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3일.(월요일)
옻골마을 주차장에서 집으로 가기 위하여 다시 대구시가지 방향으로 되돌아 나오면서 경부고속도로 밑을 통과하자 마자 대구공항 뒤편에서 조그마한 4거리를 만난다.
이곳 4거리에서 오른편 4Km 지점에 "측백나무 숲" 및 6Km 지점에 "불로동고분군" 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지금 까지 나는 수십 년 동안 대구에서 거주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측백나무 숲 및 불로동고분군을 방문한 적이 없으므로 인하여, 옻골마을 까지 왔던 길에 동일 바운다리에 있는 두 곳의 관광지를 방문하여 보기로 하면서 대구공항 뒤편으로 이어지는 편도 1차선 길로 들어선다.
1차선 도로 따라 조금 달려가면 이내 다시 경부고속도로 및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면서 야산 모퉁이를 돌아서 가면 동화사의 말사가 되는 관음사로 들어가는 입구를 만난다.
관음사로 들어가는 작은 다리를 옆으로 두고 불로동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면, 개울 건너편 해발 160.1m "향산(香山)" 절벽 위로 측백나무숲 단지가 나타난다.
< 해발 160.1m "향산" 전경 >
< "관음사" 로 들어가는 해탈문 >
< 관음사와 함께 하고 있는 "측백나무숲" >
도로 가장자리에 넓은 주차장과 함께 해설사가 상주하는 탐방안내소가 자리하고 있는데, 먼저 안내소를 방문하니 다소 연세가 많은 해설사 한분이 창문을 열고 팜플릿 한장을 준다.
또한 측백(側栢)나무 숲이 절벽에 자생하므로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먼 발취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한다고 설명이 이어진다.
< 암벽 사이에 자생하고 있는 "측백나무숲" >
도동 측백나무 숲은 일제 강점기 시대가 되는 1934년에 천연기념물 제250호로 지정이 되어져 있었는데, 해방 후 1962년 "문화재보호법" 으로 새롭게 제정 및 공포하면서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는 한국에 있어 최남단이 되는 남방 한계선에 있는 군락지로 나무의 성질이 음(陰)의 식물이 되므로 거의 서쪽 또는 북쪽 절벽에서 자생하고 있는데, 수령 약 100년에서 부터 500여 년 정도의 약 1.200 그루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 주차장 가장자리에 있는 "측백나무" 설명문 >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측백나무와 유사한 편백나무 및 삼나무 등이 군락지를 형성하면서 자생하고 있는데, 나무의 식별 방법으로 나무의 잎 모양에 있어 영어의 Y자 또는 V자 및 W자 모양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여 준다.
또한 절벽 중간지점에 측백나무 사이로 아름다운 정자 지붕 한채가 보이고 있으면서 이 정자는 이곳 주변에서 거주하는 아홉 명의 노인이 백거이의 향산(香山) 구로회를 본받아 지었다는 "구로정(九老亭)" 인데, 본래 부터 그곳으로 올라가는 길이 없어 아마 산의 정점에서 내려오는 길이 있었지 않았겠나 추측하게 만든다고 한다.
< 측백나무 숲속으로 겨우 지붕만 보이고 있는 "구로정" >
우리나라는 여러 곳에서 측백나무 숲이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어 있는데, 이곳 남방 한계선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경북 안동 광음리(제252호), 울진 성류굴(제155호), 영양 감천리(제114호), 단양 영천리(제62호), 서울 종로 삼천동 국무총리 공간(제255호)에서 자라는 측백나무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져 있다고 한다.
안내소 창문을 의존하면서 대충 측백나무 숲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서 도로 반대편으로 넘어가 절벽 사이 사이에 있는 바위틈에서 자생하고 있는 측백나무숲을 바라본다.
이곳 도동에 있는 측백나무 숲은 옛날 대구에서 영천 또는 경주로 가는 길이 절벽 아래로 흐르는 계곡 수(水)와 더불어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어 행인들의 피로를 덜어 주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물이 줄어 옛날과 같은 풍경에서 많이 반감 되었다고 한다.
< 수량이 줄어 "풍경" 이 많이 감소 되어진 계곡 >
이곳 도동 측백나무 숲은 조선 초기 문신이 되는 "서거정(1420 - 1488년)" 선생님이 그의 시문집 사가집(四佳集)에서 대구십영(大邱十詠)을 노래하면서 대구 십경(十景)을 표현하였는데, 이곳 도동 측백나무숲이 제6경이 되는 북벽향림(北壁香林)이라 하겠다.
서거정 선생님이 노래하였던 대구 십경(十景) 중에서
제1경 : 금호범주(琴湖泛舟 : 금호강에서의 뱃놀이)
제2경 : 입암조어(笠巖釣魚 : 입암에서 낚시)
제3경 : 귀순춘운(龜峀春雲 : 거북산의 봄 구름)
제4경 : 학루명월(鶴樓明月 : 금학루의 밝은 달)
제5경 : 남소하화(南沼荷花 : 남소의 연꽃)
제6경 : 북벽향림(北壁香林 : 북벽의 향림)
제7경 : 동화심승(桐華尋僧 : 동화사의 중을 찾음)
제8경 : 노원송객(櫓院送客 : 노원의 송별)
제9경 : 공영적설(公嶺積雪 : 팔공산에 쌓인 눈)
제10경 : 침산낙조(砧山落照 : 침산의 저녁노을)
이 중 서거정 선생님이 지은 제6경 "북벽향림" 이라는 시(詩)는
"고백창삼옥삭장(古壁蒼杉玉槊長 : 옛 벽에 푸른 측백 옥창같이 자라고)
장풍부단사시향(長風不斷四時香 : 그 향기 바람 따라 철마다 끊이잖네)
은근갱착재배력(慇懃更着裁培力 : 정성들여 심고 가꾸기에 힘쓰면)
유득청분공일향(留得淸芬共一鄕 : 맑은 향 온 마을에 오래 머무리라)"
일반적으로 측백나무는 석회암 지대에 회양목과 같이 자라는 상록침염수 교목으로 높이가 25m 정도에 지름이 대략 1m에 이르는데, 나무 껍질은 길고 세로로 깊게 갈라지고 회갈색이 된다.
어린 가지는 녹색이며 편평하고 잎은 비늘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면서 도란형 또는 난형으로 흰빛 점이 약간 있고, 꽃은 4월에 피어 열매는 10 - 11월 사이에 맺히고 길이 1Cm 정도의 달걀 모양이고 실편은 4-6 쌍이며 끝에는 돌기가 있다.
< "Y자" 모양을 하고 있는 측백나무 잎 >
< "달걀" 모양의 측백나무 열매 >
이곳 도동의 측백나무 숲은 밑둥에서 부터 여러 가지가 나와 미치 관목(灌木)인 것 같이 보이면서 수피는 다갈색이며 얕은 비늘 조각 처럼 떨어지는데, 이곳 측백나무는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 낭떠리지 방향에만 남아 있다고 한다.
< 척박한 바위 낭터리지에서 자생하고 있는 도동 "측백나무" >
< 음지와 경계 지점에서 잡목과 혼합하여 자라는 "측백나무" >
인공 조경용으로 키우는 측백나무는 수형(樹形)이 아름답기 때문에 흔희 정원수로 많이 사용 되고, 촌락이나 묘지 부근에 울타리용으로 심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 잎과 열매는 약재로 많이 사용하는데, 측백엽(側柏葉)은 한방에서 치습제 및 지혈제, 탈모예방, 대하증, 기관지염, 뼈와 치아의 강화, 고혈압 예방 등 치료에 쓰인다고 한다.
측백나무는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오래 전 부터 선조들이 즐겨 심었던 나무 중 하나인데,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중종 34년(1540년) 10월에 전주 부윤 이언적 선생님이 올린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상소문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군자는 소나무나 측백나무와 같아서 홀로 우뚝 서서 남에게 의지하지 않지만, 간사한 사람은 등나무나 겨우살이 나무와 같이 다른 물체에 붙지 않고는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다" 라고 구절을 인용하여 임금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간하였다는 내용이 전하여 내려오고 있다.
또한 영조의 묘지문에서 "장릉(長陵)을 옮겨 모신 뒤에 효종 께서 손수 심었던 측백나무의 씨를 옛 능에서 가져다 뿌려 심고, <대개 영릉(寧陵)의 효성을 나타내려는 것 이다.> 하셨으니 또한 임금의 효성이 끝이 없음을 알 수 있다." 하여 묘지의 둘레나무로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심었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나는 현재 까지 측백나무에 대하여 관심도 없이 지나쳤지만 대구 및 경북 인근에 측백나무가 이렇게 많이 자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 하였는데, 앞으로 산행길 또는 조경수로 키우는 측백나무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져보기로 한다. - 끝 -
'문화유산 답사기.(대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광역시 중구에 있는 중부경찰서 본관 1층 내에 있는 '경찰 역사체험관' 을 관람하며. (0) | 2019.02.13 |
---|---|
대구시 동구 불로동에 있으면서 사적 제262호로 지정되어진 "불로동고분군" 돌아보기. (0) | 2017.10.30 |
대구광역시 동구 둔산동에 있는 경주최씨 집성촌이 되는 "옻골마을" 을 탐방하면서. (0) | 2017.10.25 |
대구시 중앙로 인근에 있는 경상감영공원과 함께 하는 "대구 근대역사관" 을 돌아보면서. (0) | 2017.06.10 |
향촌문화관 건물과 함께 하고 있으면서 열린 문화공간이 되는 "대구문학관" 을 방문하면서. (0) | 2017.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