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경북)

경상북도 봉화군 "외씨 버선길" 생달마을에서 김삿갓 문학관 까지 트레킹 길을 도전하였지만.

용암2000 2012. 3. 14. 21:44

 

2012년 3월 11일 (일요일)

경북과 강원도를 걸쳐있는 4개의 지방자치단체가 되는 BY2C(봉화군, 영양군와 영월군, 청송군)에서 군(郡)별로 4개의 구간으로 하여 총 16개 구간으로 분활하였다.

먼저 군별로 1개 구간씩 야심차게 먼저 개발을 추진하여 산행인들에게 선 보이고 있는 "외씨 버선길" 을 만들었다 한다.

작년에는 영월군 1개 구간과 영양군 1개 구간을 도전하여 보니 참 좋은 외씨 버선길이라, 년초 부터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대구 드림산악회" 에서 봉화군의 한개 구간이 되는 "마루금길" 을 개척하였다고 하여 같이 참석하여 본다.   

전일 고등학교 동창으로 구성되어 있는 백봉산악회에서 팔공산 서봉(西峰) 산행을 끝낸 다음날이라 지친 몸을 가볍게 푼다는 생각으로 버스 정류장에 나아가는데, 나와 같은 생각인지 빈 좌석이 없을 정도의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고 있다.

산악회에 제공하여 주는 외씨 버선길 안내도를 살펴 보는데, 오늘 걷는 마루금길은 봉화군의 마지막 구간에 있는 생달마을의 "용운사" 에서 영월군 제1구간 출발점이 되는 와석리 "김삿갓 문학관" 까지 15.4Km에 7-8시간 걸린다고 한다.

 

< 봉화군 지자체에서 홍보하고 있는 "외씨 버선길" 안내도 >

   

특히 제공하여 준 안내도에 오늘 마루금 트레킹 길은 고도 600m에서 시작하여 해발 1.300m 선달산 까지 약 3.5Km의 급경사 길로 올라갔다가 12Km 정도는 완만하게 만들어진 내리막 길로 간다고 Guide 설명이 이어진다.   

산행을 안내하는 Guide가 사전 답사하여 트레킹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는데, 전에 걸어본 외씨 버선길과 같이 평범한 트레킹 길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선잠에 빠져 든다.

버스는 작년 "송이축제" 때 Wife와 아들과 함께 방문하면서 봉화군을 관광한 코스에서 춘항전의 주인공 이몽룡의 실제 인물이라고 고증된 "성이성" 생가 마을과 물야면사무소를 지나간다.

물야면사무소에서 고불고불한 지방도로를 이용하여 들어가면, 오전약수탕에 이르기 직전 왼편 사잇길로 물야저수지 내부에 있는 생달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 생달마을에서 바라보는 "물야저수지" 전경 >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Guide는 생달마을 입구에서 "용운사" 까지 대형버스가 갈 수 없어 약 2Km 정도 더 Plus시켜 걸어야 한다고 한다.

저수지 끝자락에 하차를 요구하므로 버스에서 하차를 하는데. 경주에서 온 또 다른 버스 한대에서 많은 등산객을 내려놓고 떠날려고 한다. 

경주에 있는 한 산악회에서도 우리와 같이 외씨 버선길을 걷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과 더불어 그쪽 산악인들도 다양한 년령(年齡) 대 등산객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무심코 그들 뒤편 따라 산행에 몰입한다.

올라가는 길가에는 외씨 버선길 안내도가 곳곳에 붙어 있지만, 상세하게 검토도 하지 않고 안내표시 방향 따라 생달마을 입구로 들어간다.

생달마을은 병풍과 같이 높은 산맥으로 둘려쌓여 있으며 여러 방향에서 맑은 물이 흘려내리고 있는 개울 따라 많은 별장들이 고즈늑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참 좋는 마을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산속 깊숙하게 들어간다.

 

< "생달마을" 에 자리하고 있는 전원주택 >

 

더욱더 기후는 바람 한점 들어오지 않은 산골 속에 맑은 날씨가 펼쳐지면서 상쾌한 기분으로 마을 안길로 깊숙하게 들어가니 또 다른 산촌 마을이 되는 "선달산 신선골" 이라는 별장 마을이 나타나지만, 그래도 용운사 사찰은 보이지 않고 계속적으로 시멘트 포장의 트레킹 길로 이어진다,

 

< 생달마을 내부에 자리하고 있는 "신선골" 마을 안내표 >

 

약 30분 이상 포장길 따라 올라가니 외씨 버선길과 더불어 선달산 3Km 및 늦은목이 1Km 라는 이정표가 동시에 붙어있는 오솔길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부터 걷는 발 아래에는 잔설(殘雪)이 쌓여있다.

 

< 본격적으로 "외씨 버선길" 을 나타내고 있는 안내도 >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늘 트레킹 길은 평범 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중무장의 복장도 하지 않고 아이젠도 지참하지 않은 상태로 트레킹에 도전하므로 약간의 조심이 요구되는 길이지만, 그래도 많은 눈이 쌓여있지 않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전진한다.

 

< 눈으로 덮혀 있는 "외씨 버선길" > 

 

조금만 더 올라가면 울창한 잣나무 단지가 나타나면서 길이 나무 그늘로 인하여 암흑의 길이 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무를 관리하지 않고 원시적인 울창한 숲으로 되어있어 매우 산만한 산이다.

 

< 자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잣나무" 단지 >

 

이 숲에서 또 다시 30분 정도 더 올라가면 해발 800m "늦은목이 고개" 에 이르는데, 왼편으로 해발 966m "갈곶산" 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편으로 해발 1236m "선달산" 으로 가는 길이라는 3거리 이정표를 만난다.

 

< 해발 800m에 서 있는 "늦은목이" 고개 이정표 >

 

경주에서 온 산행팀은 나의 생각과 달리 왼편에 있는 갈곶산 방향으로 산행하고 있는데, 갈곶산은 3년 전 영주 부석사 뒤편에 있는 "봉황산" 으로 올라와 갈곶산 정상 까지 왔다가 되돌아 갔던 원점회귀의 산행을 한 경험이 있는 산이다.

갈곶산은 백두대간을 산행 할 때 소백산을 지나면서 만나는 백두대간 종주길의 한 지점이고, 이 갈곶산을 지나 늦은목이 고개로 내려와 계속적으로 선달산으로 올라가 박달령으로 하여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능선길 이라는 것이 생각난다. 

 

< "백두대간"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판 >

       

어찌하든 지금 까지 봉화군이 트레킹으로 개발하여 홍보하는 길이라 별 의심도 없이 선달산 방향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올라가는 길이 트레킹 길이 아니고 완전히 등산길로 변모한다.

능선 따라 조금 올라가니 추위가 엄습하면서 설한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많은 눈이 쌓여 걷기가 여간 곤역스럽지 않는데, 나는 겨울철이면 언제나 배낭 속에 넣고 다니는 비상용 아이젠과 겨울용 장갑을 끼고 고도를 상승하여 본다.

약 1시간 이상 씨름하면서 고도를 상승하니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로 멀리 소백산의 흰눈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소백산 칼바람이 이곳 선달산 까지 불어와 초속 50m 이상의 강풍이 지나가는데, 백두대간 길을 가르키는 수 많은 시그날이 바람에 날려 떨어질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 강풍에 몸살을 앓고 있는 "리본" >

 

전일 산행으로 누적된 피로가 엄습하면서 다리가 몹시 아파오지만, 앞에서 인솔하는 산대장과 많은 사람들이 가고 있어 크게 뒤 떨어지기가 싫어 젖먹은 힘 까지 동원하여 한발한발 앞으로 전진한다.

가다가 약간의 과일을 먹으면서 허기진 배를 채움과 동시에 수 많은 쉼을 가지면서 천천히 눈길을 올라가 오후 1시 경 선달산 정상에 도착하는데, 흰눈 속에 정상석이 외롭게 산행인들을 영접하고 있다.

 

< 눈속에 산행인을 영접하고 있는 "선달산" 정상석 >

 

이곳 정상 까지 외씨 버선길 안내 리본이 곳곳에 붙어 있지만, 무슨 트레킹 길이 이렇게 높은 곳 까지 만들어졌나 하면서 절로 봉화군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욕이 나온다.

해발 1236m "선달산" 정상에는 거대한 정상석을 배경으로 하여 기념사진 한장을 찍고 나서 세차게 불어오는 강풍으로 인한 추위로 정상에서 머뭄이 불가능하여 식사도 못하고, 많은 리본이 달려있는 백두대간 종주길 박달령 방향으로 선두로 가고 있는 산대장 흔적을 찾아 걸어본다.

 

< "정상석" 을 배경으로 인증 샷 >

 

그런데 여기서 부터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산행길이 이어지지만, 많은 리본 속에 외씨 버선길을 안내하는 리본은 없어지고 백두대간을 알리는 산악회들의 리본만 세찬 바람에 춤을 추고 있다.

 

< 외씨 버선길 리본은 없고 "백두대간 리본" 만 붙어있는 길 >  

 

그래도 경험이 풍부한 산대장의 인도를 믿으면서 그가 만들어 놓은 눈길 발자국 따라 능선길을 내려가는데, 눈이 무릎 까지 빠짐으로 전진이 거의 불가능하면서 미끄러지는 사람이 속출한다.

설상가상으로 앞으로 전진하는 길은 곳곳에 암벽 사이로 길이 나 있는데. 약 1시간 정도 걸어도 전체 걷는 거리가 얼마되지 않은 백두대간 길이 된다.

이젠 시간도 거의 오후 2시가 되면서 탈진이 일어나므로 점심이나 먹고 갈려고 자리를 찾고 있는 사이 선두를 안내하는 산대장이 쌓여있는 눈으로 길이 없어졌다고 하는데, 그레서 전진을 포기하고 되돌아 가자는 이야기에 분통이 터진다.

조금 더 일찍 포기 하였다면 아이젠 없이 걷는 사람은 다리에 너무나 힘을 주므로 발생하는 쥐가 나는 부상과 허기 및 체온 저하에 따른 고통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 인데, 너무 늦게 포기를 결정 함에 욕설이 다 나온다.  

허탈한 모든 사람들은 조금 바람이 불지 않은 장소로 이동하여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산대장은 점심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후미에서 뒤떨어진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하여 긴급하게 왔던 길로 되돌아 나아간다.

2시 30분 경 다시 선달산 정상에 도착하니 올라올 때 본 외씨 버선길 리본이 많이 붙어있는데, 외씨 버선길이 여기 선달산 정상에서 공중 분해가 되어나 보다.

다리에 쥐가 발생하는 많은 환자를 응급 치료하면서 천천히 왔던 길로 되돌아서 마을 뒤편에 있는 시멘트 포장길에 도착한다.

먼저 간 산대장이 봉화군에서 산불 감시용으로 운행하고 있는 1Ton 트럭으로 부상자를 수송하기 위하여 도로에 기다리고 있는데, 불법이지만 화물칸에 탑승하여 버스가 있는 물야저수지 까지 내려간다.

오늘 나는 산행을 통하여 지친 다리와 몸의 콘디션을 조정하기 위하여 가볍게 걷기에 도전하였다가 오히러 죽음의 고비를 넘기는 산행이 되었다.

사전 완벽하게 조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모하게 추진한 산악회와 아직도 완성도 되지않은 외씨 버선길을 홍보하고 있는 봉화군 지방자치단체에 좋지 않은 이미지가 남은 산행이 되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