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및 트레킹.(충청남북도)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은 괴산군의 숨은 비경을 간직한 "옥녀봉과 갈은구곡" 종주하면서.

용암2000 2013. 7. 24. 20:29

2013년 7월 20일 (토요일)

 

연일 폭음으로 대지가 달구어지는 대구시가지를 벗어나 시원한 계곡으로 돌어가 더위를 시켜보겠다는 생각으로 드림산악회에서 주관하는 국립공원 속리산의 최북단에 속하는 갈은구곡(葛隱九谷) 계곡 트레킹에 참석하여 보는데, 오늘은 차디찬 물 속으로 들어가 목욕이나 실컨하여 보자는 생각으로 아침 8시 30분 산악회 버스에 올라본다.

갈은구곡은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괴산댐 좌측편으로 하여 약 5Km 정도 올라가면 10여 가구의 민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갈론(葛論)" 마을이 숨어 있는데, 이 갈론마을은 강원도 어느 산골보다 더 오지에 숨어 있는 마을이다.

옛날에는 이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없어 백두대간을 형성하고 있는 남군자산에서 아가봉으로 연결되는 능선 허리길에 있는 "사기막(沙器幕)" 이라는 고개를 넘나 들었다고 하며, 갈은이라는 뜻은 "칡뿌리 갈(葛)" 자를 써 칡뿌리를 양식(養食)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은둔의 지역이라고 한다.   

갈론마을은 마을 뒤편으로 해발 948m "군자산(君子山)" 을 두고 있으면서 마을 앞으로는 아가봉과 더불어 옥녀봉을 연결하는 지맥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이며 이 갈론마을에서 3Km 정도의 협곡을 "갈은계곡(葛隱溪谷)" 이라고 하는데, 이 계곡 중간중간 지점에 숨어있는 기암괴석 9곳의 명소(名所)를 선정하여 "갈은구곡(葛隱九谷)" 이라고 한다.

괴산군에는 갈은구곡 인접지역으로 쌍곡구곡, 연하구곡, 선유구곡, 화양구곡, 등 유달리 구곡(九谷)이라는 선경을 가진 계곡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데, 오늘 갈려고 하는 갈은구곡은 세인(世人)의 발길이 전연 닿지 않은 처녀림 지역이라 하겠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북쪽으로 약 2시간 정도 달려 연풍 Toll gate를 통과하여 괴산 방향으로 조금 가다가 칠성면사무소에서 괴산댐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이 길은 산막이옛길과 동일한 코스이므로 나는 이미 2번이나 산막이옛길을 걸어본 길이라 매우 익숙한 길이 된다.

칠성면사무소에서 조금 올라가면 괴산댐에서 내려오는 강물을 건너는 다리를 만나는데, 이 다리를 건너기 바로 직전 강변 왼편 따라 만들어진 소로의 길로 올라가면 갈은구곡이 자리잡고 있어 Guide는 이 소로에서 대형버스와 승용차의 교행이 불가능한 지역이라고 걱정이 태산이다.

이렇게 소로의 길로 되어있는 이유는 왼편으로 군자산에서 뻗어내리는 절벽과 오른편으로 괴산댐으로 인한 낭터리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곳곳에 교행이 가능한 공간을 만드는 한평의 땅도 하용하지 않은 절벽 언저리에 붙어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댐 입구에서 갈론마을까지 다니는 길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갈론마을 주민들 사이에 무언의 약속으로 오전에는 버스나 승용차가 올라가고, 오후에는 계곡으로 들어간 차량이 동시에 내려오므로써 교행이 발생치 않도록 언약이 이루어진 길이라고 한다.

문제는 갈은구곡이 입소문을 통하여 세인의 발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부터, 무작정 찾아오는 차량으로 골치가 아파지기 시작하는 관광지가 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교행지점을 만들 수 있는 뚜렸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강변 입구에서 부터 거북이 걸음으로 운전하여 곡예의 길로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괴산댐 수문이 있는 곳 까지는 그런되로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앞을 살피면서 올라갈 수 있지만 댐 가장자리를 돌아갈 때 부터 아무리 노련한 운전수도 몇번 운행의 수정을 가하면서 운전하여야 만 겨우 괴산댐 상부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을 안내하는 Guide는 산을 너무나 좋아하여 다니는 직장에도 조기 퇴직하여, 전국 각지에 있는 험로의 산행길을 개척하면서 자비(自費)까지 쓰며 산의 이름과 안내 표시판을 만들어 붙여놓은 열열 산꾼으로 벌써 여러번 같이 산행을 하여 본 사람이다.

그런데 이 산꾼이 계곡으로 가서 여가를 즐길려고 참석한 몇몇 사람까지 설득하여 함께 갈은계곡을 품고 있는 아가봉과 옥녀봉을 돌아서 갈은구곡으로 내려오는 원점회귀의 산행이 멋진 코스라고 하면서, Guide의 말을 들으면 평생 후회하지 않고 살아갈 수가 있다고 이야기 하므로 아직 무릎도 완전치 못한 나에게 갈등의 시간 속에 머물게 한다.

 

< 충북 괴산군 "아가봉과 옥녀봉" 산행 지도 >

 

몇년 전 이곳 갈은구곡 뒤편에 있는 군자산이나 칠보산도 종주하여 본 경험이 있는 내가 대구 앞산 보다 낮은 해발 600m 정도의 옥녀봉도 오르지 못한다면 최면 문제가 발생하여 계곡 트레킹에서 산행으로 마음을 바꾸어 산행팀에 합류하기로 한다.

11시 10분 경 Guide는 옥녀봉 산행 출발점에 있는 행운민박 집 마당에 등산객을 하차시키고, 버스는 트레킹을 원하는 사람들을 싣고서 약 1Km 정도 더 계곡 속으로 들어가 산행의 종착지점에 있는 갈론마을 주차장으로 올려 보낸다.

 

< 옥녀봉 산행의 출발지점 "행운민박" >

 

이곳 행운민박 집 주인은 개인의 땅을 투자하여 유료 주차장과 산행 초입길을 만들어서 갈은계곡을 찾는 사람들에게 음식, 민박, 매점 등 편의시설을 제공하면서 부자가 된 사람이라고, Guide는 민박집 주인이 상술의 귀재라고 한다.

민박집 주변에 흘려내리는 개울물을 이용하여 자연 수영장을 만들어 놓고 있으며 이 자연 수영장을 건너서 본격적으로 산기슭로 만들어진 길따라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산행길은 거의 사람이 다니지 않아 원시림으로 이루어져 희미한 길로 걷기가 무척 성가시게 한다.

 

< 행운민박 집에서 만든 "자연 수영장" >

 

< 거의 원시림 같은 길을 걷는 "산행길" >

 

계곡 따라 약 30분 정도 올라가면 3거리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직진하면 사기막재로 가는 지름길이 되고 등산길은 오른편 방향의 급경사 오르막 길로 이어지는데, 삼복 더위로 인하여 이내 땀으로 번벅이 된다.

 

< 아가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가르키는 "이정표" >

 

노련한 Guide는 힘들어하는 일행들에게 걷는 것과 휴식을 취하는 방법 등의 산행요령을 잘 설명하면서 경사면으로 올라가는데, 초보 산행인들에게 최소한의 피로를 가지도록 노력하여 준다.

약 30분 정도 오르막 코스를 씨름하면, 해발 492m 무명의 봉우리 가장자리를 돌아서 옆으로 진행하여 능선에 도착하여 진다.

 

< 능선에서 바라보는 "아가봉" >

 

다시 능선의 한 곳에서 약간의 휴식을 가지고 나서 천천히 산행길로 걸어가는데, 여기서 부터 몇 번의 오르내림을 반복하여 앞으로 나아가면 매바위 등 거대한 바위를 만나므로 Guide는 바위의 모양을 보면서 바위에 대한 유래도 설명하여 준다.

 

< 바위와 무릎 사이에 있는 어린 소나무를 설명하는 "Guide" >

 

< 산행길을 가로 막고 있는 "매바위" >

 

능선에 있는 한 바위에 서서 지금까지 걸어온 뒤길과 주변 조망을 구경하여 보면 왼편으로 군자산이 품고 있는 깊은 협곡(峽谷)과 더불어 군자산 정상에서 남군자산까지 뻗어내리는 능선이 파노라마 같이 펼쳐지고 있으며, 반대편으로는 괴산의 또 다른 구곡이 있는 선유구곡으로 넘어가는 49번 지방도로가 발 아래에 머물고 있다.

 

< 바위에 올라 바라보는 "군자산" 정상 >

 

< 선유구곡으로 넘어가는 "49번 지방도로" 와 바위 >

 

계속적으로 능선길로 걸어가면 땀으로 번벅이 되어진 몸 속으로 파고드는 시원한 바람으로 발길도 가볍게 10여 분 정도 더 앞으로 나아가면 해발 538m "아가봉(雅佳峰)" 정상에 오후 1시 정각 도착하는데, 아가봉 정상에는 한무리의 산악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일행도 아가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몇 장을 찍고 나서, 정상 주변의 넓은 공간 속으로 흩어져 삼삼오오 모여 간단하게 점심식사 시간을 가져본다.

 

< 산행 중간지점에 있는 "아가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

 

식사 후 산행이 계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앞으로 조금 내려가면 거대한 암벽 구간에 높은 Rope가 메여 있는데, 남자들은 자력의 힘으로 그런되로 내려가지만 여자들은 암벽으로 내려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하여 Guide가 또 다시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 여성분의 "암벽 하강" 을 돕고 있는 Guide >

 

이 Rope 구간을 통과하면서 또 다시 아담한 봉우리를 넘어가면 사기막재 고개에 도착하는데, 이 고개가 행운민박 집에서 상촌마을로 넘어가는 옛길이었지만 현재는 통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길이 완전히 살아졌다.

 

< 옛길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 "사기막재" 에 있는 이정표 >

 

사기막재에 있는 4거리 이정표에서 500m 전방에 오늘 산행의 정점이 되는 옥녀봉이 있다는 거리표시를 보고 모든 사람들이 다시 힘들어 하고 있으니, Guide는 30분 만 더 투자하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고 최후의 격려시간을 가진다.

사기막재에서 옥녀봉까지 길은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수십번 휴식을 가지면서 인고의 노력을 투자하여 힘들게 올라가면 마지막 100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이 이정표에서 부터 거의 수평의 길이 되므로 수월하게 정상에 이를 수 있다.

 

< 마지막 "옥녀봉" 으로 올라가는 급경사의 길 >

 

< 옥녀봉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만나는 "고목의 소나무" >

 

이윽고 목표 도착시간 보다 1시간이나 지연된 오후 2시 45분 경 해발 599m "옥녀봉" 정상에 도착하는데, 정상석을 배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 일행도 순서를 기다리면서 휴식을 가진다가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 해발 599m 옥녀봉 정상을 알리는 "정상석" >

   

Guide는 이젠 고생은 끝나고 행복한 내리막 길만 남았다고 하면서, 한 30분 정도 내려가면 오늘 트레킹의 하일라이트가 되는 갈은구곡 중 제9곡에 도착하므로 구곡마다 새겨진 시(詩)를 음미하면서 여유를 갖자고 독려하여 준다.   

옥녀봉에서 급경사의 내리막 길로 10여 분 정도 내려서면 또 다른 고개에 도착하면서 4거리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계속 앞으로 전진하면 해발 872m "남군자산" 으로 하여 백두대간 길로 연결되는 산행길이 되고, 오른편으로는 또 다른 사기막리(상촌마을)로 넘어가는 길이 되며 왼편으로는 갈은구곡으로 내려가는 길림길이 된다.

 

< "남군자산" 으로 올라가는 길을 통제하고 있는 4거리 이정표 > 

 

갈은구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매우 완만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또한 울창한 삼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있어 삼림욕 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가진 길로써, 호젖하게 걷기에 안성맞춤의 길이 된다.

 

< 갈은구곡으로 내려가는 길 옆에 있는 "괴석" >

 

한 10여 분 정도 내려가면 맑은 물이 흘려 내려가는 개울에 도착하고, 개울 따라 조금더 내려가면 남군자산에서 흘려내리는 많은 물과 합류하는 지점에 도착하면서 갈은구곡의 제9곡인 넓은 평면을 가진 "선국암(仙局岩)" 바위가 산행길을 막는다.

 

< 넓은 평면의 "선국암" 바위에서 >

 

< 바위 측면에 새겨진 "선국암" 글씨 >

 

여기서 부터 갈은구곡의 이름은 하류에서 부터 제1곡 장암석실(場岩石室), 제2곡 갈천정(葛天亭), 제3곡 강선대(降僊臺), 제4곡 옥류벽(玉溜壁), 제5곡 금병(錦屛), 제6곡 구암(龜岩), 제7곡 고송유수재(古松流水齋), 제8곡 칠학동천(七鶴洞天), 제9곡 선국암(仙局岩)이라고 한다.  

오늘 산행하는 갈은구국은 제1-2곡은 신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표현하고 있으며 제3-6곡은 신선경의 세계가 펼쳐지는 곳이고, 제7-8곡은 신선과 함께 노닐던 곳이며 제9곡은 신선으로 올라가는 곳이라고 한다.

선국암 바위에 올라서면 기암괴석으로 되어 있는 계곡이 펼쳐지면서, 풍족한 물이 바위 사이로 흘려가면서 소(沼)와 담(潭)을 형성하면서 머물고 있는 모습이 한폭의 선경(仙景)의 경지를 만들고 있다.

 

< 선국암에서 바라보는 "갈은구곡" 계곡 >

 

특히 바위 가장자리에 신선이 두었다는 바둑판이 그려져 있고, 바둑판 양 모서리에 바둑 돌을 담고 있는 홈에는 흑백의 바둑알이 소복하게 담겨져 있는 모습도 졍겨움이 묻어난다.

 

< 선국암 바위에 새긴 "바둑판과 바둑알" >

 

그러고 바위 옆면에는 "선국암" 이라는 글씨와 더불어 시(詩) 한수가 적혀 있는데, 글씨가 희미하게 보여서 읽기가 난이하여 남의 블로그에 있는 글을 옮겨본다.

     옥녀봉두일욕사(玉女峰頭日欲斜 : 옥녀봉 산마루에 해는 저물어 가건만),

     아기미료각귀가(我棋未了各歸家 : 바둑을 아직 끝내지 못해 각자 집으로 돌아가네),     

     명조유의중내견(明朝有意重來見 : 다음날 아침 생각나서 다시금 찾아와 보니),

     흑백도위석상화(黑白都爲石上花 : 바둑알 알알이 꽃되어 돌위에 피었네).

이곳이 마지막 제9곡인 선국암으로 명명(命名)하는 것은 바둑에서 9단은 입신(入神)의 경지에 이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 당시 갈은구국을 만든 사람의 의중이 깊게 반영되어진 곳이라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선국암 주변 계곡으로 들어가 목욕을 하고 있지만, Guide는 아직도 계곡 따라 30분 정도 더 내려가야 하므로 충분하게 땀을 흘리고 나서 목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하면서 길을 재촉하므로 제9곡 주변에 있는 제8곡 칠학동천, 제7곡 고송유수재, 제6곡 구암, 제5곡 금병 등을 구경도 못하고 오슬길 따라 바로 내려간다.

여기서 부터 오솔길은 "충청도 양반길" 이라고 하면서 괴산댐 건너편에 있는 산막이옛길에 이어 새로운 트레킹 길로 개발하여 많은 트레킹 동우회들이 방문하게 만들고 있다.

 

< 새로운 트레킹 길 "충청도 양반길" 을 알리는 리본 >

 

왼편으로 흘려가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한 20분 정도 걸어가면 트레킹 길이 물을 건너가는 방향으로 길이 만들어져 있어, 물을 건너는 계곡에는 많은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계곡에는 많은 사람들이 목욕을 하고 있어 우리 일행도 기본 옷만 입은 상태로 물 속으로 들어가 땀에 젖은 몸을 씻어보는데, 정말 선녀들이 목욕한다는 선녀탕이 따로 없다.

 

< 트레킹 길에서 만나는 아담한 "폭포" >

 

< 계곡 곳곳에서 "목욕" 을 즐기는 사람들 >

 

한 20분 정도 물 속에서 놀다보니 한기가 엄습하므로 새롭게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하산길로 내려가면, 이내 제4곡 "옥류병" 을 만나고 여기서 10분 정도 더 내려가면 3거리에 도착하면서 시멘트 포장길이 펼쳐진다.

 

< 시멘트 포장길이 시작되는 3거리 지점의 개울에서 "목욕" 을 즐기는 사람들 >

 

이 3거리에서 오른편으로 들어가는 계곡은 군자산과 형성하고 있는 또 다른 협곡으로 흘려내리는 물과 합류하고, 군자산 협곡 입구에 시루떡과 같이 쌓아 놓은 제3곡 "강선대" 바위가 보인다.

그렇지만 더위로 강선대 까지 가까이 가지않고 시멘트 포장길로 조금 내려서면 좌측에 거대한 바위 군락지가 나타나는데, 이 바위 군락지에 제1곡 "장암석실" 이며 도로변에서도 장암석실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 갈은구곡 중 제1곡인 "장암석실" 글씨 >

 

오른편 계곡 건너편에 제2곡 "갈천정" 이 있다고 하지만, 갈은구곡에서는 각 곡마다 어떠한 안내판이나 설명서, 방향 표시판도 없어 전문 안내인의 도움 없이는 구곡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여 지는 곳이다.

제1곡과 연계하여 바위가 병풍과 같이 이어지면서 그 병풍바위 위에 거대한 직육면체 바위 하나가 놓여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 그 바위에 "갈은동문(葛隱洞門)" 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으면서 갈은구곡은 이 바위를 기점으로 신선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뜻이 되겠다.

 

< 신선의 경지로 들어가는 갈은구곡 입구 "병풍바위" >

 

< 병풍바위 위에 있는 "갈은동문" 바위 >

 

< 병풍바위 아래 소원을 빌면서 쌓은 "탑" >

 

계곡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풍경도 구경하면서 10여 분 정도 더 내려가면 계곡을 건너는 다리 입구에 도착하면서, 옆에는 갈은구곡을 관리하는 공원 지킴이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 계곡 곳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와 가족" >

 

< 갈은구곡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공원 지킴이" 건물 >

 

이곳 다리를 건너면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과 더불어 갈론마을의 10여 채 집들이 산의 가장자리 따라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이 갈론마을은 옛날 "갈천씨(葛天氏)" 의 백성들이 은거한 곳이라고 한다.

 

< 은둔의 마을 "갈론마을" 전경 >

 

< 갈론마을 입구에 있는 "갈은구곡" 안내석 >

 

갈천씨는 백성을 다스리는데 있어 인위적으로 하지 않고 무위 자연적으로 백성을 잘 교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중국 고대의 임금이라고 하며, 갈천씨 백성은 이런 능력을 지닌 제왕의 시대에 사는 백성이라고 한다.

갈은구곡 시(詩)는 작자를 포함하여 갈론마을의 동문들과 학문을 논(論)했던 사람들로써, 고고한 군자들과 함께 이상 세계에서 사욕(私慾)을 없애고 편안한 마음으로 태평 성대를 구가하면서 살았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 사람들의 꿈을 시(詩)로 지어 바위에 새기고 신선처럼 떠나갔지만 그들의 꿈은 오늘도 바위에 남아 그 간절함을 전하여 주고 있는데, 이렇게 각 구곡마다 구곡시를 새겨둔 곳은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하겠다.

처음 계획한 트레킹 종료시간 보다 1시간 지연하여 오후 5시에 버스를 출발시켜 다시 악몽의 괴산댐 가장자리로 내려오니, 몇 대의 승용차가 갈은구곡의 Rule를 파괴하고 저녁 늦게 올라오므로 교행이 불가능하여 가진 고생을 시킨다.

 

< 집으로 오는 길에서 만나는 "괴산댐" >

 

< 차량 교행이 불가능하여 버스 속에서 무한정 기다리면서 찍어보는 "괴산댐 수문" >

 

거의 30분 이상 시간을 허비하면서 반복적으로 후진과 전진을 거듭하면서 교행이 이루어지는데, 소로길을 벗어난 버스 기사님이 역정을 내면서 다시는 갈은구곡을 찾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