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회.(대학교 69학번 모임)

천사같이 해맑은 웃음을 간직한 한센인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전라남도 "소록도" 를 찾아서.(2)

용암2000 2011. 10. 11. 22:34

* 둘째날 : 2011년 10월 9일.(일요일)

 

너무나 넓은 방 구석구석 딩굴면서 자다가 잠에서 깨어나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아침 산책길로 나서 보는데, 전일 봉고차로 급하게 지나간 "병사지대" 로 다시 들어가 걸어보기로 한다.

 

< 숙소에서 "병사지대" 로 내려가는 길 >

 

숙소에서 조금 내려서면 애환의 장소가 되는 "수탄장" 으로 들어서서 오늘은 해변 따라 만들어진 나무테크 길로 걸어 보는데, 우측에는 항아리 같이 오목하게 들어와 있는 바다에는 잔잔한 바다물이 넘실되고 있다.

 

< "수탄장" 입구에 있는 안내소와 휴게소 >

 

나무테크 길 가에는 소록도를 알리는 명승 유적지 설명서가 곳곳에 붙어있어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가는 길이 무척 늘어지는데, 전일 수녀님이 설명하여 준 내용들이 사진과 함께 너무나 잘 기록되어 있어 영화 필림 돌아가는 것 같이 회상이 되는 길이다.

 

< 해안길 따라 만들어진 소록도 명소 등을 기술하고 있는 "설명서" >

 

소록도 앞 바다에는 등대를 포함하여 작은 섬들이 점점이 수 놓고 있어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보유하고 있는데, 섬의 오른편에는 소록도로 넘어오는 소록도 대교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 "국립 소록도병원" 앞 바다 전경 >

 

< 병원 앞에서 바라보는 "소록도" 대교의 모습 >

 

한 모퉁이를 돌아서면 국립 소록도병원 건물과 중앙리 마을들이 고즈늑하게 아침을 맞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병원 앞 까지만 걸어갔다가 동쪽 방향에 있는 "관사지역" 을 관광하기 위하여 아쉽지만 발길을 돌린다.

 

< "국립 소록도병원" 앞에 있는 이정표 >

 

다시 원점인 숙소까지 와서 약간의 오르막 길로 올라가기 시작하여 고개마루에 이르면 3거리 길을 만나는데, 3거리 모퉁이에 병원 직원들이 다니는 직원교회의 건물이 울창한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

 

< 숙소와 직원교회로 올라가는 "삼나무" 가로수 길 > 

 

< 울창한 숲속에 자리하고 있는 "직원교회" 전경 >

 

직원교회 앞에서 오른편 길로 접어들면 2층의 옛 사무실 건물이 나타나는데, 옛날에는 붉은 벽돌로 건축되어진 건물이지만 보수과정에서 전면적으로 벽돌의 색갈을 변경하였다고 기술되어 있다.

현재 건물 입구 벽면에는 매점이라는 간판이 붙어있지만, 문이 굳게 잠겨져 있어 다소 을씨년 스러운 건물로 자리하고 있다.

길 따라 언덕 끝자락에는 뱡원장(病院長) 관사로 들어가는 길과 더불어 언덕 아래 방향으로 내려서면 소록도에서 유일한 해수욕장이 양궁과 같이 반원을 형성하고 있는데, 해수욕장에는 고운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 "소록도 해수욕장" 과 거금도를 연결하고 있는 연육교 주탑 >

 

해수욕장 앞에는 거대한 "거금도" 섬이 눈 앞에 머물고 있으며 해수욕장 끝부분에는 거금도로 넘어가는 연육교 다리의 주탑 2개의 꼭지점 만 보이고 있다.

해수욕장에서 되돌아 나오면 "화이트 하우스" 이라는 커피와 음료수를 판매하는 상점이 있지만, 사람이 움직이는 바캉스 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쓸쓸한 모습을 하고 있다.

 

< 쓸쓸한 모습을 하고 있는 "화이트 하우스" 건물 >

 

다시 원점인 3거리로 올라와 직원교회 뒤편으로 올라서면 일제시대 일본인 병원장이 한센인들에게 신사 참배를 강요하였던 "신사(神寺)" 건물이 새롭게 건축되어 있지만, 내부에는 아무런 불상도 모시지 않은 빈 건물로 놓여 있다.

 

< 불상도 없는 빈 "신사" 건물 >

 

이곳 신사 옆에 "원불교(圓佛敎)" 건물도 나란히 건립되어 있지만, 이곳 건물에도 굳게 문이 닫혀 있는 상태로 적막감만 내리고 있다.

 

< 문이 잠겨 있는 "원불교" 건물 >

 

수녀님 이야기에 따르면 소록도에는 기독교와 천주교 및 원불교 등 3개 종교가 존재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종교에 귀의하는 한센인 중 4/5가 교회에 나아가고 나머지 1/5이 성당에 나아가지만 원불교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원불교에서 도로 방향으로 내려와 언덕으로 올라가면 도로 한 모퉁이에 병원 직원들이 다니고 있는 "직원성당" 건물 앞에 이르는데, 일요일 아침 8시 부터 미사를 드리고 있어 도로변에 많은 승용차들이 질서 정렬하게 주차하고 있다.     

 

< 미사를 드리고 있는 "직원성당" 모습 >

 

이곳 성당에서 다시 약간의 급경사 길로 내려서면 조그마한 공원 부지와 더불어 경찰서(警察署) 출장소가 나타나면서 도선장에 이르는데, 눈 앞에 아름다운 녹동항 건물들이 지천으로 놓여있다.

 

< 도선장 근교에 있는 "소공원" >

 

< 도선장에서 바라보는 "녹동항" 전경 >

 

이곳 도선장은 소록도 대교가 건설하기 전에 녹동항에서 소록도로 들어오는 최단거리에 있는 선착장이라 방파제 시설 등이 잘 정비되어 있고, 방파제에는 소록도 병원선이 파도에 몸을 의존하고 있다.

 

< 방파제에 정박하고 있는 소록도 "병원선" >

 

이렇게 아침 일찍 소록도 관사지역을 돌아보고 나서 천천히 숙소에 도착하니까, 사모님들이 어제 녹동항에서 구입한 생선으로 해장국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고 있어 성당 미사를 참석한 친구와 함께 합류하여 전일 밤 술로 쪼달린 몸을 확실하게 풀어본다.

아침 식사를 하고 나니 많은 쌀과 반찬이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경비의 절감 차원에서 점심식사 까지 하고 나서 대구로 출발하자는 의견 일치로 남자들은 낚시대를 들고, 물고기를 잡으로 해안가로 나선다.  

해안선 따라 소록도 대교 방향으로 걸어가 대교 밑에서 낚시에 몰두하여 보는데, 썰물로 인하여 바다물이 빠짐으로 3시간 정도 조우하여도 몇 수 밖에 잡지 못하여 다소 아쉬움이 일어난다.

 

< 소록도 대교 밑에서 "낚시" 를 즐시는 일행 >

 

그래도 속소로 돌아와 점심과 함께 몇 점의 회를 나누어 먹어보는 행운의 순간을 가지는데, 정말 싱싱함이 입가에 묻어나는 회가 된다.

수녀님의 바쁜 일정으로 인하여 오후 2시 까지 이야가 꽃을 피우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 짬을 내어 속소에 들리므로 간단하게 작별 인사를 나눈다.

수녀님은 비록 소록도가 대구에서 먼 거리에 있지만, 그래도 종종 방문하여 주는 기회를 만들어 달라는 말씀에 고마움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 숙소 위쪽 수녀님이 생활하고 있는 "관사" 집 >

 

이로써 소록도의 1박2일 여정에서 아쉬운 작별인사와 더불어 아름다운 소록도 여행이 대과(大過)없이 잘 마무리하면서 무사히 집에 도착하는 여행이 되었다. - 완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