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여행 및 산행.(경상도)

가끔 바다가 생각나면 혼자 떠나고 싶은 곳 경상남도 통영시에 있는 "사량도" 를 찾아서.

용암2000 2010. 10. 8. 20:48

2010년 10월 6일.(수요일)

 

주중에도 한가롭게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여유인지 아니며 나와 같이 실업자(失業者)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버스에 오르니까 많은 사람들이 오손도손 꽃을 피우면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로 정담에 빠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버스는 남도로 달려 남해고속도로를 통하여 새롭게 단장한 "함안휴게소" 에서 휴식을 취하여 보는데, 함안휴게소는 남해고속도로 확장공사로 아름다운 도시 진주를 관통하여 흐르는 남강 언저리에 30여 년간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하여 주는 "남강휴게소" 가 폐쇄되므로 새롭게 단장한 멋진 휴게소이다.

 

< 새롭게 단장한 "함안 휴게소 " 전경 >

 

어느 휴게소나 동일하게 운영되겠지만, 새롭게 만든 휴게소마다 차별화된 특색을 가지면서 손님에게 양질의 Service 제공하기 위해 우아하게 변신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곳 함안휴게소는 남자들만이 반듯히 들어가 해결하여야만 하는 변소 구조가 아파트와 같이 여러개로 구획 분리되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동시 이용하여도 혼잡치 않고, 내부에 크다란 숲까지 만들어 놓아 아늑한 분위기를 산출하는 친환경적인 휴게소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서 남도로 계속하여 달려 사천 Toll gate를 벗어나 제일 먼저 나타나는 산행지 와룡산으로 가는 일행을 내려놓고, 다음 산행을 위해 삼천포 내항에 있는 부두가에 도착하니까 부부 한쌍과 아가씨 한명 등 총 4명만 "사량도" 산행을 위하여 대기한다.

 

< 몽땅 출발하는 일행 : 사진은 돌아오는 배 Deck에서 촬영한 것 >

 

사량도는 내가 10여년 전 한번 산행한 경험을 가져본 곳으로 삼천포 앞 바다에 있지만, 행정 구역상으로는 통영시에 속하는 섬으로써 여름철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찾으므로 혼잡을 피하고자 조용한 가을철을 선택하여 등정에 임하여 본다.

가끔씩 사람들은 바다가 미치도록 그리울 때가 있듯이 오늘 내가 사량도를 찾는 이유는 그 그리움 대상으로 초록빛 바다의 물결을 가르면서 지나가는 뱃 머리에 앉아 변화무쌍한 바다 풍경과 더불어 오래 동안 묻어둔 산으로 다시 한번 더 올라가고 싶은 지리산과 옥녀봉이 발아래 펼쳐지는 바다의 황홀경을 보면서, 기암괴석을 오르내리고 싶은 충동의 마음이 내몸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다가 용트림을 하기 때문이다.

삼천포 선착장에서 왕복 8.000원 하는 선표를 구입하니 사량도로 들어가는 배는 산행의 시발점이 있는 "내지(內地)" 항이고, 산행이 종료되는 지점에 있는 "대항" 항구에서 마지막 배가 3시에 마감된다.

그 때까지 산행이 끝나지 못하면 대항항구에서 내지항구까지 약 40분 정도 섬의 둘레 길 따라 걸어 5시 20분 마지막 배를 승선하여야만 삼천포로 되돌아 올 수가 있다고 섬 안내도에 Memo까지 한다.

만약 40여 분 동안 걷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고 힘에 부치면 Call 택시를 활용하여야 하는데, 그 때는 약 2만원 추가 비용이 첨가됨을 잘 알고서 산행시간을 조정하면서 계획을 만들고 산행에 임하라는 매표원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 삼천포 부두에 대기하고 있는 정기선편 "세종1호" 배 모습 >

 

11시 출발하는 정기 여객선은 거대한 물보라 만들면서 "삼천포" 항구를 미끄러져 나아가 방파제 끝에 설치된 등대를 통과하여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데, 일행은 배의 3층 Deck에 올라가 삼천포 항구를 되돌아 보는 풍광에 젖어본다.

멀어져 가는 삼천포시가지를 보고 있으며 일행이 먼저 산행을 시작하고 있는 와룡산의 거대한 암석인 세섬바위와 상사바위, 기차바위가 도열하면서 아름다운 곡선 능선을 형성하고 있는 해발 799m 와룡산 "민제봉" 이 품고 있는 삼천포 시내의 하얀 건물들이 고즈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 와룡산의 암릉 능선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삼천포시가지" >

 

다른 한편으로는 남해 창선도로 넘어가는 연속적으로 만들어진 다리 백화점 중에 "창선대교" 거대한 현수교 주탑이 조그마한 섬 사이로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남해 창선도로 넘어가는 "창선대교" 모습 >

 

이내 배는 한국산업의 동력인 "삼천포 화력발전소" 에 3개의 굴뚝으로 형성된 거대한 발전소 시설물 옆을 지나 대해로 나아가, 거센 물결 만들면서 약 40여 분간 전속력으로 달려 사량도의 "상도" 섬에 있는 조용한 내지항구에 이른다.

 

< 대한민국의 기간 산업인 "삼천포 화력발전소" >

 

오늘 사량도 산행을 시도할려는 사람은 우리 일행을 제외하고는 서울에서 온 총각 한명이 전부인 것 같다.

총각은 아침식사를 하지 못했다면서 내지항구에 있는 한 식당으로 들어가므로 일행 4명만 섬의 우측방향에 있는 바다 길 따라 한 10여 분 가다가 보면 산행초입에 이른다.

지금까지 나의 산행은 체력 Condition을 조정하면서 혼자 완만하게 걷은 것이 산행의 기본 원칙이지만 오늘 일행은 모두가 사량도에 초행이라 할 수 없이 내가 일일 반장(Guide)으로 자청하여 앞을 나서는데, 지금 까지 60평생 살아오면서 남 앞에 서 보면서 반장하는 것이 일생일대(一生一代)에서 처음인 것 같다.       

산의 중간 정도까지 올라가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뒤를 돌아보니 바다 건너 공룡발자국이 있는 "상족암" 의 거대한 바위와 공룡전시장의 둥근지붕이 손에 잡힐 듯 가물거리고 있는데, 한 때 고성공룡박람회 전시장을 돌아보면서 울부짖는 공룡 울음소리가 회상되어 돌아오는 것 같다.

 

< 멀리 고성군에 있는 "상족암" 바위와 공룡 전시장 >

 

아울러 나를 따라오고 있는 3명의 일행(반원?)도 관찰하여 보니 모두 힘이 펄펄날고 있는지 가뿐한 발걸음으로 산행 즐기고 있는데, 특히 홍일점 아가씨가 신발을 손에 들고 맨발로 걷고 있어 참 신기함이 묻어나온다.

몇달 전 충청도 "악휘봉" 을 산행 때 맨발로 걷는 남자 한명을 보았을 때, 대단한 신체구조를 가진 멋진 사나이라고 칭찬을 한 적이 있었으나 오늘도 성도 모르는 아가씨가 나의 눈 앞에서 맨발로 걷고 있다니.어느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 아닌지 착각에 빠져본다.

 

< 맨발로 걷고 있는 "홍일점" 아가씨 > 

 

한 30여 분 정도 고도를 상승하면서 능선의 중간지점에 이르면, 방금 지나온 내지항구가 발 아래에 머물고 있으며 넓은 바다에는 정처없이 떠나가는 한 척의 배가 흰 물살의 기다란 꼬리를 만들면서 지나가고 있다.

 

< 발 아래 머물고 있는 "내지" 항구 전경 > 

 

< 하얀 물보라를 만들면서 떠나가는 "유람선" >

 

한 때 사공들에게 심금을 울리면서 희트한 "삼천포아가씨" 라는 노래가 생각나 중얼거려 보는데, 그런데 세월이 너무나 오래되어 노래가사가 가물가물하여 진다.     

 

* 가수 : 은방울 자매

   가사 :  비내리는 삼천포에 부산배는 떠나간다. 어린나를 울려놓고 떠나가는 내님이여,

            이제가면 오실날짜 일년이요 이년이요, 돌아와요 네 돌아와요 네 삼천표 내고향.

 

만약 뒤에 있는 아가씨가 내 노래소리를 들었다면, 아저씨 고렇게도 음치요?  하면서 빗발치는 항의가 있겠지만, 나혼자 흥얼거리면서 먼저가는 것이 다행이다.

아마 동행하는 아가씨나 중년의 부부는 이러한 노래가 있는지 알기나 하겠나? 

어찌하든 진고의 노력으로 시원하게 불어오는 가을 바람을 앞 세우고 땀으로 번벅되는 고난의 몸을 의지하면서 한 10여 분 정도 더 투자하여 능선에 올라서니까, 섬의 반대편에서 있는 "돈지" 항구에서 올라오는 3거리의 갈림 길을 만난다.

아담한 돈지항구에는 형형색색의 건물들이 조용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마을 뒤편에는 근육질 같은 암반으로 형성된 산이 병풍처럼 서 있으며, 산의 칠부능선까지 올라온 다랭이논을 보면서 한평의 땅이라도 얻으려는 섬사람들의 고달푼 삶을 엿보게 된다. 

 

< 능선 3거리에서 본 "돈지" 항구와 다랭이논 >

 

10여 년 전 산행의 시발점을 돈지항으로 들어와 돈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모여 인원점검 후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현재는 내지항구에서 산행하는 코스로 변경이 되어져 있다 보니 지금까지 왔던 길이 더욱더 운치가 묻어나는 것 같다. 

이곳 3거리에서 부터 사량도 섬 산행의 백미가 되는 암릉구간이 이어지므로, 홍일점 아가씨가 암릉길 걷는 것이 너무 무섭답고 가지 않고 되돌아 가겠다고 생때를 쓰며 아우성을 친다.

혼자 보내기에도 문제가 될 것 같아 함께 가는 일행 부부가 꼬시고 달래면서 네발로 걷는 모습까지 시범을 통하여 교육을 시킴과 동시에 온갓 애교 작전을 펼치면서, 억지로 동행하여 앞으로 나아가 해발 398m "지리산" 정상에 이른다.

이곳 지리산 정상에서는 멀리 육지 "지리산"  전경을 볼 수가 있어 "지리망산" 이라고 불려졌는데, 현재 "망" 자는 어디론가 소풍가고 지리산이라고 하는 정상석이 산의 정점을 찾지하고 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하여 간단하게 기념사진 촬영과 더불어, 이곳에서 간략하게 점심식사와 함께 주위 풍광에 젖어본다.

 

< "지리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

 

사량도는 3개의 유인도와 6개 무인도로 이루어진 섬으로 "상도" 와 "하도" 사이에 흐르는 물길이 가늘고 긴 뱀같이 구불구불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뱀사(蛇)자를 사용하는 "사량도" 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산에는 뱀도 많이 산다고 한다.

 

< 사량도의 "상도" 와 "하도" 사이에 있는 뱀 같은 바다 풍경 >

 

오늘 우리들이 올라와 머물고 있는 사랑도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 100대 명산에 오를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가 있는데, 이곳 지리산 백미(百味)와 더불어 빙둘려 쌓여 있는 바다 풍경과 조망을 볼 수가 있는 매력을 가진 산이다.

앞으로 더 가야하는 기암괴석의 "불모산" 과 "옥녀봉" 암릉 미가 100대 명산으로 낙점하는데 충분한 점수를 주고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매력 덩어리의 산이하 하겠다.   

특히 지리산 정상에서 눈 앞에 놓여 있는 유인도 "하도" 와 "수유도" 암릉 봉우리를 내려다 볼 정도의 조망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멀리 욕지도와 연화도 까지 돌아볼 수 있는 섬의 중앙에 머물고 있다.

언젠가 시간과 돈이 하락한다면 하도와 수유도에도 산행을 가져보는 기회를 만들어 보아야 하는 생각이 불현 듯 일어난다.

정상에 머무는 동안 뒤에서 따라오는 서울 총각이 합류하므로 무거운 짐을 벗어나기 위해 겁쟁이 아가씨를 인수인계를 하고, 나머지 산행길을 서둘려 본다. 

 

< "지리산 정상" 에서 합류된 일행들의 모습 >

 

지리산에서 다음 봉우리가 되는 불모산까지 암반과 해송 숲이 경쟁하듯 등장하므로, 촛대 바위와 남근석 바위가 하늘을 향해 서 있어 옆으로 걷기에 즐거움을 배가 시켜준다. 

 

< 능선 산행길에서 만나는 "촛대바위" > 

 

40여 분 동안 공룡 등뼈와 같은 칼날바위를 걷다보면 사량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되는 해발 399m "불모산" 정상에 이르는데, 정상에는 노송 한그루가 암반 틈에 간신히 뿌리내리고 있다.
이곳 불모산은 지리산 보다 1m 정도가 더 높지만 사량도 중심 부분에 위치한 최고봉으로서의 그 명성을 뽐낼 정도로 거대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또 다른 이름으로 "달바위" 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보는 월출의 모습이 천하 일품이라고 한다.

 

< 멀리에서 본 "불모산" 전경과 외로운 소나무 한그루 >  

 

불모산은 암벽으로 이루어진 산이라 정상의 오름이 쉽지가 않아 우회하는 지름길을 통해 신속하게 이동하여 거대한 암벽으로 내려서면 3거리 안부에 이르는데, 안부에서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더불어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막걸리를 판매 상점이 있으나 오늘은 거의 사람들의 움직임이 적어 문을 닫고 빈 점포만 웅크리고 있다.

여기서 부터 험난하기로 유명한 암릉바위를 타고 넘어야 하는 위험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어 고소공포증이 있고 산행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바로 "대항" 항구로 내려가는 지름길을 선택하고 일행 3명은 계획되로 "옥녀봉"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뒤 따라 오는 서울 총각은 아가씨를 어떻게 설득(?)하였는지 바로 하산토록 하고 옥녀봉 방향으로 뒤 따라온다. 

만약 내가 그러한 상황이면 아무리 한양에서 먼길을 왔다고 하여도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여, 다음에 다시 옥녀봉 찾는 한이 있어도 혼자가는 쳐녀를 인도하여 함께 하산하여야 하는데.... 

여기서 부터 옥녀봉까지 가기 위해서는 거대한 암릉 구간을 수 없이 씨름을 하여야 한다.

 

< 기다란 Rope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암릉구간" >

 

10여 년 전 어떻게 산행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너무나 난 코스의 산행 길이 이어지는데, 가는 길 곳곳에 기다란 Rope를 타고 올라가야 함으로 체력과의 싸움을 통하여 진고의 노력으로 또 다른 봉우리가 되는 해발 303m "가마봉" 정상에 이른다.

 

< 해발 303m "가마봉" 정상석 >

 

여기서 방금 내려온 불모산을 되돌아보면, 거대한 암릉구간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궁궁하게 만든다.

크게 한숨을 들으키면서 다시 직벽의 암릉구간으로 내려가는데, 옛날에는 좁은 철계단으로 형편 없는 시설로 되어 있었지만 현재는 Stainless steel로 튼튼하게 잘 만들어 놓아도 다리가 풀려 거의 수직 계단을 다 내려 오는데 너무나 난이한을 느껴지는 순간이다.

 

< 가마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거의 수직의 "철계단" >

  

Rope와 사다리를 타고 넘고 넘어 해발 281m "옥녀봉" 입구에 이르면서 옥녀봉은 "아버지 욕정을 피하려고 절벽에 몸을 내던진 딸" 전설이 서려있어 더욱 스산한 모습을 하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동서고금(東西古今) 어디로 가나 남자들 거시기가 문제를 만든다.
둥그스러운 형상을 하고 있는 옥녀봉 정상에서 거대한 Rope 한개가 걸려 있는데, 아직까지 옥녀봉에는 안전계단을 설치하지 않고 10년 전 그 때와 변함없이 Rope만 설치한 것은 처녀의 몸을 함부로 범하지 말라는 뜻이 숨어있나 보다.

 

<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 "옥녀봉" >

 

그래도 처녀의 몸을 범하고 싶은 사람들은 먼저 충분한 용기와 젊음을 구비된 사람만이 유격과 같은 훈련을 통하면서 Rope에 의존하면서 올라가야 한다. 

10년 전과의 차이점은 유격 훈련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안전하게 우회하는 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어, 이제는 나도 너무나 늙었는지 저절로 우회도로 길로 발이 움직인다.    

옥녀봉을 넘어오는 일행과 다시 만남을 가지면서 계속이어지는 암릉구간을 통과하여 또 다시 3거리 안부에 도달하는데, 이곳에서 왼쪽 방향으로 바로 하산하면 순환도와 만나고 도로 아래에 있는 "대항" 항구에 4시 30분 경 도착되어져 할 수 없이 섬의 둘레길로 걸어야 한다.

 

< 하얀 부포로 어장을 장식하고 있는 "대항" 항구 >

 

그런데 둘레길은 시멘트 포장 길로 되어 있어 조금 걷다 보니 마음같이 발이 움직이지 않고 걷는 시간이 무한정 길어지므로 걱정이 서서히 일고 있는 순간 마침 지나가는 Double Cap 1Ton 화물차 한대를 만나는데, 염치불구하고 승차를 부탁하여 무사히 내지항구에 도착하게 만들어 준다.

오히려 약간 시간적 여유가 발생하여 화물차 사장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두가에 있는 한 횟집에 들어가 간단한 맥주 한잔으로 보답해 보지만, 너무나 빚진 마음이 앞선다.

 

< "내지" 항구에 있는 한 포장마차에서 하산주 한잔 >

 

금전적으로 보답하지는 못했지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그분에게 다시 전하면서 행복을 빌어본다.

정시에 마지막 배가 도착하므로 승차하여 추억의 사량도 섬을 뒤로하고 삼천포 항구로 돌아오고 있는데, 저녁노을로 아름다운 포구 풍경에 더욱더 노을 빛에 반사되는 황혼 바다를 바라보면서 이 세상에 내가 태어나 배운 시조 중에 "김인후" 씨가 지은 "절로" 라는 시조가 생각나 한번 회상하여 본다.

 

- 청산도 절로 -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절로 수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이 시조는 모두 44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0자가 "절로절로" 라는 단어가 되풀이 됨으로써 그 어감도 좋거니와 리듬도 잘 살리고 있는데, 우리말 "ㄹ" 소리의 음악성이 그것을 가능케 하고 있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말장난 부린 듯하지만 운율을 잘 음미하면서 보면 오히려 엄숙미가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조가 저녁노을로 물들고 있는 창선대교를 바라보니, 불현듯 일어난다.

 

< 돌아오는 뱃 머리에서 본 "저녁노을" >

 

 

< 돌아오면서 본 "창선대교" 모습 >

 

< 섬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 > 

 

참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더불어 다시 찾고 싶었던 사량도 산으로 산행을 함으로 인하여, 가슴에 그리움이 남겨지는 등산이 이루어진 하루이다.

성도 이름도 모르고 헤어지는 일행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여 보고, 나의 임의로 초상권(肖像權)을 침해하면서 블로그(Blog)에 사진을 올림에도 지송도 하네요.

아울러 대구 산앙산악회의 송대장님, 오늘 일일 반장으로 임명하여 준 것 고마우나 끝 까지 책임을 완수하지 못하여 중간에서 한명의 여자를 내려 보낸 것도 아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