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및 트레킹.(설악산)

강원도 설악산 내에 있으면서 "12선녀탕 계곡" 에서 선녀의 옷을 훔쳐려 갔었지만.

용암2000 2009. 10. 4. 18:34

2009년 5월 23일

 

나는 우리 집 사람은 평상시 입을 옷이 없어 마실도 못 가고 방콕에 콕 박혀있는 모습도 안스럽고 돈도 벌지 못하는 실업자로써 구입하여 줄 형편도 되지 못하는데, 그래서 선녀의 옷이라도 훔쳐서 인심이나 써 보자는 심정을 가졌다.

작년 가을부터 선녀가 많이 내려온다는 설악산 12선녀탕와 지리산 칠선계곡 등 선녀가 내려 올 만한 곳에 찾아가 기다려 보기로 하는데, 알다시피 작년에는 가뭄으로 인하여 수량이 풍족하지 못하여 선녀들이 내려오지 않아 단풍 구경만 실컨 한 산행이 되어졌다.

그래서 전번 주말 설악산 쪽에 많은 비가 오므로 인하여 이제는 선녀들이 목욕하려 내려 오겠다는 육감으로 토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산행의 버스에 몸을 의존하면서 설악산으로 달려가는데,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려 홍천 Toll gate를 벗어나자 마자 TV 뉴스에서 전직 대통령 중 한명이 바위에 뛰어내려 자살하였다는 슬픈 소식이 전한다.

그래도 나의 목적을 추진하는 것 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버스는 설악산에서 양양으로 넘어가는 한계령 입구 "장수대" 에 10시 40분 경 도착한다.

이곳에서 한팀은 대승령 넘어 "12선녀탕 계곡" 을 지나 남교리까지 가는 산행코스를 선택하고, 나머지 한팀은 한계령 정상에서 귀때기청으로 하여 대승령을 거쳐 장수대로 오는 팀으로 2분화로 추진하겠다고 한다.

나는 당년하게 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12선녀탕 코스의 길을 잡아보는데, 약 1시간 정도 올라가니 한국의 3대 폭포 중에 하나가 되는 높이 88m "대승폭포" (나머지는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개성의 박연폭포)의 풍부한 수량으로 인하여 장관을 이루고 있다. 

 

< 높이 88m "대승폭포" 를 보면서 >

 

이곳에서 대승령 고개까지 한 시간 정도 걸어 올라가는데, 길의 주위에는 몇 아름이나 되는 전나무 및 참나무 숲이 이루어지고 있어 산림욕의 극치가 되는 산소 등어리를 뿜고 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설악산을 등산할 때 마다 단풍이나 실컨 구경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가을철에 갔었는데, 이렇게 녹음이 우거진 설악산의 초여름 산행을 하여 보지 못한 내가 바보인 것을 이제야 알게한다.

진고의 노력으로 대승령 고개에 도착하여 몇 장의 사진을 찍고나서, 왼쪽 방향으로 하여 한 30분 정도 걸어가면 3거리 안부에 도착한다.

 

< "대승령" 고개 정상에 있는 산행 안내도 >  

 

천지를 분간 할 수 없는 안개 속에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본격적으로 12선녀탕 계곡 방향의 길로 접어드는데, 이곳에서 12선녀탕 계곡의 길이가 약 10Km가 넘어 4시간 이상 시간이 필요하여 진다고 안내판에 기술되어 있다.

악간의 산을 내려오면 이내 풍부한 수량이 흐르는 계곡 따라 길이 이어지는데, 계곡 양쪽으로 전개 되는 내 설악산의 풍광에 정신이 혼미하게 만든다.

약 2시간 정도 내려오면 본격적으로 선녀들이 목욕을 즐기는 탕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탕 마다 선녀들이 내려와 있는지 살피다 보니 하산하는 시간이 제법 많이 지체가 되었다.

몇 개의 선녀탕을 지나면서 계곡 따라 계속하면서 내려가면, 선녀들이 제일 많이 내려와 목욕한다는 "복숭아탕" 에 도착이 된다.

 

<선녀들이 목욕하기 제일 좋은 "봉숭아탕 폭포" >

 

이곳 복숭아탕 전망대에서 선녀들이 벗어놓은 옷을 훔치기 위하여 다소 오랜시간 동안 기다려도 선녀들이 내려오지 않는데, 내가 하늘을 보고 신경질을 좀 부렸드니 선녀의 두목으로 부터 긴급한 텔레파시가 내려온다.

오늘 아침 누가 바위에 뛰어내려 자살하여 혼령을 모시기 위하여 긴급하게 선녀 몇 명을 차출되므로 목욕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나머지 몇 명의 선녀들은 몇년 전 목욕하려 내려 갔다가 어떤 사람들에게 옷을 잃어버려 아직 옷을 만들지 못하여 내려가지 못한다고 한다.

금강산의 나뭇꾼도 옷 한벌 밖에 훔치지 않았지만, 그 때 잃어버린 선녀는 지금은 너무나 늙어 목욕하려 설악산 까지 내려갈 형편이 못 되므로 그 옷이라도 찾아 Wife에게 선물하라고 한다.

누가 훔쳤는지 알아야 하소연이라도 좀 하여 보겠지만 정말 난감한 표정으로 오늘도 옷 한벌 건지겠다는 희망이 살아지는데, 나머지 계곡 따라 내려 갈려고 하니 왕짜증이 발생하게 만든다.

왜 이곳 12선녀탕에는 그렇게도 구름다리는 많이 만들어 놓고, 다리 밑으로 흐르는 풍족한 수량에서 나오는 물의 소리가 그렇게도 시끄럽게 흘려가는지 모르겠다.

무아지경(無我之境)으로 터벅 터벅 걸어 내려오면서 어떻게 하면 옷을 구하여 볼까 생각을 하니, 머리가 복잡하게 만든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시 12선녀탕으로 산행을 하면서 기회를 노려 보겠다는 생각만 품고서 주차장에 도착하는데, 옷도 구입하여 주지 못하는 실업자 주제에 Wife에게 다시 설악산 까지 산행하는 경비를 이야기 할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버스는 귀때기청으로 산행을 간 등산객의 하산지점이 되는 장수대에서 기다리는 일행을 싣고, 12선녀탕 방향으로 산행을 추진하고 있는 일행의 종점이 되는 12선녀탕 입구 남교리에서 기다리는 일행과 합류하기 위하여 이동하여 승차를 시키면서 이분화 되는 산행을 무사하게 종결하도록 한다.

귀때기청으로 등산한 옆 일행과 대화를 나누어 보니까 이제는 옷의 훔침을 중단하고 귀때기청에나 한번 등산하여 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하는데, 귀때기청 등산은 기본적으로 8시간 이상 걸을 수 있는 기초 체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문제는 내가 등산을 할 수 있는 한계의 체력은 6시간이 적당한 산행이 되는데, 한계의 체력 이상을 요구되어 고민에 빠지면서 남도로 달리는 차창으로 비치는 풍광을 즐기다가 피곤에 지쳐 저절로 눈이 감긴다. -끝-