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및 트레킹.(경상북도)

오색 단풍으로 물 들고 있는 경북 청송군의 명소 주산지 방문과 더불어 "주왕산" 의 종주.

용암2000 2009. 11. 13. 20:07

1. 산행의 개요.

금년 여름철에 템플 스테이를 즐기면서 백련암에 머문적이 있는 주왕산 단풍도 어느산 보다 좋은 단풍 색갈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 주왕산. 

중국 당나라에 사는 "주도" 라는 사람이 스스로  "후주천왕" 이라고 하면서 내란을 일으켜 궁중으로 쳐 들어갔다가 크게 패하여 그의 아들 "대전왕자" 와 딸 "백련공주" 와 함께 머나먼 신라 이국땅 주왕산까지 도망쳐와 나라를 재침하기 위하여 기회보면서 생활하다가, 신라의 장수에게 화살을 맞아 비참한 최후를 맞지하였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주왕산" 을 2009년 11월 9일 찾아 나섰다.

대구에 인접하게 있는 산이고 또한 경상북도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으로써 수 많이 찾아 본 산이지만 주왕산 전체를 종주하지 못하여 매번 아쉬움 가진 곳인데, 저물어가는 늦가을 모처럼 기회를 만들면서 중주길로 나서 본다.

 

2. 주산지 방문.

종주 등산코스는 여름철 "물안개" 를 구경하기 위하여 새벽 잠을 설치면서 찾았던 "주산지" 로 부터 시작하는데, 주산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라는 영화를 통하여 우리들 가슴에 와 닫는 명소이다.

주왕산을 품고 있는 청송군은 경북 오지에 속하고 또한 계절의 일교차가 심하여 사과 생산지로 변화하고 있는 농촌 들력 따라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가 농부 손을 기다리는 들길 따라 버스가 주산지 입구에 도착하니까, 사과를 팔고 있는 농부들과 등산객들이 장사진 이루고 있다.

대구에서 늦게 출발하다 보니 주산지에 도착하니까 벌써 해가 중천에 높이 떠 있어, 물안개가 곱게 피어나는 새벽이 지나가므로 물안개가 피어나는 아름다운 풍광은 없어지고 내리는 햇살로 빤짝이는 물결만 잔잔하게 일어나고 있다.

 

< 제방에 올라서면 만나는 "주산지" 전경 >

 

주산지 연못에는 가뭄으로 인하여 물이 많이 빠져 주산지의 명물이 되는 "왕버들" 나무의 줄기와 뿌리가 물 밖으로 나와있다.

 

< 물이 빠진 주산지 "왕버들 나무" >

 

산림학자들은 모든 나무가 1년 내내 물 속에 잠겨 있으면 생존이 불가능 하겠지만, 이렇게, 봄, 가을, 겨울에는 물이 빠져 나무의 뿌리가 물 밖으로 내밀고 충분하게 호흡을 통하여 튼튼한 나무 뿌리를 만든다.

그러고 나면 여름철 내내 물 속에 잠겨있어도 생존이 가능하게 하는데, 관광객들은 이러한 나무의 속성도 잘 모르면서 사시사철 물 속에 잠겨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

그래서 단풍으로 물 들고 있는 주왕산 및 왕버들이 만드는 그림자의 잔영이 물 속에 반사됨으로 인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그것을 배경으로 하여 좋은 사진 작품을 찍어보고 싶은 인간의 아집이 아니겠는가?

어찌하던 주산지는 단풍과 왕버들나무가 좋은 경치를 만들어 주는 천하의 관광지가 되는 곳이지만, 아쉽게도 물 속에 잠겨져 있는 왕버들 나무가 많이 고사가 됨으로 아름다운 풍광이 서서히 살아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뒤돌아 나오는 발길이 무거워진다.

 

3. 주왕산 종주.

주산지 주차장에서 약 10분 정도 걸어 주왕산 중에서 원시림으로 들어가는 "절골 매표소" 입구에 들어선다.

절골에서 부터 주왕산 정상이 되는 "가메봉" 까지 가는 길은 계곡 따라 만들어져 있는데, 계곡 양쪽에는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원시림으로 이루어진 좁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길이 이어진다.

 

< 절골에서 "가메봉" 으로 가는 계곡 길 >

 

비록 절골은 국립공원 지역에 속하고 있지만 이곳은 국립공원의 심장부와 너무나 떨어져 있는 오지로 인하여, 등산객들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발길이 전연 없으므로 산길은 거의 정비가 되지 않아 가는 길이 곳곳에 단절이 된다.

개울 양쪽을 왔다갔다 하면서 걷는 길에는 많은 등산객들의 정체로 마음 같이 걷지도 못하고, 또한 어떤 곳에는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바위 틈을 타고 건너야 하니 많은 지체로 기다림의 인내가 요구한다.

약 1시간 30분 정도 계곡 따라 올라가면 "대문다리" 라는 넓은 바위가 나오면서 여기서 부터 본격적으로 산을 치고 올라가는 급경사의 길이 된다.

1시간 20분 정도 급경사의 길과 씨름하고 나면 늦 가을에도 충분하게 흐르는 땀으로 온 몸에 적시면서 걸어야만 3거리 안부가 나오는데, 이곳 3거리 안부에서 좌측 방향으로 10분 정도 올라가면 주왕산의 실제적 정상이 되는 해발 883m "가메봉" 정상에 이른다.

 

< "가메봉" 정상으로 가는 3거리 이정표 >

 

지도에는 주왕산 정상은 가메봉에서 남쪽으로 능선을 타고 한 30분 정도 가면 해발 721m 주왕산 정상이 나오지만 산의 높이나 주변의 풍경이 가메봉 보다 현격하게 떨어지므로 등산객들이 거의 찾지 않고, 오직 이곳 가메봉에 많은 산꾼들이 찾아 가메봉 정상에는 각 지방에서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 "가메봉 정상" 에 머물고 있는 등산객 >

 

가메봉 정상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여 보면 깊어가는 가을 단풍이 물신 풍겨나와 사람들이 많이 머물고 있으며, 만학단풍을 음미하는 등산객의 형형색색의 옷과 어울러 한폭의 동양화 그림을 연상하게 한다.

 

< 가메봉에서 본 "주왕산 단풍" 전경 >

 

대부분 주왕산을 종주하기 위해서는 가메봉 정상에서 다시 3거리 방향으로 되돌아 나와, "내원동 마을" 코스로 들어선다.

내원동 마을은 주왕산의 첩첩산중에 위치하면서 한 때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면서 생활하였던 터전이고, 몇년 전까지 차량과 전기도 없이 문명의 해택도 누려보지 못하고 생활하는 오지 중에 오지 마을이었지만 국립공원의 풍광 훼손을 줄이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으로 주민 전체를 이주시키고 현재는 그 때 살았던 흔적만 남아있다.

대부분의 화전 밭은 갈대 밭으로 변화가 되어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 사진의 촬영 장소로 변해져 있고, 나머지 일부 밭에는 약초를 재배하면서 약초 막걸리 만들어서 팔고 있는 움막집 한채 만 남아있다.

주왕산 관광은 대전사에서 부터 이곳 내원동 마을까지 왔다가 되돌아 가는 것이 대부분의 여정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옛 추억을 체험하기 위하여, 움막집에 앉자 갈증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리면서 향수에 젖고 있다.  

약주의 힘으로 다리가 다소 풀리면서도 계곡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주왕산의 명소가 되는 제3 폭포가 나오는데, 폭포 주위에는 나무 계단과 전망대를 잘 만들어 놓아 많은 풍락객들이 머물고 있다.

 

< 주왕산의 "제3 폭포" 전경 >

 

2단으로 이루어진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크나큰 소(沼)를 만들고 있는데, 소 내에서 돌고 있는 물은 하류로 내려가기가 싫은 듯 한참 동안 맴돌다가 아래의 폭포로 다시 떨어진다.

물 따라 조금 내려오면 다른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과 합류가 되는 지점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 다른 골짜기로 다시 10분 정도 골짜기 따라 올라가면 제2 폭포를 만난다.

제2 폭포는 아담하면서 조롱박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움팍하게 파여 있는 소(沼)에 물이 떨어져 방향을 상실하는 듯 한참 고여 있다가 아래로 다시 한번 더 떨어지는 2단의 폭포이다.

 

< 주왕산 "제2 폭포" 전경 >

 

아름다운 단풍으로 색칠하여 놓은 계곡을 감상하면서 한 20분 정도 더 내려가면, 주왕산에서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고 있는 제1 폭포를 만난다.

 

< 주왕산 최고 명소가 되는 "제1 폭포" 와 나무계단 >

 

기암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나무계단을 설치하여 있는데. 그 계단 위에는 인산인해의 사람들이 머물고 있어 가는 길에 많은 정채가 발생한다.

 

< 나무계단 위를 걷고 있는 "풍락객" 모습 > 

 

옛날 나무계단이 없었던 시절 내원동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제1 폭포의 좁은 낭떠리지 사이로 무거운 짐을 지고서 다녔다고 하는데, 정말 위험한 곳이라 하겠다.  

이곳에서 계속하여 계곡 따라 내려가면 학소대, 시루봉, 급수대, 망월대 등 암벽을 이루고 있는 바위 군락지를 만나면서 다소 넓은 길이 펼쳐지는데, 길에는 많은 인파들이 운집하여 깊어가는 주왕산 단풍의 풍경에 젖어들고 있다.

 

<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는 "시루봉" >

 

< 주왕산의 암봉 "급수대" 모습 >

 

나는 시루봉 앞에서 다리를 건너가기 전에 산의 허리길로 접어들어 주왕이 숨어 살았다는 "주왕굴" 방향으로 발길을 잡아보는데, 주왕굴로 가기 위해서는 "주왕암" 암자를 통과하여야 한다.

경건한 마음을 가지면서 주왕암을 통과하며 이내 좁은 골짝기에 들어서면서 높은 철제 계단을 만나는데, 급경사의 철제 계단은 기암절벽의 계곡 허리를 돌아가면서 이어져 한계단 한계단을 발고 올라서면 물이 뚝뚝 떨어지는 폭포 밑에 크다란 동굴 아궁이가 크게 입을 벌리고 있다.

몇년 전 만 해도 계단이 없으므로 사람이 다닌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였는데, 이렇게 숨겨진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 자체도 불가능한 천혜의 장소에서 "주왕" 이 신라군사에게 발각되어 주살되었다고 하니 역사의 아이너컬 한 이야기이다. 

주왕이 흘린피가 물을 타고 흘러가면서 개울가에는 아름다운 꽃으로 탄생하는데, 그 꽃이 이곳 주왕산의 봄을 유명하게 만드는 "수달래" 꽃 이라고 하면서 진달래 꽃과 유사하지만 많은 차이가 있다고 기술되어져 있다. 

봄철 주왕산으로 올라가는 개울가에는 수달래 꽃이 붉게 지천으로 피여지므로 상춘객을 이곳 주왕산으로 유인한다고 하는데, 참 경이로운 전설을 간직한 산이라 하겠다.

약 1시간 정도 계곡길 따라 내려가면 "기암(基巖)" 이라는 거대한 바위 아래에 이르면서 그 옆에는 장군봉이라는 또 다른 암봉이 웅장 함을 자랑하고 서 있는데, 그 아래에 금년 여름철 템플 스테이를 하면서 머문 "백련암" 이 보이고 코너를 한번 돌아서면 "대전사" 고찰이 나온다.

 

< 주왕산이 자랑하는 거대한 "기암" 전경 >

 

사찰의 이름을 대전사로 하는 것은 주왕의 아들의 이름을 따서 "대전사" 라 하였으며 백련암은 주왕의 딸 이름을 따서 "백련암" 이라고 명하였다고 하니, 정말 주왕산은 주왕에 대한 전설이 많이도 간직한 곳이다.

이곳 대전사는 한국 사찰에서 거의 보기가 힘든 "보광전" 이 본찰로 되어 있는데, 이 사찰은 신라 672년 문무왕 때 "의상대사" 가 창건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 버린 것을 1672년(조선 현종 13년)에 다시 지었다고 한다.

 

< 기암 앞이 자리하고 있는 대전사 "보광전" 모습 >

                                                                        

화강석 기단 위에 주춧돌을 놓고 둥근 기둥을 세운 정면 3칸에 측면 3칸의 다포식 맞배지붕 건물이 되는데, 경내에는 "석가모니삼존불" 을 봉안하고 있으며 불단 내부에 높은 기둥 2개를 얹고 그 위로 우물 천장을 올렸으나 불단 상부의 닫집은 없다.

중창 당시의 것으로 짐작되는 내부 단청은 회화성(繪畵性)이 돋보이는 빼어난 작품으로 조선 중기 불교미술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사찰 우측에는 새로운 요사채 건물을 건립하고 있는데, 그 앞 마당에 거대한 감나무 한 그루가 서 있으면서 깊어가는 가을의 쓸쓸함이 묻어나는 듯 잎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에 붉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풍경이 지나가는 관광객 옷 깃을 새우게 만드는 쌀쌀한 날씨가 발걸음을 빨리하게 만든다.

 

< "붉은 감" 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가을 풍경 >  

 

오늘 만추(晩秋)의 계절이면서 깊어만 가는 가을철에 홀로 산악회 따라 주왕산 가메봉을 종주한 내용을 간락하게 기술하면서 기록으로 남겨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