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기계과 동문.(산행)

한국을 대표하는 대통령 선거 날에 실업자는 경남 거창군에 있는 "의상봉" 으로 산행을 간다.

용암2000 2012. 12. 23. 21:05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일)

 

대부분 사람들은 좋은 대통령을 만들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반면, 오늘도 실업자인 나는 특별하게 할 일이 없어 배낭 메고 두메산골에 있는 산을 찾아 나선다.

길을 떠나기 전 그래도 참정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로 가서 간단하게 투표 한장을 선사하고, 대학교 친구 2명과 함께 나의 애마인 모닝 타고 88고속도로를 달려 경남 거창군에 있는 가조 IC에서 내려 의상봉으로 올라가는 산길로 조금 올라가 산행 초입에 있는 10시 40분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 "의상봉" 주변의 산행 안내도 >

 

주차장에는 오늘과 같은 대 국민적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그런지, 단지 몇 대의 승용차만 주차하고 있는 매우 한적한 산행이 된다.

이곳 의상봉은 십여년 전 몇 번 올라본 산이지만, 최근 들어와 처음 찾아보는 산이라써 그런지 다소 낮설은 길이 되고 시간도 많이 늦어 고견사 사찰로 바로 올라가 "의상봉" 만 정복하고 내려오는 짧은 코스를 선택 할려고 한다.

하지만 한 친구가 그래도 의상봉 전체를 돌아보자고 고집을 피워 할 수 없이 산행 들머리에서 오른편에 있는 "마장재" 고개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 주차장 입구에 있는 우회 산행길 "마장재" 로 가는 이정표 >

 

산행 초입에서 부터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따라 최대한 무릎 관절을 보호하면서 제일 뒤편에 서서 천천히 걸어가니, 친구들이 나의 걸음의 보조를 맞추기 위하여 많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 산행 초입 부터 앞으로 나아가는 "친구" 들 >

 

한참 올라가면 3거리 갈림길이 나타나면서 급경사 길은 우두산 상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옆 방향으로 돌아서 가면 마장재로 올라가는 길로 갈려지는데, 마장재 방향은 개울 옆으로 길이 이어지면서 개울에는 겨울의 중앙에 있어도 아직도 얼음이 얼지 않고 맑은 물이 흘려가는 소리가 정겨움이 묻어난다.

 

< 산행 중간 지점에서 갈려지는 "이정표" >

 

한 30분 정도 올라가니 한무리의 산행객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반가운 인사도 하면서 쉬었다 가라고 하여, 그들 옆에 자리를 만들어 감귤 한개씩 나누어 먹어보는 여유도 가져 본다.

십여 명의 산행객들과 동행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30분 정도 더 올라가면 숨이 가슴까지 차 오르는 깔딱고개에 해당하는 "마장재" 에 도착한다.

마장재 고개에는 나무 하나도 없는 갈대 숲으로 이루어진 평원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평원에 서면 좋은 조망이 펼쳐지므로 지금까지 힘들게 올라온 산행이 최상의 기분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고개이다.

 

< 나무가 없고 갈대 숲으로 이루어진 "마장재" 고개 >

 

지금까지 올라온 뒤편 서쪽 방향으로는 깊은 계곡과 더불어 멀리 의상봉의 한 능선이 되는 장군봉 암벽이 그림과 같이 펼쳐지고 있으며, 오른편의 남쪽 방향은 해발 1130m "비계산" 이 높게 솟아 있다.

올라온 길의 앞쪽 방향이 되는 동쪽으로는 합천군 가야면의 넓은 들판이 펼쳐지면서 야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가천리 마을들이 몽기종기 모여 있고, 그 마을 뒤편에는 높은 "가야산" 봉우리가 흰 백설을 덮어 쓰고 있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으로 머물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지금부터 올려가야 하는 의상봉 능선이 파도와 같이 물결을 치고 있다. 

 

< 마장재에서 바라보는 "장군봉" 능선 암릉 >

 

< 남쪽 방형의 "비계산" 으로 올라가는 능선 >

 

< 마장재 동쪽 방향의 가야면 "가천리" 마을 풍경 >

 

< 멀리 "가야산 정상" 과 가까이 "남산제일봉 바위" 봉우리 모습 >

 

크게 한숨을 쉬고 천천히 의상봉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가는 길은 울창한 숲속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좋은 조망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곳곳에 나타나는 바위 군락지로 아름다운 의상봉 전체 조망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길이 된다.

 

 < 나무 사이로 나타내는 "의상봉" 능선길 >

 

약 30분 정도 숲길로 올라서면서 본격적으로 암릉길로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곳곳에 설치하여 놓은 안전한 나무테크 길은 걷기에 편리하지만 Rope를 의존하면서 올라가야 하는 암릉길은 죽을 고생이 발생되는 험로한 길이다.

 

'나무태크' 로 만들어지진 능선길 >

 

왼편 무릎을 보호하기 위하여 최대한 한쪽 다리에 힘을 주면서 Rope를 의존하여 올려갈려고 하니 이제는 그만 산행을 포기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뇌리 깊숙하게 심어보면서 천천히 한 고비고비를 올라서니까, 드디어 거대한 바위 앞에 이른다. 

거대한 바위에 걸쳐있는 나무테크 다리 뒤편에 있는 바위 위에는 다람쥐 같이 올라가 있는 한 사람에게 경의의 소리도 쳐 보면서, 한 계단 계단 조심스럽게 올라가는 스릴을 느끼면서 바위산을 넘어 능선길로 들어선다.

 

< 거대한 바위 앞에서 한 컷과 "다람쥐" 같이 바위 올라간 등산객 > 

 

가는 길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바위들을 감상하면서 한발 한발 앞으로 전진하면 마침내 울창한 숲속으로 다시 길이 연결되면서, 넓은 공터에 도착한다. 

 

< 암릉길에서 만나는 "칼바위" 와 계곡 >

 

< "흔들바위" 를 밀어보지만 꼼짝도 하지 않음 >

 

공터에 먼저 도착한 일행과 산행팀들이 점심을 먹기 위하여 자리를 만들면서 기다리고 있어 제일 늦게 합류하여 같이 식사를 하는데, 날씨가 얼마나 포근한지 바람 한점도 불지 않은 맑은 날씨가 펼쳐진다.

간단하게 컵 라면 한개로 점심식사를 끝내고 우리 일행이 먼저 자리를 일어나 능선으로 한 10여 분 정도 더 올라가면 의상봉에서 제일 높은 해발 1.046m "우두산(牛頭山)" 정상에 도착한다.

 

< 해발 1.046m "우두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

 

우두산은 경남 거창군 가조면에 있는 가야산 줄기의 바위 산으로 주변에 9개의 봉우리 중에 최고의 조망을 가진 해발 1.038m "의상봉(별우산)" 을 거닐고 있는데, 높이로 따지면 우두산이 최고의 봉우리가 된다.

그렇지만 대부분 등산객들은 고견사 방향으로 올라와 고견사 뒤편에 자리잡고 있는 빼어난 의상봉 경치만 구경하고 나서, 고견사로 되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산행길이 된다.

우두산은 "서산대사" 가 참선하였다는 빼어난 바위 봉우리(의상봉, 쳐녀봉, 장군봉, 바리봉 등)로 이루어져 있어, 각 봉우리 마다 펼쳐지는 경치가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우두산 정상에서 주변 산세를 다시 한번 더 되돌아 보는데, 가야산 정상이 더욱더 가깝게 보이면서 가야산으로 연결 되는 종주산행 길이 희미하게 보이지만 입산 통제로 인하여 종주길이 거의 소멸되고 있다. 

 

< 우두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가야산" 정상 > 

 

우두산 정상에서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의상봉으로 가기 위하여 깊은 계곡으로 한번 내려가야 하는데, 암릉으로 이루어진 길로 내려 갈려고 하니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길이다.

Rope와 나무테크 길로 씨름하면서 한 고개를 넘어가면 우두봉으로 올라가는 나무테크 길 밑에 도착하는데, 나무테크 길이 없었던 옛날에는 어덯게 올라갔는지 상상도 되지 않은 길이 눈 앞에 머물고 있다,

 

< 우두봉으로 올라가는 "나무테크 길" >

 

나무테크 길 중간중간에 만들어 놓은 휴식 공간에서 난간을 부여잡고 긴 호흡을 몇 번이나 가다 듬으면서 머물고 있다가 정상으로 올라가니, 한 친구가 정상까지 나무테크 계단 수가 약 210개가 된다고 한다.

한 때 충남 금산에 있는 대둔산 뒤편 승전탑 관리사무소 방향에서 올라가는 공포의 220 계단과 지리산 삼도봉 계단도 가뿐하게 올라갔는데, 이제는 세월과 나이 앞에 장사가 없나 보다.

진고의 노력 끝에 의상봉 바위 덩어리 위로 올라가면 해발 1.038m "의상봉" 이라는 정상석이 놓여 있어, 먼저 그 앞으로 가서 기념사진 한장을 찍어보고 주변 풍경을 구경하기 시작한다.

 

< 해발 1.038m "의상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

 

< 함께 산행을 하고 있는 "친구" >

 

남쪽 방향에 되는 앞으로 바라보면 넓은 들판 속에 가조면사무소가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그 중간에는 거창이 자랑하는 금원산과 기백산, 황석산 능선이 낮게 둘려치고 있다.

그 뒤편으로 아련하게 지리산 천황봉 능선이 이어지면서 북쪽으로 빙돌아서 덕유산까지 흰 치마를 두루고 있는 백두대간 능선이 파노라마와 같이 펼쳐진다.

 

< 멀리보이는 지리산 "천황봉" 능선과 가조면사무소 들판 >

 

더 눈을 뒤쪽으로 돌리면 덕유산에서 연결되는 또 다른 산맥이 되는 수도산과 단지봉으로 연결되는 능산이 가야산에서 멈추고 있으며, 그 가야산 앞에 "남산제일봉" 의 바위 덩어리가 뚜렸하게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멀리 보이는 "수도산과 단지봉" 능선 마루금 >

 

이곳 가야산 앞에는 방금 지나온 우두산 능선이 이어지면서 비계봉까지 연결되고, 비계산 건너편에 통신탑이 있는 미녀봉 능선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산맥의 중심에 의상봉이 존재하고 있어 어찌 많은 산꾼들이 찾지 않으면 안될 산이 아닌가?

 

< 방금 지나온 "우두산" 과 멀리 보이는 가야산 모습 >

 

< "비계산과 미녀봉" 능선길 >

 

의상봉이 한 때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등재 되었다가 현재는 주변의 아름다운 명산이 되는 지리산, 가야산, 덕유산, 황석산, 민주지산 등 으로 100대 명산에서 탈락 된 아쉬운 산이다.  

정상에서 친구와 함께 합동 사진 한장을 찍을려고 아무리 기다려도 한사람도 올라오지 않고 밑에서 맴돌고 있어, 그냥 개인 사진 몇 장을 찍어보고 하산길로 접어든다.

거의 직벽의 계단을 내려와 바위 뿌리에 도착하면 고견사로 내려가는 2개의 방향 갈림길이 있어 조금 먼 길이지만 오른편으로 편리한 길로 들어서서 하산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너덜바위 길로 내려가므로 다소 위험한 길이 되지만 이내 울창한 소나무 숲속으로 길이 연결 되므로 상쾌한 공기가 코를 자극한다.

 

< 의상봉 밑 바위 뿌리에 있는 2개 코스 "고견사" 로 내려가는 갈림길 이정표 >

 

약 30분 정도 하산하면 천년 고찰이 되는 "고견사(古見寺)" 뒤편에 도착하는데, 고견사는 해인사(海印寺)의 말사로써 신라 문무왕 7년(667년)에 의상대사 및 원효스님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고견사 이름은 원효대사가 절을 창건할 때 이곳에 와 보니 전생에 본 장소 임을 깨달았다고 하여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견암사(見庵寺)라고도 불려졌다고 한다.

또한 고견사는 해인사 창건주가 되스는 순응(順應) 및 이정(利貞)스님과 중창주 희랑스님이 머물다가 간 사찰이며, 고운 "최치원(崔致遠)" 선생님의 발자취가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찰 입구에 있는 "우두산 고견사(牛頭山 古見寺)" 라고 쓴 현판이 붙어있는 천왕문을 통과하면 최치원 선생님이 심었다는 약 1.000년의 수령을 가진 은행나무가 서 있는데, 그 은행나무 재원을 보면 몸통 둘레가 6.1m에 높이가 자그만치 28m가 된다고 한다.

 

< 고견사로 들어가는 "천왕문" 과 현판을 가리고 있는 벌집 >

 

< 수령 1.000년이 되는 "은행나무" > 

 

이곳 은행나무를 통과하면 언덕 위로 요사채 건물이 보이고 있는데, 그 건물 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사찰로 들어가는 천성문이 기다리고 있으며 천성문을 통과하면 넓은 마당 위에 본찰이 되는 대웅전 건물이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 고견사로 들어가는 "천성문" 전경 >

 

사찰 내부에는 부처님과 양쪽 보살님을 모시고 있는 불단 왼편 옆에 높이 97.2Cm에 둘레 59.7Cm의 작은 "동종(銅鐘)" 하나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 동종은 인조 8년(1630년)에 제작한 보물 제 1.700호로 등제된 문화재라고 기술되어 있다. 

 

< 고견사 본찰이 되는 "대웅전" 모습 >

 

< 대웅전 내에 모시고 있는 "부처님" >

 

마당으로 다시 내려서면 마당 중앙에는 작은 키를 가진 3층석탑이 이쁘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도 다정 함을 나타내고 있고, 마당 오른편으로 돌아가면 범종각 건물과 더불어 그 뒤편에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고견사 석불(경남무형문화재 제263호)" 한기가 자리잡고 있다.

                                                                                   

< 대웅전 오른편에 있는 "범종각 " 건물과 조그마한 석탑 >

 

왼편으로 다시 나오면 몇 단의 축대 위에 나한전(羅漢殿) 건물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옆으로 의상봉으로 올라가는 등산길 따라 조금 올라가면 약사전(藥師殿)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그 약사전 뒤편에 있는 거대한 바위 중터에 새로운 마애불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는데, 그 마애불은 언제 새겼는지 설명서가 기록되지 않아 아쉬움이 발생하게 만든다.

 

< 대웅전 뒤편 약사전 옆에 있는 "마애불" 모습 >

 

짧은 겨울 날씨로 산사에 어둠이 빨리 내리므로 에둘러 자리를 떠나 하산길로 들어서서 한 30분 정도 더 내려가면 거대한 폭포 하나를 만나는데, 이 폭포의 이름을 "고견폭포(또는 견암폭포)" 로써 높이가 자그만치 30m가 족하다.

 

< 높이 약 30m가 넘는 "고견폭포" 모습 >

 

< "고견폭포" 옆에 있는 암릉 >

 

< 절벽 옆 나무테크 길에서 바라보는 "고견폭포" >

 

많은 수량을 가진 폭포 아래로 들어가 폭포를 감상하다가 한 5분 정도 더 하산하면 승용차가 기다리는 주차장에 오후 4시 경 도착하는데, 오늘 전체 산행시간은 총 5시간 20분이나 소요되므로 무릎 통증을 생각하면 다소 무리한 산행길이 된다.

긴급하게 차를 몰고서 옛날 몇 번이나 방문하면서 온천욕을 즐긴 가조온천으로 내려가 목욕이나 하고 갈려고 온천장을 찾아가니,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폐허가 된 건물을 보고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면서 TV를 통하여 대통령 투표 출구조사 결과나 보기 위하여 황급하게 대구로 출발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