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가야산)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산 홍류동 계곡에 있는 해인사의 경내 '성보박물관' 을 돌아보면서.

용암2000 2021. 8. 8. 12:12

 

2021년 8월 6일.(금요일)

 

1. 시원한 계곡을 찾아서.

경북 성주군 용암면에 있는 나의 농원에서 머물기에 다소 부담이 발생하여 금일도 무더위를 피신하기 위해 시원한 계곡을 찾아 나서기로 하는데, 오늘은 평소 자주 방문하는 가야산 뒤편에 있는 포천계곡을 벗어나 가야산 전면에 있는 홍류동 계곡을 방문하기로 한다.

홍류동 계곡의 중간지점에 있는 매표소에서 나의 애마가 되는 모닝 주차료 2.000원을 지불하고 조금 더 상부로 올라가면 먼저 해인사 바운다리에 도착이 되는데, 바운다리 입구에 해인사에서 운영하는 '성보박물관(聖寶博物館)' 이 자리하고 있다.

해인사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은 해인사 입구 매표소에서 거금의 사찰 관람료 및 주차료를 지불하지만 이곳 성보박물관에서 지금까지 별도의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어 무척이나 괘씸 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래서 아무리 중요한 문화재를 전시하여도 돌아보지도 않고 통과한 박물관이라 하겠다.

그런데 작년 부터 해인사 성보박물관에서 별도 관람료를 징수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었지만 차일피일 하면서 관람을 미루어 왔었는데, 여름철에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빵빵 터지는 박물관으로 들어가 불교 유물을 관람하는 것도 즐거운 락(樂)의 하나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2. 해인사 성보박물관의 관람.

넓은 주차장 가장자리에 주차를 시키고 나서 박물관 입구로 들어가는데, 코로나 바이러스(Corona virus)로 박물관을 찾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입구에는 안내원 한명도 없이 코로나 방역을 위한 발열검사기 한대가 방문객이 알아서 체크를 하라고 방치하고 있다.

 

< 넓은 주차장과 함께 하는 '해인사 성보박물관' >

 

해인사 성보박물관은 지하 1층 및 지상 2층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지하 1층과 지상 2층의 문이 굳게 잠겨져 있으면서 단지 1층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1층 전시실 입구의 좌측에는 카페가 자리하고 있고 내부에는 로비를 중심으로 로비 후면에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 박물관 1층 입구에 있는 '카페' > 

 

박물관 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장경경판(藏經板殿) 및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 모셔진 법보종찰 해인사(海印寺) 내에 위치하고 있는 박물관으로 2002년에 개관을 하였다고 한다.

현재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로는 국보 1점을 비롯하여 보물 10점(기탁 문화재 2점 포함) 및 9점의 지방유형문화재를 포함한 약 7천여 점에 달하는 불교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1) 특별전시실의 관람.

로비의 입구 오른편으로 특별전시실이 자리하고 있으면서 이곳 특별전시실에는 초대전을 개최하고 있는데, 일생일념(一生一念) 평산(平山) '유형재(兪衡在)' 선생님의 연화전(蓮花展)이 2021년 6월 17일 부터 2021년 11월 30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 평산 '유형재' 선생님의 연화전을 알리는 현수막 >

 

< 로비 입구에 있는 '특별 전시실' 입구 >                                                                              

 

평산 선생님은 1955년 충청남도 대전에서 출생하여 어린시절 부터 붓을 잡기 시작하여 이미 중고등학교 때 전국 학생 휘호 대회를 휩쓸다시피 하면서 큰 상을 받았는데, 나이가 22세 때 1978년 국전(國展)에 출품하여 입선을 한 기록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평산 유형재 선생님이 18년 만에 갖는 초대 개인전으로 더러운 곳에서 피어나 맑고 향기로운 향기로 세상을 정화하는 연화(蓮花)를 소재로 한 작품 47점 및 금니 반야심경 1점, 묵서 반야심경 1점 등 총 49점을 전시하고 있다.

평산 유형재는 1978년 국전 입선을 시작으로 1997년 중국 길림성 중한 서화작가전 한국화 우수상 수상을 비롯하여 1997년과 2001년에 국내의 권위 있는 서예 전문지 '서예문화' 에서 한국초서 10걸 및 서예문화 10대 정예작가 등에 선정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서예를 통하여 불교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평산 유형재 선생님은 종단의 대종사 스님들의 다비식에 찾아가 며칠씩 밤을 지새우며 만장불사에 동참하고, 또한 사찰의 현판(現版)과 편액은 물론 주련의 작품과 휘호들이 전국 각지에 산재하고 있다.

특히 법보종찰 해인사와의 인연은 더 각별하여 동곡당 일타 대종사 비문을 일자삼배(一字三拜)로 정성 껏 썼는데, 2001년 해인사 구광루에서 3인 초대전(송월스님, 적광스님, 평산 유형재) 개최한 바 있다.

 

< 평산 '유형재' 선생님의 일대기 >

 

이번 전시는 반세기 동안 서예의 외길을 걸어온 평산 유형재 선생님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데, 그의 작품 세계는 시서화에 능통하고 5체 서예에 출중하며 매(梅), 난(蘭), 국(菊), 죽(竹) 및 인물화에 이르기 까지 폭 넓게 작품을 만들고 또한 이번 전시는 연꽃과 더불어 표현된 그의 경계(境界)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 '전시실' 내부의 전경 >

 

< 좌측 벽면에 부착한 '작품' >

 

< 우측 벽면에 부착한 '작품' >

 

< 벽면 전면에 부착한 '작품' >

 

해인사 성보박물관장 적광스님은 '평산 유형재 선생님의 연꽃 그림들은 소위 선화에 가까운 구도의 간결 함과 잡념을 녹여버리는 선정의 운치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고 평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심신이 지친 불자와 탐방객들에게 청량한 전시회가 되기를 바란다.' 라고 전하고 있다.

 

< '연꽃' 을 소재로 하는 작품 >

 

< 다양한 '작품' 과 함께 >

 

2) 로비의 관람.

특별전시실에서 나와 바로 로비로 들어서면 다소 넓은 로비의 중앙에는 해인사 전경의 모형과 더불어 팔만대장경판(八萬大藏經)의 셈플(Sample)을 쌓고 있는 타워가 자리하고 있는데, 타워 상부에는 나무로 만든 대장경판 및 하부에는 주물로 만든 대장경판의 셈플을 보관하고 있다.

 

< '해인사' 전경의 모형 >

 

< 셈플로 전시하고 있는 '팔만대장경' >

 

로비 벽면으로 대장경판의 내력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과 더불어 해인사의 연역을 설명하고 있는 영상물(映像物)이 연속적으로 상영하고 있는데, 휴식도 겸하면서 의자에 앉아 영상물을 먼저 감상하여 본다.

 

< 해인사 연역을 상영하고 있는 '영상물' > 

 

< '해인사' 의 년표 >

 

< '팔만대장경'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3) 전시실의 관람.

영상실 오른편으로 상설전시실로 들어가는 문과 왼편으로 기획전시실로 들어가는 문이 만들어져 있는데,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이 내부에서 상호 연결이 되므로 어느 방향으로 들어가 관람을 하여도 무방하게 되어져 있어 나는 먼저 상설전시실로 들어가 관람하여 보기로 한다.

제1전시실에는 해인사를 빛낸 고승과 더불어 보물 제1273호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그림을 전시하여 있고, 다음 전시실로 들어가면 우리나라 현존 유일의 초상 조각상이 되는 건칠희랑대사좌상을 비롯하여 부처님의 설법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 영산회상도(보물 제1217호), 조선 성종 대에 만들어진 홍치 4년명 동종(보물 제1253호) 및 수 많은 불교 미술품과 더불어 왕실 유물이 되는 광해군 복식 등을 전시하고 있다.

 

< 해인사를 빛낸 '고승' >

 

< 보물 제1273호 '영산회상도' >

 

< 다양한 형상의 '부처님' >

 

< 보물 제1232호 '진주 청국사 목조대범천의상' >

 

이곳 해인사 성보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는 국보 제333호 '건칠희랑대사좌상(乾漆希朗大師坐像)' 은 신라말기에서 고려초기에 활동한 승려인 희랑대사(希朗大師)의 모습을 조각한 것 인데, 유사한 시기 중국과 일본에서는 고승의 모습을 조각한 조사상을 많이 제작했지만 우리나라에는 유례가 거의 전하지 않으며 희랑대사좌상이 실제 생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재현한 유일한 조각품으로 전래되고 있다.

 

< 국보 제333호 '건칠희랑대사좌상' >


희랑대사좌상은 조선시대 문헌기록을 통해 해인사의 해행당(解行堂), 진상전(眞常殿), 조사전(祖師殿), 보장전(寶藏殿)을 거치며 수백 년 동안 해인사에 봉안(奉安)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조선후기 실학자인 이덕무(李德懋 : 1741~ 1793)의 '가야산기(伽倻山記)' 등 조선후기 학자들의 방문기록이 남아 있어 전래 경위에 대해 신빙성을 더하여 준다.
이 작품은 얼굴과 가슴, 손, 무릎 등 앞면은 삼베 등을 옻칠해 여러번 둘러 건칠(乾漆)로 형상을 만들었고 등과 바닥은 나무를 조합해 만들었는데, 후대의 변형 없이 제작 당시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낸다.

건칠기법(乾漆技法)이 적용된 희랑대사좌상은 육체의 굴곡과 피부 표현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 마르고 아담한 등신대 체구, 인자한 눈빛과 미소가 엷게 퍼진 입술, 노쇠한 살갗 위로 드러난 골격 등은 매우 생동감이 넘쳐 생전(生前)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희랑대사좌상의 또 다른 특징은 '흉혈국인(胸穴國人 : 가슴에 구멍이 있는 사람)' 이라는 그의 별칭을 상징하는 듯, 가슴에 작은 구멍(직경 0.5cm에 깊이 3.5cm)이 뚫려 있는 것이다.
이 흉혈(胸穴)은 해인사 설화에 의해 희랑대사가 다른 스님들의 수행 정진을 돕기 위하여 가슴에 작은 구멍을 뚫어 모기에게 피를 보시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고승의 흉혈이나 정혈(頂穴 : 정수리에 난 구멍)은 보통 신통력을 상징한다고 한다.

희랑대사는 후삼국 통일에 이바지하였고 불교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인물로 역사성과 시대성이 뚜렷한 제작기법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조각상은 고려초기 10세기 우리나라 초상 조각의 실체를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작품이자 희랑대사의 높은 정신 세계를 조각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탁월하다 하겠다.

 

< '건칠희랑대사좌상' 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 >

 

계속하여 내부로 이동을 하면 다양한 불교 유물을 비롯하여 그림 및 설명문이 부착하고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나는 다양한 유물 중에서 국보급 유물을 중심으로 관람 및 설명문을 정독하므로 많은 관람시간이 걸린다.

 

< 전시하고 있는 '팔상도' >

 

< 종교용으로 사용하는 각종 '공양구' > 

 

< 보물 제1253호 '홍치 4년명 동종' >

 

< 불전에 사용하는 '꽃' 및 '촛대' >

 

< 보물 제1799호 '지장시왕도' >

 

< 해인사 명부전에 있는 '시왕도' 안내문 >

 

약 2시간 정도 관람을 끝내고 건칠희랑대사좌상을 다시 한번 더 관람시간을 가져보는데, 좌상의 전면에는 건칠(乾漆 : 헝겊을 여러겹 바르고 칠을 거듭하는 방식)로 만들어져 있고 뒤면에는 나무로 제작되어져 있으면서 2020년 10월에 국보로 승격이 되었다고 한다.

 

3. 해인사를 다시 돌아보고.

작년(2020년 8월)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교 동문 3명과 함께 2박3일 동안 해인사관광호텔에 머물면서 해인사 주변을 탐방하는 과정에서 해인사 경내에 있는 최치원 선생님이 심었다는 전나무가 태풍으로 인하여 쓰려져 나무 등글만 남아있는 비극적(悲劇的)인 모습이 생각 나므로, 다시 한번 더 해인사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성보박물관 뒤편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따라 해인사 경내로 올라가는데, 오솔길 입구에 스님 한분과 불자(佛者) 몇명이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차원에서 인적사항 점검과 동시에 발열검사 및 옷깃에 스티커를 부착시키면서 협조를 부탁하고 있다,

스마트 폰으로 인적사항을 송신하고 나서 오솔길 따라 올라가는데, 오솔길 주변으로 풍족한 수량을 자랑하고 있는 홍류동 계곡의 맑은 물과 함께 여름철 한 때 우렁차게 울부짖는 매미들의 음악 소리가 귀를 멍멍하게 만든다.

 

< 풍족한 수량이 흐르고 있는 '홍류동 계곡' >

 

< 녹음이 우거진 '오솔길' >

 

< 해인사 경내 입구에 있는 '일주문' >

 

더위로 인하여 무아지경(無我之境)의 걸음으로 해인사 옆으로 만들어져 있는 경내의 길로 올라가 바로 전나무 등걸이 있었던 장소에 도착하는데, 이곳 전나무는 2019년 태풍 '링링' 으로 쓰려져 나무 등걸에 흰색 천으로 덮혀 있었지만 금일에는 푸른색 천으로 뎦혀 있다.

 

< 푸른색 천으로 덮혀 있는 '전나무' 등걸 >

 

< 2020년 8월에 찍어본 '전나무' 등걸 >

 

삼라만상(森羅萬象)의 미물(微物)도 세월이 지나면 살아진다는 평범한 진리(眞理)를 상기하면서 옆에 있는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을 한번 더 관람하여 보는데, 조금 전에 성보박물관에서 공부하였던 대장경의 우수성을 체험으로 느껴 본다.

 

< '팔만대장경' 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 >

 

< 적막감 속에 머물고 있는 해인사 '대적광전' >

 

< 각종 기념품 및 빙수를 판매하고 있는 '수다라' 카페 >

 

작년에 돌아보았던 사찰을 한번 더 관람하면서 경내를 벗어나 해인사 입구에 있는 '수다라' 카페로 들어가 더위를 씻어보는데, 수다라 카페에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팥빙수 한그릇을 주문하면서 기나긴 더위의 한 토막을 날려 보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