄으로 그린 그림 : '또 다른 그림자 23-1' >
< 장지에 목탄으로 그린 그림 : '또 다른 그림자 1-5' >
< 장지에 목탄으로 그린 그림 : '또 다른 그림자 1-1 및 1-2' >
< 크라프트지에 목탄으로 그린 그림 : '바람의 그림자' >
< 장지에 목탄으로 그린 그림 : '또 다른 그림자 22-7' >
이번 전시는 이성경의 신작과 대표작을 소개하고 있는데, 열정과 도전으로 회화(繪畵)의 본질을 탐구하는 그의 예술적 여정(旅程)을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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