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 문화와 산행.

경북 영천시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는 '공설시장 방문 및 금호강 둔치' 를 거닐면서.

용암2000 2023. 1. 15. 20:52

 

2023년 1월 13일.(금요일)

 

1. 영천 공설시장의 구경.

오늘도 일만보를 걷기 위하여 고등학교 동문 2명과 함께 대구 도시 지하철 1호선 종점역이 되는 안심역에서 만남을 가지는데, 몇일 전과 동일하게 안심역에서 조금 떨어진 식당으로 들어가 한우 불고기로 푸짐한 점심식사 시간을 가진다.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지고 나서 오늘 일만보(一萬步) 걷는 코스로는 이곳 식당 앞으로 지나가는 55번 또는 555번 시내버스를 탑승하여 영천시(永川市)로 들어가 영천시가지를 관통하고 있는 금호강 둔치를 걷기로 한다.

식당 앞에서 시내버스를 탑승하여 20분 정도 달려가면 영천시의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는 공설시장 앞에 도착하므로 먼저 시장을 구경하여 보기로 하는데, 시골을 제대로 아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을 가 보는 것이라 하겠다.

 

< 영천 '공설시장' 앞을 지나가는 도로 >

 

영천 공설시장은 대구 및 경북지역에서 대구약령시장 및 안동시장과 함께 영남의 3대 시장 중 하나로 조선 중기 영천 남천변에 개장하여 1955년 5월 1일 현재의 위치로 이전 하였다고 한다.

 

< 영천 '공설시장' 의 동문 >

 

< 영천 '공설시장' 의 외부 상가 >

 

영천 공설시장은 매월 2일과 7일에 장날이 열리지만 이제는 거의 상설시장화 하므로 인하여 매일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데, 먼저 공설시장을 돌아보는 이유는 영천에서 유명한 '돔배기' 를 구경하기 위함이다.

공설시장에도 지역 주변에서 생산하는 농수산물과 특산물 등을 활발하게 거래하고 있는 것은 거의 동일하지만, 다른 시장과의 차별화는 돔배기를 비롯하여 뚝배기 소머리 곰탕이 유명하다고 한다.

 

< 영천 '공설시장' 의 내부 전경 >

 

< 시장 내에 자리하고 있는 '곰탕' 골목 >

 

< 시장 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곰탕집' >

 

먼저 시장 내부를 한바퀴 돌면서 시장을 구경하여 보면 다른 어떠한 시장 보다 규모가 크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데, 시장의 구석 구석을 구경하다가 돔배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골목으로 들어가 본다.

 

< '돔배기' 를 판매하고 골목 >

 

전라도에서는 '홍어' 이라고 한다면 경상도에서는 '돔배기' 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돔배기는 상어고기를 말하는데, 영천지역 제사 음식으로 쓰이며 예전에는 상어고기를 보관하기 위하여 소금으로 2-3개월 절여서 판매 하였다고 한다.

 

< 상어고기로 만든 '돔배기' >

 

< '돔배기와 생선' 을 손질하고 있는 아저씨 >

 

현재에는 보관 및 유통의 신속성으로 인하여 소금에 덜 절인 돔배기를 판매하고 있는데, 장사꾼들은 고객들이 먹는 시점을 파악하여 소금의 량(量)을 조절하면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2. 금호강변을 거닐면서.

영천 공설시장에서 북쭉으로 한 200m 정도 걸어가면 영천시가지를 2분화 시키면서 흐르고 있는 금호강을 만나는데, 금호강은 포항시 북구 죽장면 가사리에서 발원하여 영천시가지 및 대구시가지를 관통하여 대구시 달서구 끝지점에 있는 강정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

 

< 영천시가지 중심으로 관통하고 있는 '금호강' >

 

영천시가지를 관통하고 있는 금호강은 다소 넓은 강폭을 형성하고 있는데, 금호강에 놓여있는 많은 다리 중에 한곳의 잠수교를 건너 강의 북쪽 방향에 있는 둔치 따라 하류 방향으로 걸어보기로 한다,

 

< 다소 넓은 강폭을 가지고 있는 '금호강' >

 

오늘 따라 내리는 가랑비로 인하여 금호강에는 물안개가 피어 오르면서 신선(神仙)의 세계를 만들고 있는데, 그 신선의 세계 속에서 너무나 많은 학(鶴)과 청동오리들이 노닐고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 물안개 속에 노닐고 있는 '학' >

 

군무(群舞)를 치면서 날고 있는 학을 구경하면서 금호강 둔치 따라 하류 방향으로 한 500m 정도 내려가면 강변으로 조양공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둔치에서 강변의 공원으로 올라가는 나무테크의 길이 만들어져 있다.

 

< 군무를 치면서 날고 있는 '학' >

 

< 금호강 둔치 따라 만들어져 있는 '트레킹' 길 >

 

다수 긴 계단으로 올라가면 조양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면서 공원의 가장자리에 '조양각(朝陽閣)' 이라는 루각 한채가 자리하고 있는데, 조양각은 일명 명원루(明遠樓) 또는 서세루(瑞世樓)이라고 불려진다.  

 

< 나무테크 계단에서 바라보는 '서세루' >

 

루각은 고려 공민왕 12년(1363년) 당시 부사였던 '이용(李容)' 선생님이 세워 명원루이라고 불렸는데, 그 뒤 임진왜란(1592년) 때 소실되어 인조 16년(1638년)에 세우면서 조양각이라 하였다가 다시 소실되어 영조 18년(1742년) 군수 윤봉오(尹鳳五) 선생님이 중찬하여 서세루이라고 불려졌다.

1920년 대 일본인들에 의해 협각을 비롯하여 내삼문 및 외삼문을 철거하고 조양각 한채만 남겨 두고 있는데, 루각의 전면에는 조양각(朝陽閣)이라는 현판이 붙어있고 후면에는 서세루(瑞世樓)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 '조양각' 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는 루각 >

 

조양각은 영천지방 문화의 상징으로 영남 7대 루각 중에 하나로 손 꼽히고 있는데, 건물의 양식은 정면 5칸에 측면 3칸이면서 지붕의 옆 모습은 여덜 팔(八)자 모양이 되는 팔작지붕으로 건립되어 있다.

 

< 측면에서 바라보는 '조양각' >

 

이곳의 루각(樓閣)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에 한명 포은 '정몽주(鄭夢周)' 선생님이 되는데, 정몽주는 자신의 고향이 되는 영천에 명원루가 세워지자 누구보다 기뻐하면서 한편의 시를 남겼다고 한다.

 

- 명원루(明遠樓) -

청계석벽포주회(淸溪石壁抱州回 : 맑은 시내 돌벽이 고을을 안고 돌았는데) 갱기신루안활개(更起新樓眼豁開 : 새 누각을 다시 세워 눈이 환하게 트이도다)

남묘황운지세열(南畆黃雲知歲熱 : 남쪽 들판 황금 물결은 풍년임을 알리고) 서산상기각조래(西山爽氣覺朝來 : 서산의 서늘한 기운은 아침인 걸 알겠네)

풍류태수이천석(風流太守二千石 : 풍류 아는 태수는 녹봉이 이천석이고) 해후고인삼백배(邂逅故人三百盃 : 우연히 만난 벗과 마실 술은 삼백 잔일세)

직요기야심취옥적(直欲夜深吹玉笛 : 곧바로 밤 깊어져 옥피리 불면서) 고반명월공배회(高礬明月共俳徊 : 높이 뜬 밝은달 붙잡고 함께 즐겨보세)

 

이곳 조양각 건물의 왼편으로 '황성옛터' 이라는 노래비 한기가 서 있는데, 황성옛터를 노래한 남인수 선생님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노래가사를 쓴 사람이 이곳 영천 출신의 왕평 '이옹호(李應鎬)' 선생님이라는 것을 거의 모르고 있다.

 

< '황성옛터' 의 노래비 >

 

노래비 뒤면에 왕평(王平) 선생님은 '영천이씨(永川李氏)' 로써 영천이 낳은 천재이면서 시들지 않은 예술인이 되는데, 비록 34세 나이에 요절한 비운의 삶을 살았지만 선생님이 남긴 주옥같은 노래가사는 영원할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 노래비 뒤편에 기술하고 있는 '왕평' 의 유래 >

 

영천이씨는 경상북도 영천시를 본관으로 두고 있는 성씨로써 시조는 고려시대 평장사 '이문한(李文漢)' 선생님을 증시조 하면서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약 36.800가구에 117.000여 명이 살고 있는데, 알려져 있는 인물로 고려의 장군 이극인을 비롯하여 중종 때 경상도관찰사를 지낸 이현보 등이 있다고 한다.

 

< 금호강 둔치' 에 조성하고 있는 공원 >

 

< 금호강에 놓여있는 '잠수교' > 

 

이렇게 조양공원을 주마간산(走馬看山) 식으로 구경하고 다시 금호강 둔치로 내려가 왔던길로 공설시장 까지 걸어가 공설시장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서 대구시가지 까지 운행하는 55번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이내 버스가 도착하여 대구로 돌아가기로 한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