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대구)

대구 중구 골목투어 내에 있는 문학체험 전시실 김원일 작가의 '마당깊은 집' 구경.

용암2000 2023. 1. 11. 00:58

 

2023년 1월 6일.(금요일)

 

* 김원일 작가가 쓴 마당깊은 집을 구경하면서.

나는 부산에서 거주하는 고등학교 동문 중 한명이 치료를 위하여 대구에 있는 한 병원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만남을 가져보는데, 나와 동문은 옛 향수를 느끼면서 대구 중구의 대표적 관광지 '근대로(路)의 여행' 골목투어를 다시 추진하여 보기로 한다.

동문과 함께 대신동에 있는 서문시장과 더불어 나의 모교가 되는 옛 계성고등학교 교정도 거닐어 보고, 또한 청라언덕을 넘어 계산성당 후문에 있으면서 대구에서 홍합밥 맛집으로 유명한 '서영' 식당으로 들어가 점심식사 시간도 가져본다.

 

< 계산성당 뒤편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 을 가르키는 이정표 >

 

< 같은 골목을 사용하고 있는 '서영 홍합밥' 식당 >

 

그러고 나서 서영 홍합밥 식당과 한 골목을 사용하고 있는 소설가 '김원일(金源一)' 선생님이 쓰신 '마당깊은 집' 전시실을 잠시 돌아보기로 하는데, 최근 나는 서영 홍합밥 식당을 찾을 때 마다 전시실을 한번 돌아본 곳이다.

이곳 전시실은 마당깊은 집에서 나오는 소설의 내용과 비슷한 골목의 집을 선택하여 조성한 전시실이 되는데, 골목 입구에서 부터 소설의 내용과 더불어 작가 김원일 선생님의 일대기를 요약하여 기술하고 있다.

 

< '마당깊은 집' 으로 들어가는 대문 > 

 

열려있는 대문을 통과하면 'ㄱ' 자 형태의 아담한 한옥 한채를 전시실로 사용하고 있는데, 전시실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면 소설에서 나오는 내용을 집약한 스토리(Story)와 더불어 김원일 선생님이 사용한 작가의 거실로 구성하고 있다.

 

< '한옥' 을 개조하여 만든 전시실 >

 

< '전시실' 내부의 전경 > 

 

작가 김원일 선생님은 1942년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에서 태어나 13세살 때 대구로 이사와 소설의 내용과 비슷하게 단칸방에서 생활을 하면서 영남대학교 및 단국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고 한다.

1966년 대구 매일신문에서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노을, 바람과 강, 겨울 골짜기, 마당깊은 집, 늘푸른 소나무, 불의 제전, 푸른 혼, 연, 마음의 감옥, 아들의 아버지' 등과 단편집으로 '어둠의 혼,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김원일 중단편 전집' 등을 출간하였다.

작가 김원일 선생님은 궁핍한 농촌에서 6.25 및 4.19를 체험하고, 산업화를 이룩한 우리세대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할 줄 아는 작가이다.

담담한 문체에 절제된 감정으로 6.25의 비극적인 사건을 이야기하는 그의 작품은 굴곡진 현대사를 몸으로 겪은 한글세대의 작가이라 하겠다.

그에 따라 현대 문학상, 한국소설 문학상, 대한민국 문학상 대통령상, 한국창작 문학상, 동인 문학상, 이상 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대한민국 문학 예술상, 은관 문학 훈장 등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전시실 안쪽 부스에는 마당깊은 집에 대한 소설의 내용을 집약하고 있는데, 이 소설은 6.25 전쟁이 끝난 후 1954년 부터 1년 동안 대구의 중심부가 되는 종로, 장관동, 약전골목, 중앙통 일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 전시실 '조성과정'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1950년 대 대구의 골목은 김원일 작가에 의해 세밀하게 재생되어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 작가는 고향 진영에서 대구로 올라와 세(貰) 들어 살던 집이 '마당이 깊은 집' 이었다고 한다.

  

< 1950년 대 '대구시가지' 를 나타내고 있는 사진 >

 

< '격변기 시대' 대구의 실상 >

 

세를 들고 살았던 집에는 길남이네와 같은 세입자들과 주인집 까지 모두 6가구가 하나의 마당을 공유하면서 살아가는 내용이 되는데, 세입자들을 비롯하여 여러 인물들을 통하여 당시 대구 피난민들의 일생활을 묘사하고 있다.

길남이는 아버지가 없는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가난했던 한 소년의 힘든 시절을 견디어 내는 성장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인데, 이런 생활상이 나의 시대의 사람에게는 누구나 꺽은 내용이라 너무나 현실감을 느끼는 내용들이다.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은 소설 '마당깊은 집' 의 스토리에 등장하는 인물 및 대구 피난민의 삶을 입체적으로 재 구성한 문학 작품이 되는데, 소설에서 나오는 무대는 실제의 집은 아니지만 소설의 무대와 너무나 비슷한 곳을 선정하였다.

소설에서 나오는 집의 안채에는 주인장이 살고 있는 집이고, 아래채 첫째방에는 경기도 연백에서 온 경기댁, 아래채 둘째방에는 퇴역한 상이군인 가족 준호네, 아래채 셋째방에는 양키시장에서 헌 군복을 파는 평양댁, 아래채 넛째방에는 삯바늘질하던 길남이네, 바깥채 가겟방에는 풀빵을 판매하는 김천댁 등 저마다 사연이 깊고 가난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 '마당깊은 집' 에 나오는 6가구의 주인공 >

 

<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주인공들' >

 

전시실 제일 안쪽 구석에는 길남이네 방을 재현하여 놓고 있는데, 방의 내부에는 길남이네 어머니가 쓰시든 재봉틀을 비롯하여 직접 만든 한복과 더불어 이불 등을 전시하고 있다.

 

< 재현하고 있는 '길남이네 방' >

 

< '길남이네 방'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ㄱ' 자로 꺽인 작가의 거실에는 김원일 선생님의 일대기를 비롯하여 저서, 상장, 트로피, 작가와 인터뷰한 영상, 아카이브 진열장, 작가가 기증한 부모님의 사진, 직접 그린 그림, 소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 '작가의 거실' 의 전경 >

 

< 작가가 저술한 '책' >

 

< '해외' 에서 발행한 책 >

 

< '마당깊은 집' 을 설명하고 있는 작가 >

 

< 작가에게 수상한 '상장 및 훈장' >

 

< 작가가 기증한 '용품' >

 

<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서적' >

 

전시실을 관리하는 아가씨 한분이 김원일 선생님의 근황을 설명하여 주는데, 서울에 거주하는 김원일 선생님은 몇년 전 까지 대구로 내려와 장시간 전시실에 머물었지만 현재는 고령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대구에 내려올 수 없다고 한다.

'마당깊은 집' 1990년 MBC 방송국에서 8부작으로 방영하여 화제의 소설이 되었지만, 나는 방송을 보지 못하였으며 또한 김원일 작가의 책도 대면한 적이 없어 전연 모르는 작가이라 하겠다.

더불어 몇년 전 대구 근대로의 여행 때 해설사 분이 아무런 멘트(Ment)도 없었고 가끔씩 찾았던 서영 홍합밥 식당을 들어갈 때에도 없었던 전시실을 새롭게 만들어졌는데, 대구에서도 이렇게 훌륭한 작가의 발자취를 대면할 수 있어 감사를 표현하여 본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