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여행 및 산행.(전라도)

아시아 최초 슬로우 시티가 되는 전남 완도군에 있는 "청산도" 산행과 함께 걷기운동 참가.

용암2000 2011. 4. 21. 00:28

2011년 4월 19일 (화요일)

 

4월 8일에서 부터 30일 까지 23일간 실시하는 청산도 주변에 펼쳐지는 제3회 "슬로우 시티(Slow city)" 축제행사에 참석하기 위하여, 대구에서도 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어 나도 그들의 틈바구니에 끼여 머나먼 여정을 시도하여 본다.

새롭게 개척한 대구 "D" 산악회를 처음 이용하여 보는데, 대구 에서 청산도 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 멀다보니 새벽 5시 서둘려 버스에 올라 가니 많은 사람들이 선잠에 빠지면서 아직도 꿈 속에 머물고 있다.

버스는 남도 고속도로를 달려 섬진강 휴게소에 들어가 휴식과 더불어 산악회에서 제공하여 주는 따뜻한 씨래기 국으로 만든 아침 식사를 맛 있게 먹으므로 굶주린 배를 먼저 충만시켜 본다.

버스가 이동하는 중간 중간에도 Guide의 헌신적인 서비스 받으면서 완도 선착장에 도착하는데, 오늘 산행의 일정 계획을 간락하게 소개한다.

대구에서 이곳 청상도 까지 하루를 소비하면서 방문하므로 여유로운 산행과 Slow city 걷기에 충분한 약 6시간 정도 시간을 부여 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6시 배편으로 돌아 갈 것이니 5시 40분 까지 청산도 도청항에 집결하여 주도록 하고, 금일 관광과 산행은 3개팀으로 구분하여 운행 할 것이라고 한다.

청산도는 마라톤 Full 코스와 같이 42,195Km에 11개 코스로 구획하여 Slow city 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제1팀은 제일 풍광이 좋고 걷기가 편리한 제1코스에서 제4코스까지 걷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2팀은 산행을 목적으로 하는 팀으로 도청항 왼편으로 돌아가 산행 들머리를 이용하여 "대선산 및 고성산" 까지 가고, 이어 읍리 큰재에 있는 지방도로를 건너 "보적산" 까지 종주하여 범바위로 하산하는 산행 팀으로 구성한다.

마지막으로 제3팀은 산행과 걷기의 혼합형으로 먼저 제2팀의 산행 팀과 동일하게 산행을 하다가 중간 지점이 있는 읍리 큰재에서 바로 내려서는데, 그러고 나서 제1팀에서 걷고 있는 Siow city 방향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제1팀과 제3팀은 자유롭게 시간 안배와 더불어 체력에 적합하게 걷다가 시간에 맞추어 선착장으로 되돌아 오도록하는데, 산행을 목적으로 하는 제2팀은 3명의 Guide가 Leader하면서 길을 안내 할 것이니 즐거운 산행이 이루어지기 바란다고 전체 일정 개요를 설명한다.        

10시 10분 경 "완도연안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하니 다소 바람이 일어나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터미널에는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아침 일찍 각자의 목적지 섬으로 들어가는 선편을 이용하기 위하여 줄을 형성하고 있는데, 청산도로 들어가는 출입구에도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고 있다.

 

< "완도연안여객선" 터미널로 들어가고 있는 관광객 >

 

10시 40분 발 청산도로 가는 배에 승선하여 3층 데크(Deck)로 올라가 완도항을 내려다 보는데, 항아리 같이 오목하게 자리잡고 있는 항구는 병풍과 같이 산으로 싸여 있으면서 내항을 구성하고 있다.

부두에 각종 어선들이 정박하여 출어를 기다리고 있고 그 뒤편으로 높은 빌딩의 건물이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렇게 머나먼 남도의 섬 속에서 거대하고 아담한 도시가 숨어 있다는 것 자체가 감탄의 연속이다.

 

< "청산도" 로 들어가는 연안 여객선 모습 >

 

< 고즈넉한 "완도시가지" 및 바다 가에 정박하고 있는 어선 >

 

나는 옛날 완도섬을 방문하여 "상황봉" 종주 산행을 하기 위하여 한번 들어와 산행만 하고 가버린 적이 있었는데, 완도 항구에는 난생 처음 방문한 곳이라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항구이다.

항구 뒤편에는 "완도공원" 이 자리하고 있으며 공원 정상에는 높다란 타워가 더 넓은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건립되어 있는데, 어디에서 보아도 높고 둥근 모양의 타워 형태가 우주인의 비행선(UFO)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 완도공원 꼭지점에 자리하고 있는 "전망대" 모습 >

 

또한 내항의 바다 중앙에 호빵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동백섬에는 새들의 천국을 이루는 보급자리 간직하고 있는데, 섬 주변에 날고 있는 갈매기 때들이 아침 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모이를 찾는 모습이 항구의 생동감을 선사하고 있다.

섬 옆쪽으로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신지도" 로 넘어가는 붉은색 긴 다리가 바다 위에 구름과 같이 걸쳐 있는데, 그로 인하여 항구의 아름다운 풍경을 첨가하고 있다.

 

< 완도 내항 바다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동백섬" 전경 >

 

< "신지도" 로 넘어가는 신지대교 >

 

미항의 항구를 떠난 여객선은 기다란 섬 사이로 한참 나아가서야 비로써 방파제를 벗어나 대해로 항해하기 시작하는데, 대해에는 잔잔하게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

여객선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다른 유람선들이 다도해 해상의 섬 사이를 누비면서 정처없이 떠나가고 있는 모습도 또한 한폭의 그림과 같이 펼쳐진다.

 

< 완도를 떠나는 여객선 선상에서 바라보는 "완도항" 전경 >  

 

< 섬 사이로 항해하고 있는 "여객선" >

 

약 50분 정도 항해하여 청산도 "도청항" 에 여객선이 도착하는데, 항구 입구에는 "아름다운 청산도" 라는 거대한 입석이 청산도를 방문하는 길손들에게 첫번째 사진 배경이 되고 있다.

 

< 청산도 항구에서 내리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입석" >

 

청산도 항구는 아침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23일 동안 개최하는 기나긴 축제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항구의 분위기는 다소 차분한 감이 느껴진다.

부두 따라 시내 내부로 조금 들어서면 농협 건물을 만나는데, 건물 옆으로 나 있는 도로 따라 한 200m 정도 걷다보면 또 다른 거대한 입석 "도청1리" 이라는 마을 표시석을 만난다.

 

< "도청1리" 마을의 표시석 >

 

이곳 마을 표시석은 아름다운 조각상과 병행하여 마을의 내역 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표시석 하나만 보아도 청산도가 한 때는 풍어의 고향으로 한국 최고 부자들이 살고 있는 동네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만든다.      

이곳 표시석 바로 오른편 방향으로 청산중학교로 올라가는 이정표가 서 있으며 이정표 따라 조금 오르막 길로 올라서면 이내 산행 들머리를 만난다.

산행 들머리에 또 다른 안내 표시판 따라 산행이 시작되는데, 처음 부터 고난의 오르막 길로 이어지므로 추위로 잔뜩 입은 옷을 한겹 한겹 벗기 시작한다.

시멘트 포장길 따라 서서히 고도를 상승하다 보면 청산도가 자랑하는 청보리 밭 사이로 길이 이어지는데, 큰 호흡으로 한번 쉬고 나서 왔던길로 되돌아 보면 청산도 항구가 열리면서 항구 주위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오고 있다.

 

< 산행 들머리에 들어서면서 만나는 시멘트 포장 "산행길" >

 

< 산행 들머리에서 되돌아 보면 한 눈에 들어오는 "도청항" 풍경 >

 

< 알알이 익어가고 있는 청산도의 "청보리" >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및 푸른 산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청산려수(靑山麗水)" 가 되었다는 청산도 섬이 왜 Slow city가 되지 않으면 안되는 가를 느껴지는 순간이다.

정말로 모든 시간과 공간이 멈추어 버린듯 정적만이 내려 있는 항구를 뒤로 하고, 오르막길 따라 걷다보면 주변에 동백꽃을 비롯하여 다양한 꽃들이 만발하게 피어 있어 걷는 발길도 매우 가볍게 만들어 준다.

그런데 산과 들 주변 곳곳에 많은 무덤(Gravity)들이 보이고 있으며 청산도 섬에는 죽은 사람의 무덤이 왜 이렇게도 많은가 하는 의심이 일어날 정도로 무덤 천국인데, 그렇게 청산도에는 많은 무덤이 존재하는 것은 현존하는 장례문화 중 유일하게 "초분(草墳)" 이 성행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 청산도 어느 곳에서나 만나는 "무덤" >

 

초분은 사람이 죽으면 땅에 바로 묻지 않고 먼저 시신을 염하여 움막에 모셔 놓았다가 몇년 후 시신의 뼈를 수습하여 뼈를 깨끗이 씻어, 다시 땅에 묻어 조상의 음덕을 조금이나마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장례문화이다.

초분은 남도 섬에서 발달된 장례 풍속을 말하는데, 이곳 청산도는 아직도 화장을 전연하지 않고 전통의 매장 방법만 고집하면서 이어가고 있는 섬이라 무덤이 많은 것 같다.

야산 한 모둥이를 돌아서면 청산도에서 유명한 "선음 약수터" 에 이르는데, Guide 한명이 약수터 입구에 머물면서 꼴치로 걷고 있는 나와 Wife에게 시원한 약수물 한그릇 대접하여 준다.

 

< 물을 마시고 있는 "선음 약수터" 전경 >

 

이러한 정성이 산행에서 일어나는 인정(人情)이구나 하면서 맛 있게 한잔 마시고 나서 산행을 제축하는데, 이곳에서 부터 시멘트 포장 길은 끝나고 숲속으로 이어지는 오슬길 따라 걷기 시작한다. 

 

< 약수터를 지나면서 만나는 "오솔길" >

 

조금 더 고도를 상승하면 고성산 3거리 분기점에 이르는데, 이곳에서 왼편으로는 청산도의 대간을 이루고 있는 "대봉산" 방향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편으로는 오늘 우리들이 종주 할려고 하는 '고성산"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또 다른 Guide 한분이 바톤을 받으면서 설명하여 주니 산에서 길을 찾는데 주저함도 없이 바로 방향을 잡고 걸을 수 있는 꽁짜의 행운을 누리는데, 방향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도 산행이 가능하게 한다.

가끔씩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산더덕의 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있는데, 몇몇 아줌마 부대들이 숲 속으로 들어가 더덕을 찾고자 배회하는 동안 꼴치를 탈출하여 대선산 3거리 분기점에 도착한다.

 

< "대선산" 분기점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

 

이곳 분기점에서 오른편 방향 200m 거리에 "대선산" 정상이 있다고 하는데, 정상에는 특별한 조망이 없으므로 왼편 방향으로 바로 하산하여 제2의 봉우리 "고성산" 방향으로 전진하면서 천천히 걸어간다.

조금 내려서면 거대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전망대에 도착하는데, 이곳 전망대에 서서 왼편에 있는 "부흥리" 동네를 바라보고 있으니 정말로 환상적인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 대선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면 만나는 "전망대" 바위 >

 

< 먼곳에서 바라본 "전망대" 바위 전경 >

 

산 비탈을 깍아서 만든 청산도가 자랑하는 다랭이 논과 밭이 펼쳐지는데, 이곳 논과 밭이 청산도에서 유명한 "구들장" 논이라고 한다.

 

<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보는 "다랭이 논" >

 

청산도는 한때 한국에서 2번째로 큰 "파시" 가 열리는 남해의 어업전진 기지로써 한국에서 풍어가 많이 나는 지역으로 각광 받았다고 한다.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돈을 찾아 구름과 같이 모여들어 주민의 80% 이상 어업에 종사하였는데, 쌍글이 저인망 어업의 출현으로 인하여 고기가 멸종되기 시작하여 모든 사람들이 떠나고 일부 사람들이 살기 위하여 농업에 종사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청산도에는 농사를 짖는 땅의 부족으로 인하여 산비탈을 이용하여 논을 만들기 시작하여 다랭이 논이 되었고, 천박한 땅에 많은 돌로 인하여 물이 쉽게 빠짐으로 농사가 불가능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한옥집 온돌방을 만들 때 사용하였던 구돌장 같은 공법을 적용하여 농지를 만들어 물의 빠짐을 더디게 하는 청산도 만이 존재하는 "구들장" 논이 존재하게 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다랭이 논을 형성하고 있는 산비탈 언저리와 더불어 생활 터전이 되는 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부흥리, 신풍리, 양지리 3개 올막졸막한 마을의 지붕 색채가 매우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 구들장 논을 간직하고 있는 "부흥리" 마을 전경 >

 

오른쪽 방향으로 돌아보면 서편제 길에 있는 읍리 및 당리 마을의 풍경도 그림과 같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 전망대 바위에 서서 청상도가 자랑하는 산천 구경에 무한정 시간을 넘겨본다.

 

< "읍리 및 당리" 방향의 그림과 같은 마을 풍경 >

 

전망대 바위에 내려서서 조금 하산하면서 또 다시 오르막 길로 조금 씨름하여 올라가면, 해발 310m "고성산" 정상석과 더불어 파손되어진 산성 및 봉수대에 이른다.

 

< "고성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한 Wife >

 

고성산 정상에는 봉수대를 비롯한 허물어진 산성이 주위에 펼치지고 있지만, 아직도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청산도에는 Slow city에만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지만, 산성 같은 역사적 장소의 복원을 등한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횡포에 다소 원망도 일어난다.

 

< 허물어진 상태로 복원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산성" 모습 >

 

Wife와 둘이서 산성 주변 나무 그늘 밑에서 늘어지게 휴식도 겸하면서 무겁게 지고온 만찬에 빠져 보는데, 죄 없는 소주 한병을 반주로 다 마시다 보니 흥겨움에 도취되게 만든다.

만찬을 즐기고 나서 조금 하산하면 부흥리로 넘어가는 "읍리 큰재" 고개를 넘어가는 지방도로를 만나는데, 이곳 도로 건너편 오르막 길을 접어들면 보적산으로 하여 범바위 까지 가는 종주산행이 계속 된다.

오늘 나는 느림의 시간을 가져보기 위하여 이곳 청산도 까지 왔으므로 읍리 큰재에서 산행을 중단하고 오른편 도로 따라 조금 하산하면 제3코스 Slow city 길을 만나면서 읍리 마을에 도착하는데, 마을 입구 청산도에서 유일하게 보존 관리하고 있는 "고인돌" 무덤이 도로변에 잘 정리되어 있다. 

 

< 읍리 마을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고인돌" >

 

고인돌 무덤을 옆으로 하면서 만들어진 농로 길 따라 바다 방형으로 내려서면 다랭이 논과 밭이 즐빈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청보리를 구획하고 있는 논두렁과 밭두렁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라 하겠다.

 

< "청보리" 밭 옆으로 만들어져 있는 농로 길 >

 

자연을 거스러지 않고 그려놓은 논 두령의 선(線)들이 어느 예술인들 이렇게 흉내를 낼 수 있을까?

논 가장자리에는 무덤과 같은 봉분들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곳 봉분은 무덤이 아니고 산에서 자라는 풀을 베어 알뜰하고 예쁘게 모아 놓은 퇴비 더미가 된다.  

 

< 논 가장자리에서 종종 만나는 풀과 볏짚으로 만든 "퇴비" 무덤 >

 

그래서 청선도에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물의 빠짐을 억제하는 풀과 볏짚으로 만든 퇴비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오늘날 무공해 청정지역으로 살아남아 신토불이의 계기가 되어진 섬이라고 한다.  

좁은 경작지, 농업용수 확보의 어려움, 토지의 척박함 등으로 인하여 농업이 그렇게도 열악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도, 청산도 사람들은 열정과 농업의 중요성이 생활의 삶 근원으로 만들고 있다.

이렇게 청산도 사람들의 부지런함과 자연환경을 적응하면서 순응하는 전통문화로 어이지다 보니, 오늘날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는 Slow city로 선정되는 것이 당년한 것 같다.

청산도의 유일한 풍습이 현존하고 있는 "초분" 을 볼 수 있는 제2코스의 해안으로 돌아 갈려고 하지만, 언제나 꼴치로 걷고 있는 나의 산행 실력으로 인하여 시간적 촉박으로 돌아감을 생략하고 바로 서편제의 풍경이 있는 "당리" 마을로 가는 지름길 선택한다.

당리 마을로 들어서니 몇몇 사람들이 논과 밭으로 나와 한국의 전통적인 농번기 일손을 도우면서 일하는 "품앗시" 농사하는 모습도 곳곳에 보이고 있는데, 마을 안길을 통과하여 언덕 위쪽으로 올라서니 영화 "서편제" 무대가 되는 돌담을 만난다.

 

< 당리 마을에서 "서편제 길" 로 올라가는 길 >

 

< 청보리와 유채꽃 및 돌담이 상호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서편제" 길 >

 

노란 유채꽃과 파란 청보리 및 돌담이 상호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서편제 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 주인공이 되어짐과 동시에 느림의 철학(哲學)을 음미하면서 걷고 있는데, 모두가 여유가 있는 관광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 많은 관광객들이 걷고 있는 "서편제" 길 >

 

나도 그들의 틈 속에 뭍혀 잔잔히 흘려나오는 "남도아라랑" 음악소리를 들으면서 "임권택" 감독이 되어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여 보는데, 나의 지시에 따라 노래 부르는 "유봉과 송화" 라는 선남선녀의 주인공이 없다 보니 흥미가 일어나지 않아 그져 실망만 느껴진다.

 

< "남도아리랑" 이 울려 퍼지고 있는 스피커 >

 

이곳 서편제 능선길은 청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이므로 임권택 감독도 최단기간 내에 100여 만명 관객을 돌파한 "서편제" 영화를 통하여 이곳 풍경을 자그만치 5분 30초 동안 상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어떠한 영화에서도 동일한 장소에서 그렇게 오래 촬영한 영화는 없다고 한다.

세차게 불어오는 해풍을 마중하면서 주변의 풍광을 돌아보고 있는데, 정말 영화와 같은 장면들이 환상적으로 전개되는 장소이다.

남쪽으로는 아름다운 포구를 만들고 있는 바다에는 황금 어장을 형성하고 있는 부포가 가득하게 떠 있고, 반대 방향에는 방금 올라온 당리 마을의 울긋불긋한 지붕의 색갈을 간직한 마을이 고즈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 남쪽으로 바라보면 눈으로 들어오고 있는 "바다와 황금어장" >

 

< 고즈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당리" 마을의 알록달록한 지붕 모습 >

 

눈앞 돌담길 사이로 걷고 있는 상춘객과 더불어 영화 "봄의 왈츠" 를 촬영한 흰색의 별장도 구름같이 자리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별장을 배경으로 방문기념 사진 촬영에 분주하게 돌아간다.

 

< "봄의 왈츠" 를 촬영한 별장과 더불어 유채꽃 밭을 배경으로 >

 

천천히 별장 까지 걸어가면서 마음의 영화 배우도 되어 보지만, 이젠 너무 늙은 육신으로 산천을 관광이나 하고 다니다 보니 흥미도 반감된다.

또한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돌아다니고 있는데, 인생의 무상함만 느끼므로 조기에 자리를 털고 일어서서 다음 코스로 이동한다.

앞으로 더 나아가면 바다 언덕 위 산자락 따라 토끼모리 같이 고불고불한 좁은 Slow city 제2코스 길이 연결되지만, 한정된 시간으로 인하여 되돌아서서 Slow city 제1코스 길로 역행하면서 바다가로 서서히 내려가 본다.

 

< 해안길로 연결되는 "Slow city" 제1코스 길 >

 

이렇게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청산도가 Slow city로 지정된 배경은 2007년 12월 담양, 신안, 장흥과 함께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Slow city로 지정 되었다.

선정 조건으로 무엇보다 먼저 인구가 5만명 이하 이면서도 전통 산업과 고유 문화를 지키고, 자연 친환경적인 농업을 사용하여 만든 Slow food 음식 및 아름다운 경관을 갖추어야만 한다고 한다.

특히 여기에서 대기업의 자본이 지배를 받지 않아야 하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는 보편적 상품과 문화가 존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슬로시티 운동은 이탈리아의 "키안티" 라는 사람이 창안한 것으로 Slow city 이란 과거와 현재를 통한 느리지만 멋진 삶을 추구하는 곳으로 환경, 자연, 시간, 계절, 자신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는 장소로써, 모든 조건을 상호 조화롭게 이르면서 살아가는 것이 "Slow city(느림)" 의 정의라고 한다.

이러한 정의에 가장 부합하게 조화를 이룬 곳이 이곳 청산도 임을 인정함으로써 아시아 제1호 Slow city로 지정된 곳인데, 남다른 느낌을 받으면서 그분들이 걸었던 길 따라 천천히 해안가로 내려서 갯바위에서 파래를 뜯고 있는 해녀의 모습이 바다에서 봄을 건지는 듯 포근함이 묻어난다. 

해변가 포장마차에서 판매하고 있는 봄 쑥으로 만든 Slow food 음식 "쑥떡" 도 구입하여 먹어보는 즐거움도 맛 보고, 제주도 해녀들이 청산도로 물질하려 왔다가 이곳 섬 총각과 눈이 맞아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한 해녀 할머니가 직접 판매하는 "파래" 도 한 다발 구입하는 여유도 가진다.

"도락리" 마을 안길로 돌아 마을 입구에 이르면 "동구정(東口井)" 이라는 공동 우물을 만나는데, 이곳 우물은 조선 숙종 때 부터 만들어진 샘으로써 청산도에서 최고의 물 맛을 간직한 샘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 조선 숙종 때 부터 사용하였다는 "동구정" 이라는 우물 >

 

화살표의 역 방향으로 마을 길을 걷다보면 낮은 건물을 보호하고 있는 담장에는 아름다운 색을 칠하여 산뜻한 거리를 만들고 있는데, 길가 담벼락에는 청산도의 명승지 사진을 걸어 놓으므로 보고 읽으면서 걷는 즐거움도 첨가시켜 준다.

 

< "도락리" 마을 안길 모습과 걷는 방향을 표시하고 있는 화살표 >

 

인접한 "고금도에서는 양반 자랑하지 말고 금일도에서는 돈 자랑하지 말고 이곳 청산도에서는 글 자랑하지 말라" 라는 옛 성현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다른 곳에서 글께나 한 사람들이 이곳 청산도로 들어와서 사당을 짖고 글을 가르키다 보니, 돈 보다 소중한 것이 배움이라면서 양지 바른 곳에서 햇빛을 쪼이고 있는 몇 명의 할아버지 경험담도 들어 본다.

마을 안길 따라 걷다보면 곳곳에 휴식처와 더불어 눈을 즐기기 위한 작품 전시실 장소에도 들어가 보는 느림의 미학(味學)도 가지다가 마을을 벗어나 도청항에 도착한다.

썰물로 물이 빠진 항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들어가 무엇인가 줍고 있는 모습도 청산도의 풍광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는데, 그로 인하여 보는 즐거움도 유발시킨다,

 

< 마을 안길 휴식처 마당에 세워져 있는 "솟대" >

 

< 물이 빠진 도청항 내부에서 해산물을 줍고 있는 "아낙네" >

 

천천히 걸어서 항구로 들어가는데, 축제의 무드를 고조시키는 포장마차와 청산도에서 생산한 수산물을 판매하는 부두가 난장에는 많은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장사꾼 아줌마 소리와 풍악소리가 조용한 청산도의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 청산도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간판대" > 

 

언제나 무일품이고 실업자가 되는 나는 주제 파악하면서 눈 요기나 실컨하고 선착장에 도착하는데, 추운 바람을 쏘이면서 뱃머리에 가이드(Guide)가 서서 일일이 일행의 숫자를 점검하면서 승선에 도움을 주고 있어 고마움도 느낀다.

오후 6시 정각 완도로 돌아가는 뱃머리에 서서 저물고 있는 태양에서 발하는 노을 풍경을 바라보는 구경도 보너스로 얻다보니 더욱더 아름다운 청산도 산행을 가진 하루가 되었다.

오늘 내가 걸었든 청산도 길은 눈으로 보고 땀을 흘리면서 걷는 청산도 길을 걸었지만, 언젠가 다시 방문하여 따뜻한 가슴으로 걷는 청산도 길을 걸어 보리라.

 

< 넘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완도" 항으로 들어가는 뱃머리에서 >

 

사실 나는 Wife와 둘이서 한주 전 평소 많이 활용하고 있는 "K" 산악회 통하여 청산도 산행을 하기 위해 4-5일 전 예약하여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 정류장에 갔었다.

K 산악회에서  2대의 버스 중 마지막 버스 제일 뒤쪽에 있는 좌석을 배정 받고 뿔이 나 강력하게 항의를 하였는데, 가이드는 인터넷 예약 순서되로 자리가 배정되었다는 이야기만 계속한다.

내가 특혜로 앞 좌석 달려는 것도 아니고 산악회 Rule 따라 자리 배석하여 주었다면 말 없이 산행에 동참하겠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이 되어 그 자리에서 산행을 포기하고 쓸쓸하게 집으로 돌아오면서 얼마나 분을 삭힌지 모른다.

전화 위복으로 오늘 더 많은 시간을 부여하고 있는 "D" 산악회에 처음 이용하여 보는데, 정말 인간적으로 대면하면서 가슴 뜨거운 진행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산악회도 이렇게 인정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진다.

앞으로 D 산악회에서는 돈과 사람 수 및 사장과의 친분을 초월하여 운행하는 산악회가 되고, 나 같이 혼자 산행하는 사람도 소중한 고객으로 받아 들리면서 대구지역의 민초들이 애용하는 산악회가 되기를 기원하여 본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